대통령실 ‘무릎 발언’ 논란에 25년 전 DJ 발언 꺼내 반박
윤석열 대통령의 워싱턴포스트(WP) 인터뷰 발언에 대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24일(현지시간) 워싱턴 프레스센터 브리핑에서 “한·일 관계에 대해서는 당선인 시절부터 꾸준히 말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안보 협력이 긴요한 상황에서 무릎을 꿇지 않으면 두 나라가 관계 개선이 절대 안 된다. 어떠한 일도 안 된다는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말씀”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한·일 관계 정상화는 김대중(DJ)·오부치 선언이 나온 1998년에도 있었다”며 “(DJ가) ‘50년도 안 되는 불행한 역사 때문에 1500년 교류와 협력 역사 전체를 무의미하게 만드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했는데 그걸 다시 말씀드린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앞서 WP 인터뷰에서 “100년 전의 일을 가지고 ‘무조건 무릎 꿇으라’고 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정치권에선 인터뷰 오역 공방이 이어졌다. ‘무릎 꿇으라고 하는 것’을 받아들이는 주체가 윤 대통령이라고 일부 언론이 번역했는데,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전날에 이어 25일에도 그 주체가 일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인터뷰했던 WP 기자가 인터뷰 원문을 트위터에 공개했다. 실제 발언은 “100년 전 일을 가지고 무조건 안 된다 무조건 무릎 꿇어라 하는 이거는 저는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였다. 윤 대통령이 “저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유 대변인의 주장이 힘을 잃은 것이다.
이에 대해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이게 무슨 국제 망신인가. 방미 일정을 시작하기도 전에 사고나 치고 거짓말로 응수하다가 이제는 그 거짓말도 들통나 버렸다”고 했다. 논란이 커지자 유 대변인은 통화에서 “사실관계 파악에 미흡했다”며 한발 물러났다.
강태화·위문희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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