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K 공략 '거점' 되나…문재인, 양산에 책방·황토방 조성
천까지 걷어가며 '평산책방' 현판식
책방 운영하려 재단법인까지 만들어
문재인 자신 관련 서적들 빼곡히…
문재인 전 대통령이 양산 평산마을 사저 인근에 북카페를 조성하고 현판식을 열었다. 내년 총선을 한 해 앞두고 양산은 물론 인접한 부산·울산 등 PK 동부 일원을 공략하는 더불어민주당의 전진기지이자 거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문재인 전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내외는 25일 경남 양산 자신의 사저가 있는 평산마을에서 '책방' 현판식을 열었다. 마을 주민들을 모아놓고 '평산책방'이란 현판을 감싼 흰색 천까지 걷는 퍼포먼스를 하는 등 현판식은 떠들썩하게 진행됐다.
이날 모여든 주민들 앞에서 문 전 대통령은 "평산책방에 대해 아주 기대가 크다. 주민들도 나 못잖게 기대가 클 것"이라며 "다함께 마음을 모아 우리 평산책방 멋있게 성공시켜보자"고 제안했다.
'평산책방'은 문 전 대통령 사저에서 도보로 불과 5분 거리에 있다. 기존 주택을 매입해 책방 뿐만 아니라 황토방까지 조성했다. 황토방은 카페와 사랑방 격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며, 앞에는 넓은 마당이 있어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유사시 북콘서트 등 정치적 성격의 행사까지 치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문 전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평산책방이 문을 열었다"며 "마을주민들과 함께 현판 달고, 개업 떡 돌리고, 막걸리 한 잔으로 자축했다"고 알렸다.
'평산책방' 운영을 위해서는 재단법인까지 설립된 것으로 알려졌다. 재단법인 평산책방과 마을주민들이 참여하는 책방운영위원회가 평산책방 운영에 관여한다. 수익은 일단 재단에 귀속시켜 하북면 지산리 일대 주민들을 위한 공익사업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책방 내의 '작은 도서관'에는 문 전 대통령이 소장한 도서 1000권이 기증됐다. 이를 바탕으로 '문재인의 책' '문재인이 추천합니다' 코너도 마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코너에 마련된 책들은 '검찰을 생각한다' '사람이 먼저다' '대한민국이 묻는다' '운명에서 희망으로' '문재인의 약속' '문재인의 운명' 등 주로 문 전 대통령 자신을 미화한 서적들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또 '문재인정부 4년 100대 국정과제 추진실적'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 '위대한 국민의 나라' '대통령 문재인 명연설 100' 등의 서적은 마치 문재인정권 5년 동안 무슨 성과나 실적이 있었던 것처럼 독자를 오도할 수 있는 내용이라는 분석이다.
문 전 대통령은 최근 개봉을 앞둔 다큐멘터리 영화 '문재인입니다'에 직접 출연해 "5년간 이룬 성취가 순식간에 무너지고 또 과거로 되돌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허망한 생각이 든다"고 주장한 바 있다. 5년간 뭔가 이룬 성취가 있다는 본인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서적들을 선정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다.
봉하마을이 김해 공략 전진기지 됐듯
평산마을을 PK 동부 공략 거점화하나
정미경 "당연히 거점될 수밖에 없다"
전재수 "전혀 가능한 이야기 아니다"
이처럼 사저 인근에 책방과 황토방에 넓은 마당까지 조성하고, 마을주민들을 한데 불러모아 떠들썩하게 현판식까지 연 것을 놓고, 총선 때 PK 동부 일원을 공략하려는 거점화 전략의 일환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노무현 전 대통령은 대통령 퇴임 이후 경남 김해 봉하마을로 낙향했다. 이후 노 전 대통령이 유명을 달리하고 봉하마을에 묻히면서 김해 일원은 친노(친노무현) 세력의 성지처럼 변했다. 지난 2020년 총선 당시 민주당은 부산·울산·경남(PK)에서 40석 중 7석밖에 차지하지 못했지만, 김해 갑·을은 민주당 의원이 당선됐다.
양산 평산마을에서도 이같은 '거점화' 전략을 노렸지만 사저를 둘러싼 찬반 집회 등으로 오히려 지역주민들에게 민폐를 끼치는 등 뜻대로 되지 않자, 책방과 재단을 통한 수익 환원이라는 형태로 전진기지화에 박차를 가하는 움직임 아니냐는 해석이다.
정미경 국민의힘 전 최고위원은 "법인 형태로 했다는 것은 돈을 벌려고 책방을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문재인의 책' 코너 이런 것으로 볼 때, 결국은 정치판을 만든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어 "민주당 의원들이 가만히 놔두겠느냐. 계속 갈테고 갈 때마다 언론에 날 것"이라며 "사람들은 거기에 모여서 뭘하겠느냐. 작은 여의도를 만들어 수많은 정치인들이 말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영남 지역의 선거운동에 있어서 문재인 대통령이 활동하고 정치를 한다면 총선에 영향을 미치지 않겠느냐. 당연히 거점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단순히 비판하고 비난할 문제가 아니라, 국민의힘이 저 부분을 고려해서 준비를 해야 한다는 점을 알리는 대목"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전재수 민주당 의원은 "나도 한 번 가봐야 한다"면서도 "(총선 거점화는) 전혀 가능한 이야기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전 의원은 "정치하는 사람들이 과잉정치화돼있는 경우도 있다. 지나치게 정치적 해석에 골몰하는 것은 아니냐"며 "문재인 대통령이 '잊혀진 삶'을 말했을 때에는 정치권으로부터 소환되지 않고, 현실정치의 발언을 하지 않는 '정치권으로부터 잊혀진 삶'을 말한 것이라는 말씀을 다시 한 번 드린다"고 강조했다.
Copyright ©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한동훈 한번 해보자?'…송영길, 빨간책 공항패션 따라하기
- 누가 무식?…민주당 양이원영 尹 방미 '무지성 흠집내기'하다 급기야…
- "김포골드라인 개통 때 경기도지사는 누구?"…서울시 부시장, 이재명 대표 발언 정면 반박
- 추미애 마약정치 비판하자…한동훈 "마약 근절 방해가 마약정치"
- 검찰, 정경심 형집행정지 재신청 불허…"현 단계서 불가 의결"
- 한동훈 "이재명, 판사 겁박…최악의 양형 사유"
- 빗속에서 집회 나선 이재명 "이재명 펄펄하게 살아서 인사드린다" (종합)
- 윤 대통령 "페루, 중남미 최대 방산 파트너…양국 방산 협력 확대 기대"
- 클리셰 뒤집고, 비주류 강조…서바이벌 예능들도 ‘생존 경쟁’ [D:방송 뷰]
- ‘도미니카전 필승은 당연’ 류중일호 경우의 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