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냉탕] 안우진 천적 맞나...새가슴 시선 자초한 KT의 스퀴즈 시도
안희수 2023. 4. 25. 21:54
벤치의 선택, 선수들의 집중력 모두 부족했다. KT 위즈가 5경기 연속 승리하지 못했다.
KT는 25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주중 3연전 1차전에서 0-1로 패했다. 최근 5경기에서 1무 4패를 기록하며 흔들리고 있다.
이날 키움 선발 투수는 지난 시즌(2022) 평균자책점(2.11)과 탈삼진(224개) 1위 안우진이었다. 그는 올 시즌도 앞선 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08을 기록하며 짠물 피칭을 보여줬다.
KT 타선은 6회까지 안우진을 상대로 안타를 치지 못했다. 주축 타자 강백호·앤서니 알포드·박병호가 모두 삼진을 당했다.
사실 안우진처럼 150㎞/h 중반 강속구를 뿌리는 투수가 변화구 제구까지 좋은 날엔 공략하기 쉽지 않다. 18타자 연속 범타로 물러날 수도 있다. 7회 초 선두 타자로 나선 알포드가 초구 커브를 공략해 첫 안타를 치며 상대 대기록 달성도 막았다.
문제는 벤치의 운영이었다. 결정적인 순간 소극적이었다.
이날 KT는 안우진 상대로 통산 6타수 3안타 1홈런으로 강했던 문상철을 6번·지명타자로 선발 라인업에 넣었다. 원래 백업 선수지만, 안우진을 공략하기 위한 용병술이었다.
문상철은 2회 초 안우진과의 첫 승부에서 볼넷을 얻어내며 팀에 첫 출루를 기록했다. 5회는 상대 야수(3루수) 송구 실책으로 출루하기도 했다. 일단 기운이 좋았다.
하지만 중요한 순간, 문상철은 기회를 얻지 못했다. KT는 7회 초 알포드가 첫 안타를 친 뒤 도루에 성공했고, 후속 타자 박병호의 타구를 처리하던 안우진의 3루 송구가 높고 늦어, 3루 주자가 살았다.
무사 1·3루에서 나선 장성우는 포수 파울 플라이로 아웃됐다. 문제는 다음 장면. 안우진에게 강했던 문상철이 나섰는데, 그는 2구째 156㎞/h 포심 패스트볼(직구)에 기습번트를 시도했다.
안우진의 투구가 문상철 배트에 맞기 전까지 3루 주자 알포드의 홈 쇄도는 없었다. 주자가 타구를 보고 판단해 주루하는 세이프티 스퀴즈였던 것으로 보인다.
타구는 투수 앞으로 흘렀고, 공을 잡은 안우진은 여유 있게 글러브 토스를 시도했다. 키움 포수 이지영은 한참 기다리다 주자 알포드를 태그했다. KT에 최악의 시나리오였다. 2사 뒤 나선 대타 김준태도 안우진에게 삼진으로 물러났다.
상대 투수를 공략하기 위해 내세운 선수에게 스퀴즈를 지시한 것부터 여러 의견이 나올 수 있다. KT 벤치는 0-1, 1점 지고 있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일단 동점을 만들고, 키움 불펜진을 공략하겠다는 현실적인 전략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거포형 타자 문상철은 작전 수행력이 좋은 편이 아니다. 실제로 번트 타구는 투수 정면으로 향했다. 스퀴즈를 시도하기로 결정했다면, 다른 선수가 타석에 나섰어야 했다.
이 스퀴즈는 KT 타선이 안우진의 구위를 이겨낼 수 없다고 인정한 셈이었다. 대타 김준태를 상대하는 안우진은 그야말로 마음껏 공을 뿌렸고, 삼진을 잡아내며 무실점 경기를 완성했다.
KT는 이 경기 결승점을 내주는 과정에서도 배터리와 내야진 모두 집중력이 흐트러진 모습을 보였다. 5회 말 1사 1루에서 발이 느린 이지영에게 도루를 허용했는데, 투수 엄상백은 견제 없이 퀵모션도 늦었고, 포수 장성우도 무의미한 2루 송구를 했다. 허를 찔린 것.
이 경기 점수는 1점 차였지만, 스코어가 말하지 않는 집중력 차이가 명확했다.
고척=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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