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치동 괴담’ 뒤에는…우울한 청소년들 [데이터로 보는 세상]
반진욱 매경이코노미 기자(halfnuk@mk.co.kr) 2023. 4. 25. 21:27
대한민국 교육 1번지 대치동이 흉흉하다. 연이은 사건 사고 때문이다. 4월 17일 도곡동의 한 중학교 교내에서 남학생이 같은 학년의 여학생을 흉기로 찌른 뒤 학교 밖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 이어 같은 날 강남의 한 고층 빌딩에서는 여학생이 SNS 라이브를 켜고 투신했다. 하루 만에 극단적인 사건이 연달아 발생하면서 학원가는 충격에 휩싸였다.
‘괴담’에 가까운 사건 사고의 배경에는 ‘청소년 정신 건강 악화’가 자리 잡는다. 우울감과 외로움, 범불안장애를 호소하는 청소년 수가 증가했다. 교육부가 4월 13일 발표한 ‘2022년 학생 건강검사와 청소년건강행태조사’에 따르면 우울감 경험률은 2022년 남학생 24.2%, 여학생 33.5%로 2021년에 비해 상승했다. 남학생은 전년 대비 1.8%포인트 올랐고, 같은 기간 여학생은 2.1%포인트 올랐다.
본인이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느끼는 스트레스 인지율도 증가했다. 남학생은 32.3%에서 36%로, 여학생은 45.6%에서 47%로 각각 전년 대비 오름세를 보였다. 외로움 경험률은 2022년 남녀 학생 모두 전년 대비 증가하는 성향을 보였다.
정신 불안을 호소하는 청소년이 증가하는 가운데, 이들을 겨냥한 범죄가 기승을 부리면서 ‘경고등’이 켜진 상태다. 4월 3일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에서는 조직범죄 일당이 고등학생들에게 정체를 속이고 마약 함유 음료를 시음하라고 부추긴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공부에 도움이 되고 심신에 안정이 된다고 학생들을 속여 음료를 먹인 것으로 알려졌다. 불안한 심리를 가진 수험생들의 심리를 이용해 범죄를 저지른 것이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06호 (2023.04.26~2023.05.02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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