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만에 첫 삽 뜬 위례트램…“희망고문 끝” 위례신사선은 언제?

정다운 매경이코노미 기자(jeongdw@mk.co.kr) 2023. 4. 25.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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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어도 한참 늦기는 했습니다. 위례신도시 아파트 분양 당시만 해도 입주 초기면 개통할 줄 알았으니까요. 일단 더 이상 지연되지는 않을 테니 다행이네요. 교통 불모지에 대중교통이 하나라도 더 생긴다는 건 호재라고 할 만합니다.” (위례광장로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

위례신도시 핵심 대중교통 사업 중 하나인 위례트램(노면전차)이 착공에 들어갔다. 위례트램 사업이 처음 발표된 지 15년 만이다. 대중교통 인프라가 취약했던 위례신사선에서 오랜 기간 사업이 지연됐던 트램이 착공하자 일대 부동산 시장은 일단 호재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서울시는 지난 4월 13일 경기도 성남 위례중앙광장에서 위례트램 착공식을 열었다. 위례트램이 계획대로 오는 2025년 개통한다면 트램이 1968년 서울에서 사라진 이후 약 57년 만에 부활하게 된다. 1899년 서대문~종로~동대문~청량리에 최초 도입됐던 트램은 1968년까지 약 70년간 운행되다 자동차가 대중화되면서 사라졌다.

위례트램은 서울 송파구와 경기 성남~하남시에 걸친 위례신도시를 남북으로 관통하는 노선이다. 2008년 7월 국토교통부가 위례신도시 개발계획을 확정하며 발표됐다. 하지만 사업 방식을 두고 장기간 표류하다 결국 발표 15년 만에야 착공에 들어갔고 2025년부터 이용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위례트램은 지하철 5호선 마천역을 출발해 송파IC 남단을 통과, 8호선 복정역에 이르는 본선과 창곡천에서 분기돼 8호선 남위례역으로 연결되는 지선으로 나뉜다. 노선 길이는 총 5.4㎞로 정거장 12개소(환승역 3곳), 차량 기지 1개소로 건설된다.

착공 발표로 위례트램 개통이 가시권에 들어오자 위례신도시 일대 분위기는 사뭇 달라졌다. 대중교통 인프라가 부족했던 위례신도시에서 교통난이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객차 5칸으로 구성된 위례트램 차량 한 대에는 260명이 탈 수 있다. 총 10대의 열차가 본선 기준 출퇴근 시간대는 5분, 평시는 10분 간격으로 운행될 계획이다. 지선 운행 간격은 출퇴근 시간대 10분, 평시에는 15분이다. 트램이 전용신호로 전용도로 위를 달리는 만큼 자차나 버스보다 빠르게 5·8호선과 수인분당선 역으로 이동 가능해진 셈이다.

최근 수억원씩 떨어진 위례신도시 아파트값이 회복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당장 교통 호재가 아파트 거래 시장에 반영되는 것은 아니지만, 강남 접근성이 크게 개선된 덕분이다.

위례는 서울 강남권과 인접해 고가 아파트가 많은 2기 신도시 대표 지역으로 꼽힌다. 행정구역상 위례동에만 총 4만3000여가구(약 14만명)가 거주 중이지만 지하철역은 2021년 12월 개통한 8호선 남위례역 하나뿐이다.

이마저도 위례신도시 남쪽 끝에 위치해 위례 주민 대부분은 강남역에 가기 위해 버스를 타고 8호선 장지역이나 거여역으로 이동해 2호선으로 갈아타야 한다. 다행히 강남역, 잠실역, 고속터미널역으로 한 번에 가는 버스가 있어 위례 주민의 다리 역할을 했다.

지난 4월 13일 오전 성남시 수정구 위례중앙광장에서 열린 ‘위례트램’ 도시철도 건설 공사 착공식에서 내빈들이 세리머니를 하며 기념 촬영하고 있다. 2025년 개통 예정인 위례트램은 지하철 5호선 마천역에서 8호선 복정역과 남위례역까지 총 5.4㎞를 잇는 도시철도다. 앞줄 왼쪽부터 이현재 하남시장, 신상진 성남시장, 서강석 송파구청장, 김현기 서울시의회 의장, 오세훈 서울시장. (연합뉴스)
위례트램 차량. (서울시 제공)
자가용 출근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동부간선도로와 남부순환로를 통해 빠져나가야 한다는 점에서 병목 현상이 발생하기 일쑤다.

그래도 ‘준강남권’이라는 입지 덕분에 위례 주요 신축 단지 매매가는 최초 분양가 대비 두 배 이상 뛰었다. 위례가 강남 직주권으로 인기를 모은 배경에 트램과 위례신사선 사업 호재도 한몫했다. 하지만 개통이 차일피일 미뤄지는 사이 부동산 시장 열기가 한풀 꺾였다. ‘준강남’이라 부르던 말이 무색해질 정도로 대중교통 불모지가 됐고 ‘출근 지옥’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붙었다.

특히 최근에는 집값 상승세를 견인해 온 대장주 아파트조차 매매가가 수억원씩 떨어지며 위례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급격히 냉랭해졌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남위례 대장주로 꼽히는 하남시 학암동 ‘위례롯데캐슬(1673가구)’ 전용 84㎡는 지난 1월 2일 9억2000만원에 실거래됐다. 2021년 최고가(14억9000만원)와 비교하면 4억원가량 떨어진 가격이다. 성남시 수정구 창곡동 ‘위례자연앤래미안e편한세상(1540가구)’ 같은 평형도 최근 11억1000만원에 주인을 찾았다. 2021년 8월 최고가가 16억3000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5억원 넘게 하락했다.

그럼에도 위례 부동산 시장에서는 마침 정부가 올 초부터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모든 지역을 규제지역에서 해제한 만큼 성남·하남권역에 위치한 위례신도시 아파트가 다시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다. 장지동 B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서울 강남권 집값까지 하락하는 상황에서 위례신도시도 한파를 피하진 못했다”면서도 “정부가 대출, 세금 규제를 완화한 데다 위례선 도시철도 등 교통 호재가 진행 중인 만큼 위례 집값이 살아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귀띔했다.

반면 위례신도시 중에서도 위례중앙광장을 중심으로 서북쪽은 행정구역상 여전히 서울 송파구라 규제지역에 해당한다. 정부의 규제 완화 수혜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곳에 위치한 ‘송파꿈에그린위례24단지’ 등은 다주택자 양도세, 종합부동산세 중과와 주택담보인정비율(LTV) 50% 등 규제가 적용된다는 의미다.

위례트램과 같은 시기 발표됐던 위례신사선이 내년 제때 착공할지도 미지수다. 내년 제때 착공한다고 가정해도 개통 시기는 빨라야 2028년 말로 예상된다. 트램 하나만으로는 위례신도시 교통 편의가 단번에 개선되기 힘든 만큼 당분간 불편은 이어질 거라는 지적도 많다.

위례신사선은 ‘위례신도시~가락시장역(3·8호선)~학여울역(3호선)~삼성역(2호선)~봉은사역(9호선)~청담역(7호선)~신사역(3호선)’을 잇는 총 14.7㎞, 11개 정거장의 경전철이다.

그럼에도 시장에서는 위례트램에 이어 위례신사선까지 준공이 완료될 때 위례신도시 주거 지역이 재평가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앞의 위례롯데캐슬 전용 84㎡ 실거래가 시세는 지난 3월 10억6000만~11억원대로 반등했고, 위례자연앤래미안e편한세상 같은 평형도 최근 11억~12억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전고점이 여전히 수억원 높았던 점을 감안하면 이후 위례신사선 개통, 부동산 시장 회복 시기와 맞물려 시세가 상승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학암동 C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그동안 급매 위주로 팔리던 저가 매물들이 먼저 소진됐고, 그다음 남은 매물이 소진되면서 가격이 반등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확실한 교통 호재가 있는 만큼 집값이 다시 오를 가능성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위례트램에 이어 향후 위례신사선까지 준공을 마치면 위례 주민의 주거 환경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면서 “다만 상가 시장의 경우 신규 교통망이 새로운 수요를 유입시킬지, 되레 빠져나가게 할지 예단하기 어렵다”고 총평했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06호 (2023.04.26~2023.05.02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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