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주의자가 자유 빼앗고 있다" 80세 바이든, 재선 도전 선언

이승호 2023. 4. 25.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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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올린 영상 메시지를 통해 2024년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2024년 대통령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4년 전(2019년) 자신이 2020년 대선 출마를 선언한 날을 선택해 재선 도전을 공식화했다. 만 80세로 미 역대 최고령 대통령인 그가 재선에 성공하면 8년의 임기를 채우고 물러나는 시점에 86세가 된다.

CNN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공식 트위터 계정에 대선 출마와 관련한 3분짜리 영상 메시지를 공개했다. 영상과 함께 올린 트위터 글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모든 세대에는 민주주의를 위해 일어나야 하는 순간이 있다. 근본적인 자유를 지키기 위해 일어나야 할 순간이 있다”며 “나는 이것이 우리라고 믿는다. 이것이 내가 미국 대통령 재선에 나서는 이유다. 우리와 함께 하자. 일을 완수하자”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020년 대선 당시에도 SNS에 영상을 공개하며 출마를 선언한 바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올린 영상 메시지를 통해 2024년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사진 트위터 캡처

바이든 대통령은 내년 대선을 공화당 극단주의 세력과의 싸움이라고 규정했다. 영상은 지난 2021년 1월 6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2020년 대선 결과에 불복해 미 의사당을 공격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개인의 자유는 미국인으로서 우리가 누구인지에 대한 기본에 관한 것”이라며 “그러나 전국적으로 마가(MAGA) 극단주의자들은 그러한 자유를 빼앗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안주할 때가 아니다. 그것이 내가 재선에 도전하는 이유”라고 밝혔다. MAGA(Make American Great Again)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공화당의 극우 성향 지지자들을 말한다. 영상에선 공화당이 임신중단에 대한 접근을 철회하고, 사회보장을 삭감하며, 투표권을 제한하고 있다는 내용도 담겼다.

4년 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맞서 ‘국가의 영혼’을 치유할 것을 약속했던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영상에서도 “우리가 미국의 영혼을 위해 싸우고 있다고 말했고, 우리는 여전히 그렇다”며 “우리가 직면한 문제는 앞으로 우리가 더 많은 자유를 갖게 될 것인가 아니면 더 적은 자유를 갖게 될 것인가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동안 재선에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수차례 밝혀 왔지만 공식 출마 선언은 미뤄왔다. 공화당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뚜렷한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지만, 민주당 내에는 바이든 대통령에 견줄 만한 경쟁자가 나타나지 않아 출마 선언을 서두르지 않았다. 미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불출마라는 일말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선거 사무소 개설, 정치 자금 모금 등 캠페인에 시동을 걸 수 있게 된다는 점이 바이든의 출마 공식 선언을 앞당겼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외신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선거 캠프 구성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카멀라 해리스 현 부통령이 다시 러닝메이트로 2024년 대선에 함께 나선다고 보도했다. CNN은 바이든 대통령이 캠프 선거대책위원장으로 줄리 차베스 로드리게스 백악관 선임 고문을 지명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의 부친은 노동 운동의 아이콘이었던 세자르 차베스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언론 담당 책임자로 민주당 내에서 다양한 활동을 한 마이클 타일러를 검토하고 있다고 폴리티코가 보도했다.

바이든으로선 재선 출마에 반대하는 거센 여론을 어떻게 반전시킬 지가 관건이다. 지난 23일 발표된 NBC뉴스 여론조사에서 미국인 70%는 바이든 대통령이 2024년 대선에 출마하면 안 된다고 답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출마에 반대하는 여론(60%)보다 높았다. 출마 찬성은 26%에 그쳤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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