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는 美에 4조, LG엔솔은 한국에 6000억…계속되는 ‘K배터리’ 투자

김민상 2023. 4. 25.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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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가 지난 18~27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중국 최대 모터쇼인 '오토 상하이 2023'에 참가해 중국 시장을 겨냥한 배터리 기술들을 선보이는 모습. 사진 삼성SDI


삼성SDI가 미국 완성차 업체 제너럴모터스(GM)와 손잡고 현지에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고, LG에너지솔루션은 충북 청주에 6000억원을 투입해 신규 라인을 구축하는 등 ‘K-배터리’의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26일 삼성SDI는 GM과 함께 2026년 양산을 목표로 30억 달러(약 4조원)를 투자해 연산 30기가와트시(GWh) 이상의 배터리를 생산할 공장을 지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부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삼성SDI는 지난해 유럽 완성차 업체 스텔란티스와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하고, 2025년 가동을 목표로 인디애나주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다.


2026년 양산 목표로 수조원 투자


윤석열 대통령의 방미 일정에 맞춰 발표된 이번 합작 법인은 한·미 관계가 군사·안보를 넘어 첨단 기술과 공급망 동맹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재계 관계자는 “한·미 동맹 70주년을 기념하는 역사적인 방미 기간에 단순한 기업 협력을 넘어 ‘기술 동맹’으로서 양국 관계가 공고해지고 있다는 메시지가 담긴 것”이라고 해석했다.

합작 법인이 공장을 세우면 미국에서는 수천 명 규모 신규 일자리가 나오고, 한국의 중소기업은 세계 시장으로 나가는 데 발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SDI가 독일 폭스바겐·BMW에 이어 북미 시장 1위인 GM을 새로운 공급 업체로 확보했다는 사업적 의미도 있다. 삼성SDI는 미국에 합작 법인을 설립하면서도 국내에서는 핵심 소재 연구 시설을 구축해 차세대 배터리 기술 연구와 양산 체제를 강화할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 오창 에너지플랜트 전경. 사진 LG에너지솔루션


이날 LG에너지솔루션도 청주 ‘오창 에너지플랜트2’에 6000억원을 투자해 ‘마더 라인’을 조성한다고 밝혔다. 차세대 설계와 공정 기술이 적용된 제품의 시험 생산뿐 아니라 양산성 검증까지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일반적인 파일럿 라인은 시험 생산만 가능해 양산성 테스트 등 별도의 후속 작업이 필요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마더 라인 구축을 통해 오창 에너지플랜트를 전 세계 배터리 생산공장의 ‘글로벌 기술 허브’로 육성할 예정이다. 우선 신규 마더 라인에서 ‘파우치 롱셀 배터리’의 시범 생산과 양산성 검증 작업을 진행하고 전 세계 생산라인에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파우치 롱셀 배터리는 기존 제품 대비 에너지 밀도와 주행거리가 약 20% 이상 향상된 차세대 배터리다.


오창을 글로벌 기술 허브로 육성 예정


마더 라인은 내년 12월 완공이 목표다. 마더 라인 구축을 통해 신규 모델의 양산 안정화에 걸리는 기간 역시 대폭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완성차 업체들의 다양한 시제품 제작과 생산 요구가 점차 늘고 있다.

오창 에너지플랜트는 북미·유럽·아시아 등 전 세계에서 가동 중인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생산공장의 마더 팩토리다. 마더 팩토리는 제품 개발과 제조의 중심이 되는 공장을 말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6월부터 5800억원을 들여 원통형 배터리 신규 폼팩터 마더 라인 구축도 진행하고 있어 차세대 핵심 제품의 검증이 모두 오창에서 이뤄지고 있다.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은 “오창 에너지플랜트는 전 세계 공장 중 신기술이 가장 먼저 적용되는 컨트롤타워”라고 말했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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