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그림 속에서 당신이 잃어버린 희망 찾아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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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경상남도 남해군 남해읍 다빈미술학원에 찾아가 이진만 작가를 만났다.
이 작가는 고향 경북 영천을 떠나 서울, 부산에서 생활하다 남해에 정착했다.
오는 30일까지 남해도서관 갤러리에서 '마음을 그리다'전을 열고 있는 이진만 작가의 작품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 작가는 30여 명의 장애인 제자에게 그림 그리는 즐거움을 알려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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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시대 김희준]
▲ 이진만 작가 |
ⓒ 남해시대 |
앵강만에 그림처럼 펼쳐진 풍광에 매료돼 부산에서 두 달만에 모든 걸 정리하고 남해로 들어온 그는 20대 초반에 공장에서 일하다 손을 잃은 후 미술을 만났고 학원청소를 하며 배운 그림으로 미대에 들어갔다.
미술을 만난 후 그의 인생은 방향이 완전히 바뀌었다. 오는 30일까지 남해도서관 갤러리에서 '마음을 그리다'전을 열고 있는 이진만 작가의 작품 이야기를 들어봤다.
- 작품의 영감은 어디서 얻는지
"작품에만 매달릴 수 없는 상황이라 시간이 날 때 조금씩, 내 주변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들을 일기 쓰듯이 그렸다. 영감이라면 일상의 모든 일들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사소한 것일 수도, 인류적인 주제가 될 수도 있다.
가까운 곳에 메모지를 두고 꽃, 바람, 하늘 등 주로 자연에서 영감이 떠오를 때 메모해두고 간단히 스케치도 해둔다. 내 그림엔 현대적인 기법, 유행하는 기법이 없는 대신 광목, 모시, 삼베, 한지 등 다양한 소재를 이용하고 있다."
- 전시회 이름 '마음을 그리다'의 의미는?
"그림은 나만의 것이 아니다. 여가생활, 취미로서의 의미를 넘어 비슷한 처지의 이웃에게 '나도 할 수 있다'는 희망과 위로, 감동을 줘야한다. 가족과 자연, 이웃사람에 대한 고마움을 도화지 위에 시적으로 그려냈다는 의미로 전시회 이름을 지었다.
"어릴 때부터 워낙 그림 그리는 걸 좋아했다. 하지만 시골이라 그림 그릴 여건이 안됐고 20살에 공장에서 일하다 팔을 잃은 후에야 '내가 하고 싶은 걸 하자'고 생각해 시작했다. 무작정 학원에 찾아가 '청소를 할테니 그림을 가르쳐 달라'고 했는데 저를 받아주셨다. 그렇게 기초를 배워 미대에 들어갔고 처음 미술을 가르쳐 주신 선생님이 '나한테 빚진 게 없다. 난 받을 것 다 받았다'고 하신 말씀처럼 나도 언젠가 어려운 처지의 사람들에게 그림을 베풀겠다고 마음 먹었다.
장애를 가진 사람도, 뒤늦게 미술을 시작한 고령인도 예술을 할 수 있고 그림을 통해 꿈을 꿀 수 있다. (이 작가는 30여 명의 장애인 제자에게 그림 그리는 즐거움을 알려주고 있다. 엄홍성, 고창선, 최인옥 등 그의 가르침을 받은 제자들이 하나 둘 지역예술가로 발돋움 하고 있다.)"
- 여러 작품 가운데 특별히 마음이 가는 작품은?
"가족을 그린 그림들이 좋다. 누구나 가족을 생각하면 애틋한 감동을 느끼지 않나. 나와 내 가족, 당신의 가족이 희망을 찾을 수 있는 그림들이 좋다. 내 그림에 매번 등장하는 꽃, 초승달, 반딧불 등은 희망을 의미한다. 물방울 중엔 바다로 흘러가지 않고 산속 웅덩이에 고이거나 늪이 되기도 하듯 바다로 가는 삶만 동경해 불평하지 말고 희망을 가졌으면 한다."
-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그림을 배우러 오시는 고령인, 장애를 가진 이들이 `저는 동그라미도 못그려요`라고 말하지만, 형태를 못 그리겠으면 색으로 표현하면 된다. 누구나 그림으로 내 인생을 표현할 수 있는 용기를 가졌으면 한다. 아픔도 그림으로 그려내면 유쾌해질 수 있다. 물론 나도 이런 마음가짐이 안될 때가 많지만, 매 순간 진실하게 살고자 노력 한다. 여러분도 용기를 내 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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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남해시대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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