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플] 네이버웹툰 김준구 “애플·아마존 안 두려워…우린 선두”
“애플·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이 웹툰 시장에 뛰어들고 있지만 두렵지 않다. 우리는 업계 선두주자로서 넷플릭스·유튜브·틱톡 등과 시간 점유율 경쟁을 계속해 나갈 것이다.”
25일 기자들과 만난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의 발언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웹툰 종주국에서 출발한 글로벌 스토리테크 플랫폼의 수장으로서 자부심을 드러낸 것. 그가 꼽은 네이버웹툰의 경쟁력은 무엇일까. 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와 소셜 미디어(SNS)를 언급했을까.
무슨 일이야
이게 왜 중요해
①유망 웹툰 작가 유입 효과: 그동안 무료라 여겨온 웹툰으로 돈을 벌 수 있다는 사실이 증명되면서 더 많은 작가가 네이버웹툰으로 모이게 됐다. 연건 거래액이 1억원을 넘는 웹툰, 웹소설 작품도 2013년 1편에서 지난해 904편으로 늘어났다. 네이버웹툰은 이를 2028년까지 2000편 규모로 두 배 이상 늘려간다는 계획. 김 대표는 “작가마다 계약 구조가 다르지만 거래액 1억원 기준으로 6000만~7000만원 정도는 작가들의 몫”이라며 “‘창작 생태계의 허리’가 얼마나 단단한지 보여주는 수치”라고 말했다. 거래액 10억원 이상 작품은 136편, 100억원 이상은 5편이다. ‘쌉니다 천리마마트’ ‘하이브’ 등을 연재한 김규삼 작가는 “출판만화 시절에는 인세가 10%였는데 서로 판매 부수를 믿지 못해 작가와 출판사 간의 불신이 팽배했다”며 “PPS로 웹툰 수익 구조가 투명하게 공개되고 스태프를 고용할 여력이 생기면서 더욱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②글로벌 IP 강자 도약 발판: 네이버웹툰 IP는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에서도 활약 중이다. 지난해 넷플릭스 비영어 시리즈 부문 1위를 기록한 ‘지금 우리 학교는’을 비롯해 ‘지옥’ ‘스위트홈’ 등이 큰 호응을 얻으며 시즌 2를 제작 중이다. 김 대표는 웹툰을 ‘IP 비즈니스 씨앗’이라고 표현했다. “한국에서 웹툰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페이지 1이었다면, 이제 글로벌 플랫폼으로 산업 규모를 확대하는 페이지2를 지나, IP를 활용한 글로벌 콘텐트 회사인 페이지 3으로 가고 있다”는 설명.
지난해 네이버웹툰 연재 작품 중 52%가 해외에서 매출이 발생하고, 글로벌 월간 이용자(MAU)가 8560만명 규모로 성장하자 신규 IP 확보 및 제작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21년 캐나다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를 인수하고, 지난해 10월 프리미엄 웹소설 플랫폼 욘더를 출시하는 식. 김 대표는 “스튜디오N을 설립해 다른 프로덕션과 공동 제작을 하고, 왓패드웹툰스튜디오는 할리우드 제작사와 파이프라인을 구축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IP 고도화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영상, 게임, 굿즈 등 다양한 시장으로 확대되고 있는 만큼 PPS도 ‘페이지’를 넘어 ‘파트너스(Patners) 프로핏 쉐어’로 리브랜딩하겠다”는 계획이다.
북미서도 통하나
글로벌로 무대가 확장되면서 다양한 모델도 교차 실험 중이다. ‘도전만화’ ‘베스트 도전’ 등 한국에서 성공한 아마추어 플랫폼을 북미에서 ‘캔버스’라는 이름으로 시작했는데, 이들을 위한 보상 시스템은 북미에서 먼저 도입됐다. 김 대표는 “한국에서는 도전만화가 하루빨리 정식 연재로 가기 위한 등용문이라면, 북미에서는 캔버스 자체가 사람들이 머무는 플랫폼이 됐다”고 말했다. “프로가 되지 않아도 아마추어로서 팬들과 만나고 보상을 받는 것에 만족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을 보면서 한국에도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 역으로 도입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미국 증시 상장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말할 사항은 아니다. 2∼3년 내 상장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더 알면 좋은 것
애플북스는 지난 14일 일본 이용자를 대상으로 ‘세로로 읽는 만화(縱讀みマンガ·다테요미만가)’를 시작했다. 앞서 아마존이 지난달 일본에서 ‘아마존 플립툰’ 서비스를 시작하는 등 웹툰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것. 네이버의 라인망가, 카카오의 픽코마 등이 현지 서비스 운영 중인 만큼 키다리스튜디오·레진코믹스·케나즈 등 중소 제작사 웹툰 위주로 공급되고 있다. 김 대표는 “네이버웹툰이 콘텐트 프로바이더(제공사)나 퍼블리셔(발행사)라면 후발주자가 새로운 플레이를 할 수 있겠지만, 우리는 크리에이터와 콘텐트가 만나는 플랫폼인 데다 공급자와 이용자 모두 많아서 한 번에 따라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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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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