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착시’ 끝나자 수출 뚝…“품목도, 수출국도 다변화해야”
무역적자 규모가 커지면서 반도체 등 특정 품목이나 특정 국가에 치중한 현재의 수출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무역적자 266억 달러…반도체 편중”
25일 한국무역협회(무협)는 이달 20일까지 누적 무역적자가 266억 달러(약 35조4400억원)라고 밝혔다. 무역적자 규모는 역대 최대 적자(477억8500만 달러)를 기록한 지난해 적자 폭의 56% 수준에 달했다. 수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12.3% 감소한 1839억 달러로 집계됐다. 수입은 4.0% 하락한 2105억 달러였다.
무협은 이 같은 수출 부진의 주요한 원인으로 ‘반도체 착시’를 지목했다. 지난 2016년부터 2022년까지 6년간 반도체 수출액은 10.8% 늘어난 데 비해, 반도체를 제외한 나머지 품목의 수출 증가율은 2.6%에 머물면서 품목별 체급 격차가 커졌다는 설명이다. 정만기 무협 부회장은 “최근 수출 부진은 세계 경기 위축 등에도 원인이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누적된 수출 산업 기반 약화의 결과”라고 진단했다.
다른 주요 수출국과 비교해도 한국의 특정 품목 의존도가 높았다. 국내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16.5%로, 일본 승용차(11.6%), 이탈리아 소매의약품(5.2%) 등 각국 1위 수출 품목의 편중도보다 크게 높았다. 국내 주요 10대 수출 품목을 모두 합한 비중도 48.1%로, 다른 주요 수출국(22.5~33.2%)보다 높은 수준이었다.
정만기 부회장은 “지난 몇 년간 반도체 경기 호황으로 수출이 급증하면서 전체 수출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이면서 다른 산업의 수출 기반 약화가 드러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나 자동차 등 특정 품목이 아니라 조선‧철강‧석유‧화학‧2차전지 등 다양한 품목이 고루 성장해 전체적인 수출 신장세가 높아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KOTRA “수출 활력 찾으려면, 시장 발굴 절실”
특정 국가에 편중된 수출 구조 역시 다변화가 필요하다는 제언도 나왔다. 이날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우리 수출은 미국·중국·베트남·홍콩·일본 등 상위 5개국에 대한 의존도가 58.6%로 높은 상황”이라며 “미국을 제외한 4개 주력 시장의 수출 감소가 무역수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어 신시장 발굴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KOTRA는 이어 제조 강국이자 인구 1억 명 이상의 거대한 내수 시장을 가진 인도‧인도네시아‧멕시코 등 9개국이 수출 확대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자원 부국으로는 아랍에미리트(UAE)‧호주‧캐나다가, 경제 규모는 작지만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는 방글라데시‧우즈베키스탄‧이스라엘 등도 꼽혔다.
김태호 KOTRA 경제통상협력본부장은 “최근 3년간 수출 상위 50개국을 분석한 결과”라며 “유망 시장과 기회 요인을 찾아내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김수민 기자 kim.sumi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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