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가리 10배 독' 파란선 문어, 동해에도 출몰한다

2012년 이후 20차례 이상 발견
몸집 비교적 작고 등·팔에 파란색
어민·해변 찾는 주민 등 각별 주의

강한 독을 가진 것으로 유명한 ‘파란선문어’가 국내에서 2012년 이후 20차례 이상 발견된 것으로 조사됐다.

지구 온난화 영향으로 파란선문어의 서식지가 동해안까지 확장됐다는 것이다. 이에 해변을 찾는 시민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국립수산과학원 연구팀이 최근 국제학술지 '독소(Toxins)'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파란고리문어(Hapalochlaena) 속(屬)에 속하는 파란선문어(H. fasciata)가 지난 2012년 제주 지역에서 처음 발견된 이래 2021년까지 국내에서 총 26차례 보고됐다.

파란고리문어. (사진=국립수산과학원)

파란선문어 발견 사례를 국내에서 종합 정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도별로는 ▲2018년 1회 ▲2019년 5회 ▲2020년 4회 ▲2021년 8회 등 최근 들어 더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또 독도 연안에서도 아열대 어종 출현이 늘어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파란선문어는 학계에 알려진 파란고리문어 속의 4종 중 하나이며 파란고리문어의 종들은 동남아나 호주 등 열대·아열대 해역에 서식하고 있다. 동남아 등지에서는 사람에게 피해를 준 사례도 다수 보고됨에 따라 주의가 필요하다.

파란선문어는 몸집이 비교적 작고 등과 팔에 무지갯빛의 파란색 표시가 있고, 청산가리 10배에 위력을 가진 테트로도톡신(Tetrodotoxin, TTX) 신경독소를 지니고 있다. 이 종은 침샘에서 높은 농도로 독소가 검출되고 있고 전문가들은 이 독이 먹이를 마비시키는 역할을 한다고 추정하고 있다.

파란선문어가 국내에서 2012년 이후 30차례 이상 발견된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사진출처=연합뉴스]

연구팀은 파란선문어 발견에 대해 "남해안에서도 전남 여수부터 부산 기장까지 넓은 지역에서 발견되고 있고, 최근에는 동해 울산 연안에서도 자주 관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직업적인 어업인이나 연구자 아닌 경우가 많았는데, 호기심으로 파란선문어를 만지다가 물릴 경우 치명적이지는 않지만, 상처를 입을 우려가 크다"면서 "우발적인 물림을 방지하기 위해 시민들에게 지속해서 주의를 당부할 필요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2015년 국내에서 파란선문어에 물려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당시 피해자는 치명적이지는 않지만 물린 손가락이 부어오르면서 통증과 마비 증상을 보였고 며칠 동안 어지럼증도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보라 기자 leebora114@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