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뿐인 ‘메이드 인 코리아’… 반도체 꺼지자 수출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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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를 지탱하는 수출이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근본 원인은 '반도체 일변도'의 편향된 수출 구조라는 진단이 나왔다.
'반도체 한파'에 직면하자 그동안 수면 아래에 숨어있던 한국 수출의 민낯이 고스란히 드러난 것이다.
정만기 한국무역협회 상근부회장은 "그동안 한국 경제는 '반도체 착시효과'에 빠져 다른 산업의 수출 기반이 무너지는 걸 간과해왔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대(對)중국 수출은 29.8%, 반도체 수출은 40%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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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를 지탱하는 수출이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근본 원인은 ‘반도체 일변도’의 편향된 수출 구조라는 진단이 나왔다. ‘반도체 한파’에 직면하자 그동안 수면 아래에 숨어있던 한국 수출의 민낯이 고스란히 드러난 것이다.
특히 한국의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 비중은 다른 국가의 ‘1위 수출품’ 비중보다 컸다. 정만기 한국무역협회 상근부회장은 “그동안 한국 경제는 ‘반도체 착시효과’에 빠져 다른 산업의 수출 기반이 무너지는 걸 간과해왔다”고 지적했다.
무역협회는 25일 무역 현안 관련 기자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무협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수출은 1515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2.6% 감소했다. 수입은 1740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2% 줄었다. 무역수지 적자 규모는 225억 달러에 달했다. 지난해 3월 이후 13개월 연속으로 적자 행진이다.
주요 수출국 가운데 한국과 대만이 ‘반도체 한파’의 된서리를 맞았다. 올해 1분기 기준으로 한국과 대만의 수출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6%, 19.2% 급감했다. 한국 수출의 핵심인 중간재 수출 규모는 전년 대비 19.5% 줄었다. 한국의 대(對)중국 수출은 29.8%, 반도체 수출은 40%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무협은 수출 부진 장기화의 핵심 요인으로 ‘반도체 편중 구조’ ‘수출산업 기반 약화’를 지목했다. 글로벌 금리 인상과 수요 위축도 원인이지만, 더 근본적인 건 수출산업의 기반이 무너져온 과정이 누적된 결과라는 것이다. 실제로 반도체가 승승장구하는 동안 다른 산업의 수출 경쟁력은 악화일로를 걸어왔다. 무협에 따르면 지난 2016년 한국의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 비중은 12.6%였지만, 한국 제품의 세계 수출 시장 점유율은 3.1%에 달했다. 하지만 2017년 이후 반도체 수출 비중이 20%에 육박할 정도로 뛰었음에도 세계 수출 시장에서 한국산 점유율은 2.7%로 낮아졌다.정 부회장은 “지난 몇 년 간 반도체 수출이 급증하면서 전체 수출이 늘어난 것처럼 보였지만, 다른 산업의 수출 기반은 약화되고 있었던 셈”이라고 진단했다.
한국 수출의 ‘1위 수출품 쏠림’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무협은 한국의 1위 품목(반도체)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기준으로 16.5%라고 밝혔다. 일본 승용차(11.6%), 중국 휴대전화(6.6%), 독일 승용차(9.4%) 등과 비교해 압도적이다.
또한 반도체와 다른 산업의 수출 격차가 커졌다. 2016년부터 7년간 한국 반도체 수출 증가분이 전체 수출 증가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2.3%에 이르렀다. 같은 기간에 반도체 외 품목의 수출 증가율은 2% 수준에 머물렀다. 한국 제조업의 설비 투자 가운데 반도체 비중도 2016년 25.9%에서 지난해 53.6%까지 치솟았다. 정 부회장은 “좋게 보면 반도체 투자를 많이 한 것이지만, 거꾸로 보면 반도체 이외 산업은 사실상 투자를 포기해 왔던 것”이라고 꼬집었다.
산업계에선 다른 산업의 수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특단 대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수출 성장을 가로막는 규제를 철폐하고, 고금리 환경으로 우량 기업이 도산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무협 관계자는 “수출산업의 기반을 유지하고 가격경쟁력을 강화할 정책 지원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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