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로 미뤄진 첫 '이승엽 더비', 알칸타라-뷰캐넌 맞대결로 변경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이승엽(47) 감독의 첫 대구 원정경기가 비로 하루 미뤄졌다.
25일 오후 6시 30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릴 예정이던 두산과 삼성 라이온즈의 시즌 첫 맞대결은 오전부터 내린 비 탓에 우천 취소됐다. 삼성 구단은 일찌감치 그라운드에 방수포를 덮어 경기 강행을 대비했지만, 밤 늦은 시간까지 비 예보가 사라지지 않자 경기 감독관이 일찌감치 순연 결정을 내렸다.
홈팀 삼성 선수들은 실내 연습장에서 훈련을 소화했고, 두산 선수들 역시 야구장에 도착한 뒤 웜업과 캐치볼만 하고 숙소로 돌아갔다.
이 경기는 삼성 레전드 출신인 이승엽 두산 감독의 첫 대구 방문으로 관심을 모았다. 이 감독은 삼성 구단에 36번을 영구결번으로 남긴 대표 프랜차이즈 스타다. 대구의 야구 명문 경북고를 졸업한 뒤 1995년 고향팀 삼성에 입단했다. 이후 KBO리그 역사상 가장 많은 홈런 467개를 때려내면서 한국 야구 최고 타자로 우뚝 섰다. 삼성라이온즈파크 오른쪽 외야 담장엔 여전히 '이승엽 벽화'가 그려져 있다.
그런 이 감독이 올해부터 두산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두산과 삼성의 첫 대결에 야구계의 이목이 쏠렸다. 이 감독도 삼성이 아닌 다른 팀 유니폼을 입고 대구를 '방문'하는 데 대해 "아무래도 삼성과 대구에서 경기하면 특별한 감정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 같다"며 "그래도 경기가 시작되면 두산의 승리에 집중할 것"이라고 했다.
이 경기를 향한 관심을 입증하듯, 이날 삼성라이온즈파크에는 수십 명의 취재진이 몰렸다. 박진만 삼성 감독이 "마치 취임식을 하는 기분"이라며 웃었을 정도다. 다만 하늘의 뜻에 따라 '디 데이'는 25일이 아닌 26일로 넘어갔다. 이승엽 감독과 박진만 삼성 감독의 첫 사령탑 대결도 26일로 하루 늦춰졌다.
우천 취소 직후 만난 박 감독은 "야구 인기가 침체됐다는 걱정이 나오는 상황에서 (이 맞대결이) 흥행 카드가 될 수 있고 관심도를 높일 수 있다면 좋은 일 같다. 확실히 많은 분이 관심을 보여주시는 분위기"라고 일단 반겼다. 그러면서도 "두산이야 지금 흐름이 좋지만, 우리는 지금 4연패 중이라 다른 부분은 생각할 여유가 없다"며 "선수들이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일단 연패를 끊고 팀 분위기를 쇄신하는 게 먼저인 것 같다"고 조심스러워했다.
이 경기의 선발 투수는 원래 두산 김동주와 삼성 이재희였다. 그러나 두 감독은 다음날 선발 투수를 나란히 외국인 에이스로 교체했다. 라울 알칸타라(두산)와 데이비드 뷰캐넌(삼성)이 26일 정면 대결한다.
대구=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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