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둔화가 웬말… 현대차, 전망치보다 영업익 7천억 더 벌었다(종합)
판매 증가 및 믹스 개선, 환율 효과 수익성 개선
국내 및 미국·유럽 등 주요시장 경쟁력 ↑
현대자동차가 당초 증권가에서 전망했던 영업이익 전망치를 7000억원 가까이 뛰어넘으면서 그야말로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SUV, 제네시스 등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으로 판매가 크게 늘면서 수익성이 극대화 된 덕이다.
경기 둔화와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는 상황이지만, 현대차는 2분기 역시 이를 비켜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쌓인 대기물량이 견조한데다 반도체 수급난이 해소됐다는 판단에서다.
25일 현대자동차는 1분기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을 열고 올해 1분기 매출액 37조 7787억원, 영업이익 3조 5927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4.7%, 영업이익은 무려 86.3%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률 역시 2013년 3분기 이후 분기 기준 최고인 9.5%를 달성했다.
이는 앞서 현대차가 올해 상장사 영업이익 1위를 달성할 것이라는 증권가의 전망이 들어 맞은 셈이다. 그러면서도 현대차는 증권가에서 전망했던 영업익보다 7000억원이나 웃도는 실적을 써냈다.
현대차의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의 일등 공신으로는 적체물량 해소와 '돈 되는' 차 중심의 판매 전략이 꼽힌다. 반도체 수급난이 해소되면서 지난해 쌓인 대기물량이 빠르게 해소된데다 수익성 높은 SUV, 제네시스 등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의 믹스 개선 전략이 영업이익을 끌어올렸다.
실제 현대차의 1분기 실적에서 물량증가 효과로만 매출은 2조5600억원, 영업이익은 7580억원 늘었다. 고부가 차종 중심 믹스개선은 매출을 3조1360억원, 영업이익은 5590억원 확대시켰다. '돈 되는 차'를 '많이' 팔았다는 의미다.
특히 현대차는 '돈 되는차'를 국내 뿐 아니라 미국, 유럽 등 전 세계 주요 시장에서 골고루 팔면서 수익이 극대화 됐다. 현대차의 1분기 미국 도매 기준 판매는 전년 대비 30% 증가했으며 특히 SUV, 전기차가 각각 28%, 36% 늘었다. 유럽 권역 역시 같은기간 도매 기준 판매가 10.7% 증가했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말 출시한 내수 전용 모델 신형 그랜저가 1분기 내내 월 1만대 가까이 판매되면서 수익성을 크게 확대시켰다.
전기차 판매도 대기수요가 높은 아이오닉 5와 아이오닉 6 중심으로 판매가 강화됐다. 반도체 수급난이 완화되면서 전기차 판매량이 늘었고, 배터리 등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면서 수익성도 높아졌다.
서강현 현대자동차 기획재경본부장 부사장은 "1분기 생산확대 따른 판매물량 증가 및 고부가중심 믹스개선 등으로 영업익 분기사상 최대치를 달성하며 시장 전망을 상회했다"며 "연간 가이던스 대비 올해 수익전망이 6.5~7.5% 가이드를 제시했으나 1분기에만 9.5%를 달성한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둔화? 2분기도 비켜간다… "계획 달성 문제 없어"
현대차는 고금리에 따른 경기둔화 영향에도 불구하고 2분기 역시 연초에 세웠던 계획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했다. 계절적 성수기에 진입하는 데다 지난해 반도체 수급난으로 쌓인 대기물량이 2분기까지 견조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서 부사장은 "1분기 실적이 4분기까지 그대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단기적으로 2분기까지는 유지할수있을거라고 본다"며 "현 시점에서는 반도체 공급 이슈가 없어 생산이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고, 판매추이도 꺾이는 추세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발목을 잡았던 반도체 수급난은 1분기부터 대부분 해소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 현대차의 차량 생산 계획에 지난 1분기는 99%, 4월도 100% 가까이 달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 부사장은 "4월 생산 추세는 우리 사업계획 100%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되며 5월을 포함한 2분기도 오늘 생산 쪽과 협의한 바로는 사업 계획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며 "1분기 생산도 99% 달성했으며 생산 관련 반도체 이슈는 아직 남아있긴 하지만 생산에 영향 미칠 수준은 벗어났다"고 설명했다.
미국 내 전기차 판매를 가로막은 IRA(인플레이션 감축법)와 관련해서는 상업용 리스 확대 외에는 아직까지 대응책을 찾기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2026년 SK온과의 합작 배터리공장 완공시점 전까지는 단계적으로 리스 비율을 높이고, 내연기관차 판매를 통해 경쟁력을 유지하겠다는 계획이다.
서 부사장은 "현시점에서 보조금에 해당되는 차종이 없는 것은 사실이다. 다만 상업용 차량, 즉 리스차량의 비용을 확대하고 있다. 이미 5%에 불과한 리스 비율을 지난 3월 기준 35%까지 확대했다"며 "SK와의 조인트벤처를 통한 배터리 합작공장이 2025년 생산을 시작하지만 본격적으로 전 생산 차종이 IRA 혜택 받을 수 있는 건 2026년을 예상하고 있어 그 이전 해당년도는 리스차량을 최대한 늘리며 차츰 혜택을 늘려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인센티브 경쟁에 노출돼있음에도 불구하고 전기차 판매는 줄지않고 있다"며 "분명한 것은 전기차 이외에 나머지 suv, 제네시스 등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우려하는 것 만큼 IRA 영향은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전기차 가격 인하 경쟁과 관련해서는 상품 경쟁력으로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그간 인센티브를 줄이며 가격 할인 없이 고수해온 '제값 받기' 정책을 앞으로도 유지하면서 브랜드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구자용 현대차 전무는 "중국의 OEM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것은 맞다"면서도 "하지만 우리 제품의 경쟁력이 우수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상을 휩쓸고 있으며, 소비자들이 우리차의 캐릭터와 강점 보고 현대차를 선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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