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워라밸 깨뜨린 '3교대' 개선된다…1인당 환자 수 16.3명→5명
간호사 근무환경·처우 개선하는 제도 개선책
간호등급제 개펀, 상급종합병원 간호조무사 5배↑
더불어민주당이 이달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간호법 제정안을 강행 통과시키겠다고 예고한 가운데, 보건복지부가 병원에 근무하는 간호사들의 근무환경과 처우를 개선하는 내용의 제도 개선책을 내놨다.
현재 우리나라 상급종합병원 간호사 1명이 돌봐야 하는 환자 수는 평균 16.3명인데, 환자 수를 5명까지 낮추는 것을 목표로 간호 인력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밤낮이 뒤바뀌는 간호사 3교대 근무를 탄력 근무제로 전환하는 한편 방문 간호의 범위를 확대하기로 했다. 의사의 진료 보조 인력인 PA간호사(진료지원인력) 관리 방안도 담았다.
보건복지부는 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런 내용이 담긴 '2차 간호인력 지원 종합대책안'을 발표했다.
먼저 간호인력을 충분히 늘리기로 했다. 현재 우리나라 간호사 1명이 돌봐야 하는 환자는 평균 16.3명이다. 일본 7명, 미국 5.3명, 영국 8.6명 등 다른 나라에 비해 월등히 많은 수준이다.
이에 간호사 1명당 돌봐야 하는 환자 수를 5명으로 낮출 수 있도록 정책적 지향점을 설정하고, 간호인력 수급실태를 고려해 단계적으로 실행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한시적으로 간호대학 입학정원을 늘릴 계획이다. 정부, 간호계, 병원계 등이 참여하는 '간호인력 수급위원회'를 구성해 간호대학 입학정원을 결정하도록 할 방침이다.
신규 간호사의 병원 적응을 돕기 위해 1년간의 임상 교육과 훈련 과정을 보장하고, 신규간호사의 임상 적응을 지원하는 교육전담간호사 배치를 제도화하기 위해 의료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간호대학의 경우 교수 1명당 학생 15명을 맡을 수 있도록 교수 수를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의대처럼 병원에서 환자를 간호하며 강의도 함께하는 임상간호교수제를 신설하기로 했다.
24시간 진료를 위해 도입된 '3교대 근무'에서 벗어나 간호사들이 다양한 근무형태를 선택할 수 있도록 교대제 개선 시범사업을 전면 확대하기로 했다.
예컨대 낮 또는 저녁 고정 근무, 낮과 저녁 또는 낮과 야간, 저녁과 야간시간대에 번갈아 근무, 12시간씩 2교대 근무 등의 방식 등이 선택지로 제시됐다.
현재는 병원 근무 간호사의 약 82%가 3교대 근무를 하고 있다. 이 근무표가 수시로 바뀌다보니 근무 일정을 예측하기 어려워 병원 근무 간호사는 일과 삶의 균형을 누리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PA(Physician Assistant) 간호사'의 업무범위를 정하고 현장에서 적용하도록 하는 관리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PA 간호사는 전공의가 부족한 상황에서 의료 공백을 위해 의사의 진료 보조 역할을 하는 숙련 인력으로, 전국에 1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PA 간호사들은 법적 근거 없이 환자 진료를 대신하면서 불안을 호소해왔다. 정부는 이런 고숙련 간호사가 병원을 떠나면 근무 환경이 더 열악해지는 악순환이 발생할 것을 우려해 법적 불안에 시달리고 있는 PA 간호사에 대한 개선안을 마련한 것이다.
다만 복지부는 PA합법화에 대해선 분명한 답변을 내놓치는 못했다. 의사단체들이 PA간호사 합법화에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간호조무사는 상급종합병원 기준 1명당 8명의 환자를 배치할 수 있도록 재정을 지원한다. 간호조무사 1명이 30~40명의 환자 간병하는 현재와 비교하면 간호조무사 숫자가 5배나 늘어난다. 이 경우 4인실 기준 입원실 2개당 1명의 간호조무사가 배치될 수 있다.
중환자실, 수술실, 응급실, 소아·청소년 등 필수 의료분야의 특성에 맞게 간호인력 배치기준을 설정할 계획이다. 아울러 병원이 이들 필수 부서에 근무하는 경력간호사를 충분하게 확보할 수 있도록 건강보험 지원기준(의료질평가지원금)에 필수병동의 경력간호사 확보수준을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간호사가 전문적인 의료인으로 성장해 자부심과 보람을 가지고 간호현장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경력발전체계'를 개발하기로 했다. 분야별로 간호사의 경력발전경로를 개발하고 그 경로에 따라 자신의 역량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체계적인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제공할 예정이다.
집에서도 수준 높은 간호를 받을 수 있는 방문형 간호서비스를 활성화하기 위해 가칭 방문형 간호 통합제공센터 사업을 시범 운영하기로 했다. 지역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의사, 간호사, 물리치료사, 사회복지사 등이 팀(Team) 단위로 방문형 보건의료서비스와 돌봄서비스를 종합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이번 종합대책은 완성된 그림이 아니라 현 정부가 4년간 추진할 간호인력 지원대책의 첫 걸음"이라며 "간호사들이 장기간 근속해 국민들에게 우수한 간호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Copyright ©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간호법 저지 13개 단체 보건복지의료연대 기자회견
-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제2차 간호인력 지원 종합대책 브리핑
- 정부 여당의 간호법 중재안 반대 기자회견
- 병원간호사회 만난 복지부 장관, 간호법 등 간호계 현안 논의
- '간호법' 오늘 본회의 상정…의사·간호사의 불꽃 튀기는 영역 싸움
- 여야의정 협의체 2차 회의 열었지만, 여전히 '평행선'
- 한동훈 "이재명 위증교사 재판, 통상적인 결과 나올 것"
- 20대 청년 5명 중 2명, '결혼 안하고 자녀 낳을 수 있어'
- 극장가에 부는 팬덤 열풍, 이번엔 뮤지컬 스타다 [D:영화 뷰]
- ‘골반 통증’ 김도영, 천만다행 “호주전 출전 괜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