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Q 성장률 0.3%...소비 덕분에 역성장 면했지만, 전망은 우울
올해 1분기 한국경제가 힘겹게 플러스 성장했다. 지난해 4분기엔 2년 6개월 만에 역성장(-0.4%)을 기록했지만 잔뜩 움츠러들었던 소비가 살아나면서 한 분기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하지만 성장의 엔진인 수출과 투자가 여전히 부진한 데다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 등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해 올해 연간으론 1%대 중반 저성장을 기록할 거란 전망이 나온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전 분기 대비)은 0.3%다. 바닥 친 성장률을 가까스로 끌어올린 건 민간 소비였다. 지난해 4분기(-0.6%) 고물가ㆍ고금리 충격에 얼어붙었던 민간 소비는 올해 1분기(0.5%) 오락문화와 음식ㆍ숙박 등을 중심으로 다시 증가했다.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면서 여행과 공연관람 등 대면활동이 늘어 민간 소비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다만 지난해 4분기(2.9%) 성장률을 떠받친 정부 소비는 기저효과 등으로 올해 1분기 0.1% 증가에 그쳤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제조용 장비 등 기계류를 중심으로 4%나 감소해 성장률을 -0.4%포인트 갉아먹었다. IT(정보기술) 경기 부진에 금리 상승이 겹쳐 투자 심리가 위축된 영향이다. 건설투자도 부동산 경기 부진 등으로 0.2% 증가에 그쳤다.
1분기 수출은 제조업을 중심으로 3.8% 증가했다. 2021년 1분기(4.1%) 이후 2년 만에 최대 폭 증가다. 반도체 등 IT 부문의 부진이 지속됐지만 자동차 등 운송장비와 1차 금속, 2차전지, 화학제품 등 수출이 늘거나 감소 폭이 완화된 영향이다. 수입도 화학제품 등을 중심으로 3.5% 증가했다.
순수출(수출-수입)은 지난해 4분기(-0.5%포인트)보단 나아졌지만 1분기(-0.1%포인트)에도 성장률을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무역적자가 1년 넘게 이어지면서 순수출의 성장기여도는 4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게 됐다. 이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2분기∼1999년 1분기 이후 처음이다.
국민의 주머니 사정은 국가 형편보단 나았다.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0.8% 증가했다. 원유ㆍ천연가스 등 수입품 가격이 반도체 등 수출품 가격보다 더 크게 하락하면서 교역조건이 개선된 영향이다.
2분기 연속 역성장은 피했지만 안심하긴 이르다. 수출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 등 IT 경기 회복 시점이 불분명한 데다, 중국 리오프닝 효과도 지연되는 등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은은 오는 5월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성장률 전망치(1.6%)를 소폭 하향 조정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지난 11일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1.5%)를 기존보다 0.2%포인트 낮춰 잡았는데, 4번 연속 낮춘 건 G20 국가 중 한국이 유일하다.
다만 정부와 한은은 여전히 ‘상저하고(상반기 저성장, 하반기 반등)’ 흐름을 전망하고 있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무역수지 적자 폭 둔화, 반도체 제조용 설비 투자 증가, 부동산 규제 완화에 따른 주택거래 증가, 정부의 상반기 예산 조기 집행 기조 유지 등이 2분기 성장의 관전포인트”라며 “여전히 불확실성이 크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IT 부진 만회, 중국 경제 회복 영향 등으로 성장 반등 모멘텀이 뚜렷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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