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접착제 발라 도로에 '꾹'…교통마비 시킨 기후활동가들

허미담 2023. 4. 25.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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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환경단체 '마지막 세대(Letzte Generation)' 소속 기후활동가들이 베를린 시내 주요 도로 30여 곳에 난입해 접착제로 손을 도로에 붙이는 시위를 전개했다.

24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마지막 세대' 활동가들은 이날 기후변화에 대한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면서 강력 접착제로 자신들의 몸을 베를린 시내 주요 도로 30여곳에 붙이는 시위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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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베를린서 기후활동가 '도로 접착' 시위
15대 넘는 구급차 현장 출동도 어려움 겪어

독일 환경단체 '마지막 세대(Letzte Generation)' 소속 기후활동가들이 베를린 시내 주요 도로 30여 곳에 난입해 접착제로 손을 도로에 붙이는 시위를 전개했다.

독일 베를린에서 24일(현지시간) 경찰이 접착제로 도로에 손을 붙인 채 시위를 벌이는 기후운동단체 '마지막 세대'(Letzte Generation) 소속 활동가의 손을 떼어내고 있다. 이날 활동가들은 고속도로에서의 속도 제한, 대중교통 요금 인하 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24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마지막 세대' 활동가들은 이날 기후변화에 대한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면서 강력 접착제로 자신들의 몸을 베를린 시내 주요 도로 30여곳에 붙이는 시위를 벌였다. 이로 인해 베를린 도시고속도로 등 주요 도로의 통행이 잠시 마비됐고, 오도 가도 못하게 된 운전자들은 이들을 향해 거세게 항의하기도 했다.

이날 시위에는 경찰 500여명이 투입됐고, 경찰은 도로에 접착한 기후활동가 등 모두 40여 명을 연행했다. 특히 베를린 도심 에른스트-로이터 광장에서는 경찰이 기후활동가들을 도로에서 분리하느라 도로의 일부를 잘라내야 했다.

또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시위로 구급차 15대 이상이 현장으로 출동하는 데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버스와 자동차 운행에 차질이 빚어지자 한 시민이 기후활동가를 폭행하는 등 충돌도 발생했다.

독일 베를린에서 '마지막 세대' 활동가들이 고속도로를 막는 시위를 벌였다. 이 시위로 구급차가 교통 체증에 갇혀 옴삭달싹 하지 못 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앞서 '마지막 세대'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요구 조건이 받아들여질 때까지 독일의 수도 베를린을 마비시키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이들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우리는 정부가 헌법을 지키지 않고, 우리의 생활을 위한 기본여건이 파괴되는 것을 멈추기 위한 계획을 마련하지 않는 것을 더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저항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슈테펜 헤베슈트라이트 독일 정부 대변인은 "우리는 당연히 이런 시위 형태를 지지하지 않는다"면서 "독일 정부는 앞서 어떤 정부보다 기후 보호를 위해 많은 조처를 했다. 의회민주주의에서는 비판할 기회가 있지만, 공공질서의 대대적인 방해가 이에 기여할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마지막 세대' 소속 활동가들이 지난 2월 16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73회 베를린영화제 개막식 레드카펫을 점거하고 있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마지막 세대'가 과격한 형식의 시위를 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월에는 세계 3대 영화제 중 하나인 독일 베를린국제영화제 개막식 레드카펫에 난입해 손을 붙이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당시 시위에 나선 활동가 리사 빈켈만(20)은 "우리는 상상할 수 없는 재앙 속으로 향하고 있다"며 "우리 사회는 다가오는 붕괴를 더는 무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활동가 라파엘 펠미(26)도 "베를린 영화제와 같은 행사는 위험에서 눈을 돌리도록 유혹한다"면서 "그러나 우리가 지금과 마찬가지로 (변화하지 않고) 계속 생활한다면 이런 행사들은 앞으로 열릴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기후단체 활동가들은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날로 과격해지는 시위 방식을 택하고 있다. 평범한 방식으로는 기후 위기의 심각성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울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도로점거, 음식물 투척 등 시위 방식이 격해지자 곳곳에선 이들을 향한 비판적인 의견이 나온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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