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포커스] 비로소 이름값 증명한 러셀

안희수 2023. 4. 25.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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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11일 오후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키움 러셀이 1회 중전안타를 날리고 있다. 잠실=정시종 기자 capa@edaily.co.kr /2023.04.11.
키움 히어로즈 외국인 타자 에디슨 러셀(29)은 지난주까지 득점권에서 가장 강했던 타자다.

그는 득점권 19타석에서 안타 12개를 때려냈다. 타율은 무려 0.706. 2위 김현수(0.600·LG 트윈스)보다 1할 이상 높았다. 2아웃 상황에서만 적시타 5개를 기록하며 득점 기회를 살렸다. 24일 기준으로 14타점을 기록, 이 부문 리그 6위를 달렸다. 

키움 타선의 공격력은 가라앉았다. 간판타자 이정후가 17경기에서 타율 0.197에 그치며 전에 없이 부진한 초반을 보내고 있고, FA(자유계약선수) 이적생 이형종도 홈런 없이 타율 0.247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러셀은 이런 상황에서 4번 타자로 나서 팀 공격을 이끌고 있다. 팀 내 가장 높은 타율(0.356)을 기록했다. 홈런이 나오지 않아 우려가 있었지만, 지난 22일 SSG 랜더스전에서 마수걸이포를 쏘아 올렸다. 

비로소 진가를 드러내고 있다. 러셀은 KBO리그 구단과 계약한 외국인 선수 중 가장 이름값이 높은 선수였다. 메이저리그(MLB) 시카고 컵스 소속으로 뛴 2016년, 주전 유격수로 소속팀 월드시리즈 우승에 기여한 선수였다. 빅리그에서만 615경기에 출전했다. 

하지만 대체 선수로 키움에 합류한 2020시즌, 그는 65경기에서 타율 0.254·2홈런·OPS(출루율+장타율) 0.653에 그치며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재계약도 실패했다. 

키움은 그런 러셀과 올해 다시 동행하고 있다. 그가 멕시코 리그에서 뛴 2022시즌 홈런 24개를 치며 장타력을 회복했다고 봤다. 멘털도 보다 진중해졌다는 보고에도 주목했다. 

실제로 러셀은 스프링캠프에 합류한 직후 홍원기 키움 감독과 가진 면담에서 훈련 계획과 개막 뒤 목표를 구체적으로 전하며 열의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한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강화해 2020시즌 대비 5㎏ 이상 증량하기도 했다. 홍원기 감독은 미국(애리조나주) 캠프를 마치고 돌아온 뒤 “러셀이 많이 달라졌다. 올 시즌 잘해줄 것”이라고 장담했다. 

러셀은 지난주까지 유격수로 15경기(119이닝)에 나서 실책을 1개도 범하지 않았다. 100이닝 이상 소화한 리그 유격수 중 실책이 없는 선수는 러셀이 유일하다. 


주루도 적극적이다. 지난 23일 출전한 SSG전 4회 초, 내야 타구에 홈으로 쇄도한 러셀은 야수 송구를 잡고 기다리고 있던 포수의 태그를 피해 득점을 올렸다. 벤트 레그 슬라이딩을 하다가 스스로 제동을 걸고 일어선 뒤 비어 있는 홈플레이트를 밟는 재치를 보여줬다. 

빅리거 클래스를 드러내면서도, 허슬 플레이를 자주 보여주고 있다. 러셀은 키움과 다시 계약하며 “2020년 아쉬웠던 모습을 교훈으로 삼아 2023년은 착실하게 시즌을 준비할 것”이라고 했다. 자신의 말을 지켜내고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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