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타점 다가선 최형우 "어차피 최정이 깰 기록, 내 역할은..."

안희수 2023. 4. 25.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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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춘 타격을 보여주고 있는 최형우. 사진=KIA 타이거즈
“어차피 (최)정이가 깰 기록입니다.”

KBO리그 통산 타점 1위. 최형우(40·KIA 타이거즈)가 수년 전부터 욕심을 감추지 않았던 자리다. 그는 “중심 타자에게 가장 중요한 기록은 타점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자주 말했다. 

현재 이 부문 1위는 2017시즌을 마지막으로 선수 생활을 접은 이승엽(현 두산 베어스 감독)이 남긴 1498개. 최형우는 2020시즌까지 1335개를 마크, 신기록 달성을 ‘시간문제’로 만들었다. 

하지만 2021시즌 부상이 문제였다. 안구 질환으로 전반기 내내 고전한 뒤 끝내 제 모습을 찾지 못한 채 55타점에 그쳤다. 지난 시즌(2022)도 71타점을 기록했지만, 전성기에는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남겼다. 최형우는 2022시즌 전반기를 돌아보며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타석에 서 있는 것 같았다”라고 돌아봤다. 

최형우의 목표도 조금 달라졌다. 자신이 원하는 타격을 하지 못하면서, 꾸역꾸역 쌓는 타점은 무의미하다고 봤다. 계약 기간(2023시즌) 내 신기록 달성은 무난히 해낼 것으로 보였지만, 결과보다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고 보기 시작했다. 

최형우는 올 시즌 초반 좋은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다. 24일 기준으로 타점 11개를 올리며 1472개를 마크, 이승엽의 기록에 26개 차이로 다가섰다. 

최형우는 타점 신기록에 쏠리는 시선이 조금 민망하다. 이승엽을 넘고, 역대 최초 1500개를 돌파하며, 최대한 많은 타점을 추가하겠다는 개인 목표는 여전하다. 그러나 자신이 신기록을 세우더라도, 그리 오래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SSG 간판타자 최정이 있기 때문이다. 그의 통산 타점은 24일 현재 1383개. 최형우와는 89개 차이다. 최정은 최근 7시즌 연속으로 74타점 이상 기록했다. 

최형우는 3년 후배(나이는 4살 차이) 최정이 자신이 남긴 기록을 깰 거라고 본다. 최근 만난 최형우는 “어차피 (최)정이가 깰 기록(통산 타점)이다. 물론 개인적으로는 분명히 의미가 있지만, 이전만큼 의식하지 않는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지금 최형우는 기록이 아닌 팀 승리와 좋은 타격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시즌(2022) KIA가 정규시즌 5위에 오르며 4년 만에 포스트시즌 무대에 나선 그는 “젊은 선수들에게 더없이 좋은 경험이기 때문에 올해도 꼭 가을야구를 함께 치르고 싶다. 특별한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돕는 게 내가 할 일”이라고 했다. 

최형우는 삼성 라이온즈와의 지난 주말 3연전에서 맹타를 휘둘렀다. 1차전에선 2-4로 지고 있던 9회 말 끝내기 3점 홈런, 3차전에서는 선제 타점과 홈런을 때려냈다. 나성범이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 KIA 타선의 중심을 잡아 주고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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