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93채 소유 '빌라의 신' 일당, 징역 5~8년 선고

선대식 2023. 4. 25.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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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00조직', '빌라의 신' 등으로 알려진 전세사기 일당이 법원에서 징역 5~8년을 선고받았다.

앞서 검찰은 이들 일당의 전세사기 가운데 경기도 수원·구리·군포 소재 빌라·오피스텔 3곳에서 피해자 31명에게 약 70억 원의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은 사실만 우선 지난 10월 재판에 넘겼고, 이날 법원은 검찰의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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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지법 안산지원...전세사기 피해자들 "형량 가볍다, 검찰에 항소 탄원서 제출"

[선대식 기자]

 18일 오후 인천 주암역 광장에서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전국대책위 주최로 전세사기 피해자 추모제가 열렸다.
ⓒ 권우성
 
'2400조직', '빌라의 신' 등으로 알려진 전세사기 일당이 법원에서 징역 5~8년을 선고받았다. 검사의 구형보다 높은 형량이지만, 피해자들은 "가볍다"는 입장이다. 

25일 오전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형사2단독 재판부 장두봉 부장판사는 전세사기 설계자 최아무개씨에게 징역 8년을, 범행에 이름을 빌려준 권아무개씨와 박아무개씨에게는 각각 징역 6년과 5년을 선고했다.

앞서 검찰은 이들 일당의 전세사기 가운데 경기도 수원·구리·군포 소재 빌라·오피스텔 3곳에서 피해자 31명에게 약 70억 원의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은 사실만 우선 지난 10월 재판에 넘겼고, 이날 법원은 검찰의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경찰에 따르면, 아직 재판에 넘겨지지 않은 1명을 포함해 이들 일당 4명은 전국에 걸쳐 모두 3493채의 빌라·오피스텔 등을 소유하고 있다. 지금까지 알려진 최대 규모의 전세사기단으로 알려졌다.(관련기사 : 3493채 '빌라의 신' 전세사기의 전말 https://omn.kr/22n2x) 경찰은 이들의 다른 전세사기 건을 수사하고 있어 이후 추가 기소 가능성이 있다. 

"서민, 사회초년생들의 삶의 기반 흔들어"

재판의 주요 쟁점은 피고인들이 피해자들에게 전세보증금을 반환할 의사나 능력이 있었는지 여부였다. 피고인들은 재판 과정에서 부동산 관련 세금 증가와 부동산 경기 악화 탓에 반환하지 못한 것이라고 항변했다.

장두봉 판사는 피고인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장 판사는 이날 선고공판에서 "(피고인이 건축주에게 지급) 분양 대금과 (피해자들의) 임대차 보증금이 같아서 피고인들은 별도의 자금을 투입하지 않고 오피스텔 등의 소유권을 이전 받으면서도 분양 대행업체 등으로부터 취득세를 지원받고 이에 더해서 오피스텔 1채당 100만~300만 원의 리베이트를 지급받았다"라고 밝혔다.

"매입할 오피스텔 등의 위치나 주변 환경 등 시세에 영향을 미치는 요건들을 구체적으로 검토하지 않고 무작위로 오피스텔 등을 매입해서 이 사건을 전후에서 권○○은 1245채, 김○○은 909채, 최○○은 296채를 소유하게 됐다.

피고인들은 이 사건 범행으로 취득하는 수익 외에는 별다른 수입이 없어서 종합부동산세, 재산세 등의 구체적인 납부 계획이 없었고, 피해자들에 대한 임대차 보증금 반환에 관하여도 구체적인 계획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 결과 피해자들의 임대차 계약이 종료되었음에도 피고인들은 피해자들에게 임대차 보증금을 반환하기 위한 구체적인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

장 판사는 "이 사건 오피스텔을 분양받을 당시 피고인들은 피해자들에게 임대차 보증금을 제대로 반환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음에도 피해자들을 기망해서 피해자들로 하여금 임대차 보증금을 지급하도록 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들은 분양 대금 지급을 면하는 재산상 이익을 얻었다는 점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고 (피고인들의) 기망 행위와 (피해자들의 임대차계약 체결) 처분 행위 사이에 인과관계도 인정할 수 있다"라고 판시했다.

그는 양형과 관련해, "서민층과 사회 초년생 등 피해자들의 삶의 기반을 흔드는 매우 중대한 범행이다. 그럼에도 피해 회복이 이루어지지 않아 피해자들이 피고인들의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피해자들 "형량 가벼워... 검찰의 항소 위한 탄원서 준비"

일부 피해자들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의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보험으로 대위변제를 받은 점, 경매 절차로 일부 피해 회복이 가능한 점 등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양형사유로 언급했다.

장 판사는 최씨·권씨·김씨에게 징역 8년·6년·5년을 선고했는데, 이는 검사가 선고해달라고 한 7년·5년·5년보다 무거웠다.

하지만 피고인들의 엄벌을 요구한 피해자들은 형량이 가볍다는 입장이다. 한 피해자는 "형량이 무겁지 않다. 검찰이 항소하도록 탄원서를 준비하고 있다"면서 "큰 피해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경매를 진행하는 것인데, 이를 두고 판사가 피고인에게 유리한 양형 사유로 언급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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