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 준 UAE 정보 정확했다"...버스만 1174㎞, 수단 탈출 전말
“아랍에미리트(UAE)가 준 정보를 믿고 1174㎞를 내달렸다.”
수단 교민 구출 작전을 두고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가 25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한 말이다. 군벌 간 무력 충돌을 피해 수단을 탈출한 우리 교민 28명이 전날 강행군 끝에 마침내 우리 군용기에 오른 것을 언급하며 한 말이었다.
이 고위 관계자는 “현지에서 확인되지 않은 여러 정보가 뒤섞여 아주 혼란스러웠다”며 긴박했던 당시 탈출 상황을 전했다. “우리의 철수 시점을 판단하는 것부터 탈출로로 공항을 택할지, 육로로 갈지 고민을 많이 했다. 공항으로 가면 빠른데 공항내 상황을 알기가 어려웠다.”
그러면서 언급한 게 UAE의 정보력이었다. 이 관계자는 “UAE가 정보력이 강했다. 수단 정부군과 신속지원군(RSF) 모두와 연결돼 있었다”며 “혼란스러운 시기, UAE로부터 정보 공유가 있었고, 탈출 과정을 같이 하자는 제안도 우리에게 먼저 해왔다. 우리는 그들을 믿었다”고 전했다. 현지 상황이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불안정한 탓에 육로 이동에는 적지 않은 위험이 예상됐지만, UAE를 비롯한 우방국의 도움으로 육로를 택했다는 것이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교민들이 지난 23일 오전 교전이 한창인 수단 수도 하르툼에서 출발했고, 이들을 태운 버스가 24일 오후 2시 40분(현지시간) 포트수단에 진입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하르툼에서 포트수단까지 약 850㎞를 버스 이동한 것으로 나오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며 “실제로 버스가 이동한 건 1174㎞였다”고 전했다. 교민들은 안전을 위해 다소 돌아가는 경로를 택했다는 취지다.
수단에 체류 중인 일본인도 우리 교민과 탈출을 함께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동을 위한 출발 시간이 지났는데도 일본인이 못 오고 있었다”며 “우리 방탄차로 직접 그들을 데리고 와서는 우리 버스에 태워 같이 빠져나왔다”고 전했다.
정부는 이번 교민 철수 작전을 ‘프라미스’(Promise)라 명명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끝까지 책임지겠다는 대통령의 약속을 이행하기 위한 그런 작전이 펼쳐졌기 때문에 ‘프라미스’로 명명됐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의 한 참모는 “윤 대통령이 국빈 방미를 위해 출국하기 직전 참모들에게 ‘우리 국민을 안전한 곳으로 반드시 이동시키라’는 특명이 있었다”고 전했다.
김은혜 홍보수석은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프레스센터 브리핑에서 “아프리카 수단에서 우리 교민 28분이 안전하게 구출이 됐다”며 “가슴을 졸이면서 한마음으로 성원해주신 국민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먼저 실시간으로 상황을 보고받고 작전 초기부터 우리 군용기, 청해부대 충무공 이순신함, 그리고 특전부대 경호 요원의 긴급 파견을 지시했다”며 “워싱턴으로 오는 기내에서도 위성으로 용산 위기관리센터를 연결해 화상회의를 주재하고 교민들이 안전하게 철수하도록 상황 보고를 받으며 탈출 직전까지 상황을 지휘했다”고 설명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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