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일본 무릎꿇기' 논란…與 "야당 오역" 野 "독해력 테스트냐"
윤석열 대통령의 외신 인터뷰를 두고 여야가 충돌했다. 국민의힘은 25일 야당이 오역한 가짜뉴스로 선동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윤 대통령을 적극 옹호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국민 상대로 독해력 테스트를 하고 있다"며 여당 측 주장을 맞받아쳤다.
윤 대통령은 지난 24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미국 워싱턴포스트(WP)와 인터뷰에서 "일본이 100년 전 한 일로 무릎을 꿇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해 일본이 과거사에 대해 더는 사과할 필요가 없다는 의사를 내비쳤고, 정치권 안팎에선 논란이 일고 있다.
與 "외교까지 정쟁 삼는 나쁜 관성…오역, 주어 빠져"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확장억제 증대를 비롯해 안보 분야는 물론 경제 분야에서 상당한 수준의 성과가 기대되고 있는데, 민주당 반응을 보며 우리 정치의 수준이 어디 있는지 정말 가슴이 아팠다"고 비판했다. 이어 "(윤 대통령이) '사고 칠까 걱정이다' '공포와 불안의 한 주가 시작됐다'는 등 극단의 유튜버들이나 할 막말들이 민주당 공식 회의에 등장했다"며 "외교까지 정쟁의 수단으로 삼는 나쁜 관성에서 벗어나 뭐가 진정한 국가와 국민을 위한 일인지 다시 생각하기 바란다"고 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윤 대통령의 인터뷰 발언을 두고 "미래지향적으로 나가자는 취지인데, 한글 원문을 보면 주어가 빠져있다"며 "이것으로 인해 해석에서 영어 번역이 다소 오해의 소지가 있게 번역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체 문맥 취지를 보면 대통령이 반드시 그것 때문에 무조건 안 된다는 개념이 아니라 과거 역사를 갖고 끊임없이 무릎 꿇으라고 사과하라만 요구하면 일본에서도 김대중-오부치 선언 후 수많은 사과 발언 과정에서 한일 관계를 앞으로 나가지 못하게 하는 원인으로밖에 안 되니 결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도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어제 당에서 여기에 대한 논평을 냈는데, 당에서 낸 그대로"라며 "인터뷰를 보니까 일본이 무조건 무릎을 꿇으라고 한 것은 일본이 받아들일 수 없다는 문장이 있는데, '일본'이라는 주어가 해석에서 빠진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해석에 있어 빠진 부분을 갖고 민주당에서 반일감정을 자극해 굉장히 많은 비판을 하고 있는데, 제가 봤을 때 해석하는 부분에 있어 주어가 빠지지 않았나 싶다"며 동조했다.
野 "국민 상대로 독해력 테스트"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날 경기도 김포시 김포도시철도(김포골드라인) 운양역 방문을 마친 뒤 "국민을 상대로 독해력 테스트를 하고 있는데 옳지 않다"며 윤 대통령 발언이 오역됐다는 여당 쪽 주장을 비판했다. 이 대표는 "안보 관련해서는 당연히 초당적 협력이 있어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그거는 국민을 존중할 때 가능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대한민국 대통령이 아닌 일본 총리의 말인 줄 착각하고도 남을 만큼 매우 무책임하고 몰역사적인 인식을 드러냈다"며 "윤 대통령은 더 이상 우리 국민을 부끄럽게 하지 말기 바란다"고 비판했다.
정책위의장인 김민석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과거 부정으로 동북아의 갈등을 재생산하는 일본의 차이도 구별 못하는 '100년 전 일' 발언의 상식부족 망언 리스크"라며 "집안에선 큰소리치고 밖에서는 맥 못쓰면 가장이 아니고 폭력남편"이라고 공세에 가세했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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