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주춤" 백화점, 역기저 본격화 대책은

김유리 2023. 4. 25.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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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데믹 해외여행 재개, 명품 보복소비 주춤
코로나 이후 바뀐 소비패턴·고객유형 등 반영
리뉴얼·팝업·행사 확대…전략 전환 고심

올해 1분기 백화점 3사가 미진한 성적표를 받아들 전망이다. 엔데믹(감염병 주기적 유행)에 따른 해외여행 재개로 코로나19 기간 폭발했던 명품 '보복소비'가 주춤해진 데다 지난해 높은 실적에 역기저 효과가 발생, 이같은 결과를 낳았다는 분석이다. 업계는 코로나19 이후 변화가 가속화한 소비 패턴과 고객 변화, 문화 향유 방식 등을 반영해 백화점 운영 전략을 바꿔 나간다는 방침이다.

신세계백화점 본점 전경[사진제공=신세계백화점].

2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신세계의 연결 실적 컨센서스(추정치)는 매출액 1조7285억원, 영업이익 1547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15%, 5.44%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같은 기간 현대백화점의 예상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1088억원, 842억원으로 매출은 18.66% 상승했으나 영업이익은 5.29% 감소했다. 롯데쇼핑의 올해 1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액 3조7497억원, 영업이익 1106억원이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소폭(0.56%) 감소한 수준이며 영업이익은 60.99% 개선됐다.

이들의 실적이 주춤한 데는 신세계, 현대백화점, 롯데쇼핑의 실적을 이끄는 백화점 성적표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그간 백화점 실적을 이끌었던 명품 카테고리의 매출 신장률이 한 자릿 수에 그친 점이 뼈아팠다.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등 백화점 3사의 올해 1분기 명품 매출 신장률은 각각 7%, 7.8%, 9.1%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 명품 매출 신장률이 각각 30~37%에 달하면서 실적 성장을 뒷받침한 것과 대조적이다. 명품은 품목당 매출이 상대적으로 커 백화점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0% 안팎으로 크다. 해외 여행이 본격화한 데다 경기 침체 우려가 겹치면서 명품을 포함한 매출은 증가율이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했다. 고금리·고물가에 따른 소비심리 악화와 부동산 경기침체 등도 영향을 미쳤다.

신세계는 기존점 성장에도 명품 매출 성장률 둔화 및 특별 성과급 지급으로 인한 비용 증가 등이 1분기 실적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현대백화점은 대전점 화재에 따른 영업중단도 실적에 악영향을 끼쳤다. 롯데쇼핑 영업이익 증가는 백화점이 명품군보다 패션군에 힘을 실어 보복소비 중단 영향이 상대적으로 덜했던 점과 함께 e커머스 부문 적자 축소가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올해 2분기 역시 역기저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다. 지난해 4월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등에 따른 패션 수요 확대로 고마진인 의류 부문이 고성장한 데 따른 베이스가 높기 때문이다.

백화점은 국내 고객의 해외여행 확대에 대응해 한국을 찾는 해외여행객들의 백화점 방문 유도와 함께, 매장 리뉴얼과 각종 체험 행사 등을 앞세워 실적 방어에 나서고 있다. 1분기 백화점 실적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던 상황에서도 롯데백화점 본점의 외국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9배 증가했다. 명동 관광특구 중심에 자리해, 이곳을 찾은 동남아시아, 일본 등 각국 관광객이 쇼핑을 위해 본점을 찾은 영향이다. 롯데백화점은 오는 28일부터 서울시와 함께 '명동 페스티벌'을 기획한 것도 이 때문이다. 잠실점 역시 이달 동남아시아 국가 황금연휴 기간에 맞춰 '라인프렌즈 럭키하우스' 팝업스토어를 여는 등 행사를 통해 국내외 관광객의 백화점 방문 확대를 꾀했다.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 역시 MZ세대(밀레니얼+Z세대) 방문객 확대 등을 목표로 주요 점포 리뉴얼, 팝업스토어 확대 등에 나섰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이달 29일부터 '기원배치 2 디스틸러리 에디션'을 국내 최초로 선보이는 등 최근 MZ세대 사이 열풍이 일고 있는 위스키를 통해 고객 발길을 붙잡는다. 현대백화점도 판교점에 '디즈니 100주년' 기념 팝업스토어를 오픈해 가족 고객 등의 방문 확대에 나선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고마진 호실적으로 올해 상반기 실적이 주춤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내국인 소비 축소 등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외 고객이 각 점포로 발걸음을 할 수 있도록 눈길을 끄는 각종 행사에 나서고 있다"며 "하반기께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고 말헀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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