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토레스'에 '더 미친 KR10'…기대되는 KG모빌리티의 미래
"디자인 미쳤다." "양산차가 저대로 나올 수 있을까."
지난 2021년 쌍용자동차가 프로젝트명 J100 스케치를 내놓았을 당시 소비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스케치나 콘셉트카의 디자인이 양산 단계에서 구현되기 힘들다는 통설을 깨고 쌍용차는 J100의 ‘그 모습 그대로’ 중형 SUV 토레스를 출시했고, 시장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었다.
KG그룹 합류와 함께 ‘KG모빌리티’로 새 출발을 알린 이 회사는 지난달 2023 서울모빌리티쇼 프레스데이 행사에서 또 다시 ‘미쳤다’는 소리를 들을 만한 디자인 콘셉트 모델들을 줄이어 내놨다.
준중형 SUV 코란도를 대체할 KR10부터, 대형 SUV 렉스턴 후속 F100, 전기 픽업트럭 O100까지 하나같이 빼어난 디자인으로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예전의 쌍용차라면 이들을 양산차로 출시할 여력에 의문부호가 찍혔겠지만 새로 출범한 KG모빌리티에게는 KG그룹이라는 든든한 배경이 있다.
곽재선 KG그룹 회장은 서울모빌리티쇼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모두에게 박수를 받고, 모든 사람들이 기대하는 회사로 KG모빌리티를 만들어 나갈 것이다. 오늘 이후 KG모빌리티는 대한민국에 우뚝 서서 존재 이유를 알리는 새로운 회사가 될 것을 약속드린다”며 그룹 차원의 강력한 지원 의지를 보여줬다.
KG모빌리티는 앞으로 SUV 위주의 상품 전략을 전개한다는 방침이다. 2025년까지 KR10, F100, O100 등을 모두 출시해 라인업을 탄탄하게 구축할 예정이다.
이는 한국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자동차 회사이자 SUV 명가로 이름을 떨쳐온 ‘하동환자동차제작소-신진자동차-동아자동차-쌍용자동차’의 헤리티지를 계승하겠다는 의미기도 하다.
1954년 폐차된 미군의 차량을 수집하고 직접 뜯어내 대한민국 최초로 버스를 제작한 ‘하동환자동차제작소’를 모태로 하는 KG모빌리티는 국내 최초 민간용 지프 생산, 국내 최초 버스 해외 수출 등 대한민국 자동차 산업의 역사를 써내려왔다.
1974년 탄생한 ‘신진지프’는 ‘한국인은 할 수 있다(Korean can do)’는 의미를 담은 코란도로 이름을 바꾸고 국내 대표 SUV로 오랜 기간 자리해왔다.
이후 벤츠와의 기술 제휴를 통해 탄생시킨 무쏘와 렉스턴 역시 한때 SUV 마니아들의 로망이었고, 지금은 ‘추억의 명차’로 각인돼 있다. 2015년에는 소형 SUV 붐을 일으킨 ‘티볼리 신화’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현 시점에서 KG모빌리티의 재도약을 이끄는 모델은 토레스다. 지난해 7월 출시된 토레스는 역대 최단기간 사전계약 대수인 1만2000대를 기록하며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올해 3월에는 6595대의 판매량으로 단일모델 역대 월 최대 판매량을 기록하는 등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다.
곽재선 회장은 ‘경영 안정화’와 ‘종합 모빌리티 기업으로의 도약’을 중심으로 KG모빌리티의 새로운 미래를 그리고 있다.
곽 회장은 지난해 KG모빌리티 인수 확정 직후 회장에 취임해 경영현장을 직접 지휘하며 판매 물량 증대를 독려했다. 그룹 회장이 직접 발로 뛰는 모습은 고객신뢰 회복에도 크게 기여했다. 이를 통해 KG모빌리티는 지난해 4분기 1조339억원의 매출과 4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2016년 4분기 이후 24개 분기 만에 분기 기준 흑자를 기록한 것이다.
KG 모빌리티는 ‘다르게 간다(Go Different)’라는 슬로건을 공개하며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시대를 예고하기도 했다. 곽 회장은 지난 4일 ‘비전테크 데이’ 행사를 통해 “지난해 7월부터 업무를 봤는데 느낌상 10년은 지난 것 같다”며 그동안 다양한 변화를 시도해 왔음을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 KG 모빌리티는새로운 기술과 시도로 넓은 자동차 시장을 차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글로벌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SNAM과 KD 협력사업의 일환으로 지난해 현지 조립공장을 착공한 데 이어 올해부터 1단계 현지 조립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올 들어 2월에는 UAE(아랍에미리트) NGT와 수출 계약을 체결했고, 3월에는 FUTA 그룹의 Kim Long Motors와 KD 계약을 맺었다. 물량은 2024년 연간 1만500대를 시작으로 2029년 6만대 등 총 21만대, 매출 규모로는 6조원 수준이 될 예정이라 향후 KG모빌리티의 든든한 일감이자 매출원이 될 전망이다.
완성차 업계에서 가장 끈끈한 노사협력 관계도 KG모빌리티의 경쟁력 중 하나다. 오랜 시련을 함께 견뎌내며 ‘동지애’로 뭉친 KG모빌리티 노동조합은 종합 모빌리티 기업으로 도약하는 길목에서도 든든한 지원군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선목래 KG모빌리티 노조위원장은 지난 4일 비전테크데이에 참석해 앞으로도 사측과 상생협력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2010년 이후 지난해까지 13년 연속 무분규를 달성한 KG 모빌리티 노사는 지난 2021년에는 단체협약 주기를 현행 2년에서 3년으로 변경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KG그룹으로의 인수 직전인 지난해 7월에는 KG컨소시엄과 KG 모빌리티 노사가 고용보장과 장기 투자 등을 골자로 한 3자 특별협약서를 체결하는 등 회사 정상화의 근간이 될 상생의 노사관계를 더욱 공고히 다졌다.
KG 모빌리티 관계자는 “O100과 F100, KR10 등 다양한 신모델과 미래 전동화 기술의 집약체인 EV전용 플랫폼 등으로 다양한 미래 비전을 그리고 있다”며 “앞으로 새로운 자동차시장의 패러다임 변화에 맞춘 전동화 모델 개발과 SDV, 자율주행차, 클라우드 기반의 AI 등 모빌리티 기술 분야에 집중해 미래모빌리티 동반자로서 존경 받는 기업, 자랑스런 회사로 성장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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