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ING]무더기 하한가, 수급 변동성 확대 주의보

송화정 2023. 4. 25.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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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나흘째 약세…보합권서 등락
코스닥 850선도 내줘

코스피와 코스닥이 상승 출발 후 하락 전환해 나흘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전일 무더기 하한가를 기록한 종목들이 이날도 폭락세를 지속하면서 수급 변동성 확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코스피, 나흘째 약세…장초반 보합권 등락

25일 오전 10시20분 기준 코스피는 전일 대비 0.97포인트(0.04%) 내린 2522.53을 기록 중이다. 코스닥은 6.08포인트(0.71%) 하락한 849.15를 기록했다.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상승 출발 후 하락 전환했다. 코스피는 장 초반 보합권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고 코스닥은 하락 전환 후 낙폭이 확대되며 850선을 내줬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전일 미국 증시가 보합권에서 혼조세로 마감한 가운데 국내 증시도 비슷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일 대비 0.20%, S&P500지수는 0.09% 각각 상승했으나 나스닥지수는 0.29% 하락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 증시는 경제지표 세부 항목이 견고함을 보이면서 경기 경착륙 가능성이 일부 완화되자 장 초반 상승했으나 대형 기술주 실적 발표를 앞두고 경계 심리가 높은 가운데 기술주 중심으로 매물이 출회되며 나스닥이 하락했다"면서 "미국 대형 기술주 실적 발표를 앞두고 우려가 높아지고 있어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수급 변동성 확대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전일 삼천리·대성홀딩스·서울가스·세방·다올투자증권 등 코스피 상장사 5곳과 하림지주·다우데이타·선광 등 코스닥 상장사 3곳이 무더기 하한가를 기록한 데 이어 이날도 이들 종목의 폭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선광, 세방, 삼천리, 대성홀딩스, 서울가스, 다우데이터는 이날도 하한가로 떨어졌고 하림지주와 다올투자증권도 각각 13.31%, 13.22% 빠지며 두 자릿수의 낙폭을 기록하고 있다. 이들 종목은 외국계 증권사인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 창구에서 전날 매도 물량이 쏟아졌다.

김정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시장에서는 차액결제거래(CFD) 계좌의 반대매매가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으나 CFD 거래 관련 데이터는 기술적으로 접근, 분석에 있어서 상당한 제약이 있다"면서 "신용융자거래 데이터를 기반으로 볼 경우 수급 변동성 확대 원인은 높아진 레버리지 부담이었다고 합리적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코스피와 코스닥의 신용융자잔고는 20조4000억원으로 연초 대비 3조9000억원 증가했다. 코스닥의 경우 10조5000억원으로 2022년 4~5월 고점 수준에 도달했다.

김 연구원은 "신융융자거래는 증시 상방을 열어주기도 하면서 하방압력을 가중시키는 양날의 검"이라며 "특히 코스피보다는 개인투자자 수급 영향이 더 큰 코스닥이 레버리지 위험에 민감하다"고 말했다. 연초 이후 개인의 코스닥 누적 순매수 금액은 6조3000억원으로 코스닥 신용융자잔고 대비 60%에 육박한 상황이다. 코스닥의 신용융자신규금액 추이를 보면 최근 20거래일 평균 기준 1조3000억원으로, 이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투자 열풍이 불었던 2020년보다 높은 수준이다.

전일 하한가를 기록한 종목들은 공통적으로 시장 대비 신용융자공여율과 신용융자잔고율이 과도한 수준이었다. 코스피 전체 종목의 5일 평균 신용융자공여율은 7.44%, 신용융자잔고율은 0.98% 수준인데 하한가를 기록한 코스피 종목들은 평균적으로 30% 수준의 신용융자공여율을 보였고 잔고율 평균은 10%를 상회했다. 코스닥의 경우 전체 종목의 잔고율과 공여율은 각각 2.2%, 6.9%이나 하한가를 기록한 종목의 경우 평균 잔고율이 10.2%, 공여율은 22.7%로 시장 평균 수준을 크게 웃돌았다. 김 연구원은 "신용융자공여, 잔고율이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주가 하방위험이 발생할 경우 급매 현상이 더욱 증폭될 수 있다"면서 "펀더멘털이 아닌 단순 수급으로 주가의 비이상적인 움직임이 나타날 경우 결국 수급 변동성 확대로 가격조정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코스닥 주가 변동성 확대 대비해야

일부 종목이 초래한 하한가 사태가 국내 증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코스닥의 경우 개인 비중이 높고 최근 큰 폭으로 주가가 지속 하락해 투자심리가 위축된 상황이어서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하한가가 나타난 8개 종목의 시가총액을 감안할 때 이들이 유발한 하한가 사태가 지속적으로 국내 증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코스닥 신용잔고가 연초 7조7000억원대에서 4월말 현재 10조5000억원대로 약 3조원 가까이 급증해 있는 가운데 900선을 상회했던 지수가 3일 연속 급락하며 고점 대비 6% 넘게 하락하는 등 투자심리가 위축됐음을 감안할 때 당분간 레버리지성 베팅으로 유입된 수급이 유발하는 코스닥 주가 변동성 확대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코스피는 소형주, 코스닥은 대형주와 중형주에 대한 경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김 연구원은 "사이즈별 지수의 신용융자거래 현황을 보면 코스피 소형주의 신용융자잔고율, 공여율은 각각 1.7%, 8.0%로 코스피를 상회하고 코스닥의 경우 대형주는 2.5%, 9.6%, 중형주는 2.4%, 12.0%로 코스닥을 웃돌고 있다"면서 "특히 코스닥 중형주가 가장 높은 신용융자공여율을 기록하면서 우선적으로 수급발 변동성 확대를 경계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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