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속 용어]北 조선광선은행…김씨 일가의 '私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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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외교당국이 북한의 불법 사이버 활동을 배후에서 지원해온 '심현섭'을 상대로 동시에 제재를 단행했다.
조선광선은행 소속인 심현섭은 신분을 숨긴 채 해외에 불법 체류 중인 북한 IT 인력들이 벌어들인 암호화폐를 포함해 수백만 달러에 달하는 불법 자금을 세탁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정은의 비자금을 직접 관리하는 조선광선은행, 특히 북한이 주력하는 암호화폐 세탁을 담당하던 심현섭을 존재를 한미가 인지·추적하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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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시절부터 '비자금 창구'로 쓰인 은행
북핵 관여한 中 기업 대주주로 드러나기도
한미 외교당국이 북한의 불법 사이버 활동을 배후에서 지원해온 '심현섭'을 상대로 동시에 제재를 단행했다. 조선광선은행 소속인 심현섭은 신분을 숨긴 채 해외에 불법 체류 중인 북한 IT 인력들이 벌어들인 암호화폐를 포함해 수백만 달러에 달하는 불법 자금을 세탁한 것으로 조사됐다.
25일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심현섭이 소속된 조선광선은행은 김정일 시절부터 비자금을 비롯한 특수자금이 오가는 창구로 활용됐다. 김정은의 고모 김경희가 직접 담당했을 정도로 김씨 일가의 밀착 관리를 받았다. 행정 구조상 북한의 대외무역 및 외환거래를 총괄하는 조선무역은행 산하에 있지만, 실제로는 통제받지 않고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주민들은 은행을 이용하거나 외환을 거래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은행'으로서의 기능을 한다기보단 일종의 '사금고'였던 셈이다.
조선광선은행은 2016년 3월 북핵 개발의 자금줄로 지목되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제재 대상으로 지정되면서 세간에 알려졌는데, 같은해 9월 중국 랴오닝 홍샹그룹이 북핵 개발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불거지면 다시 주목을 받았다. 홍샹그룹의 자회사인 단둥 홍샹실업물류 유한공사의 2대 주주가 조선광선은행으로 드러나면서다. 북한 지도부의 핵·미사일 개발 배후로 중국 정부가 의심됐지만 중국이 홍샹그룹을 집중 조사하면서 마무리됐다.
앞선 미국은 2009년 8월부터 조선광선은행을 제재 리스트에 올렸다. 북한은 달러 거래를 위해 조선무역은행을 중심으로 세계 각지에 만든 은행 비밀지점과 유령회사를 동원하는 수법을 쓴다.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으면 간판을 바꾸거나 현지인 명의로 세운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달러 거래를 시도하는 것이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직접적으로 북한의 자금줄을 틀어막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뜻이다.
일각에선 이번 제재가 북한의 '주요 자금줄'인 해킹 활동을 압박하는 한편, 김씨 일가를 직접 겨냥한 메시지가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정은의 비자금을 직접 관리하는 조선광선은행, 특히 북한이 주력하는 암호화폐 세탁을 담당하던 심현섭을 존재를 한미가 인지·추적하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한미는 3차례에 걸쳐 실무그룹 협의를 가졌으며, 이번 조치는 북한의 불법 사이버 활동을 실질적으로 차단하려는 긴밀한 공조"라고 설명했다.
한편, 우리 외교부와 미 재무부는 전날 북한 국적 개인 '심현섭'을 동시에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한미가 북한과 관련해서 동일한 대상을 동시에 제재하는 것은 2016년 12월 고려항공을 겨냥한 뒤 6년 4개월 만이며, 사이버 분야에선 이번이 처음이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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