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현장] “멈춰진 시간 힘들었다”…태양, 긴 고민 끝에 ‘초심’으로

박정선 2023. 4. 2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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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은 계속 밤을 맞이하는데도 아무런 불평불만이 없어요. 오히려 너무 아름다운 모습을 유지하죠. 저 역시 (힘든 시간들을) 가장 아름다운 방법으로 이겨낼 수 있었으면 했습니다. 태양이 지는 석양을 바라보면서 위로를 받았던 거죠. 이번 앨범은 그 마음들이 녹여져 있는 앨범입니다.”


가수 태양의 신보 ‘다운 투 어스’(Down to Earth)가 25일 발매된다. 지난 2017년 8월 발표한 정규3집 ‘화이트 나우’ 이후 그의 첫 솔로 앨범이다. 5년여의 시간 동안 태양은 군복무를 했고, 전역한 이후엔 코로나19로 인해 원치 않던 숨고르기의 시간을 가져야 했다.


ⓒ더블랙레이블

태양은 앨범 발매를 하루 앞둔 지난 24일 서울 용산구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 음감회를 열고 “오랫동안 멈춰진 시간이 힘들었다”고 하소연했다. 하지만 그 멈춰져 있던 시간을 허투루 쓰진 않았다. 그는 “저에게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이었는지 바라보고 생각하는 시간이었다. 나를 돌아보고 마주하면서 더 나은 사람으로 변화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번 신보 ‘다운 투 어스’는 이런 태양의 고민으로부터 시작됐다. 고민 끝에는 ‘초심’이 있었다. 그는 “이전에도 초심으로 돌아가겠다고 말했는데, 그 말의 의미가 퇴색될까봐 걱정이 됐다. 그럼에도 지난 시간들로 인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시작해야 한다는 마음이 든 것 같아서 초심에 대해 이야기했다. 초심이라는 단어는 겸손함이라고 생각한다. 저에게 있어 겸손함은 당연한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앞으로 그런 모습으로 살아가고 싶은 마음”이라고 진중한 답변을 내놓았다.


그의 초심은 음악에도 적잖은 변화를 줬다. 블랙핑크 멤버 리사가 피처링으로 참여한 수록곡 ‘슝’이다. 중독성 강한 멜로디와 트렌디한 힙합 비트가 어우러진 알앤비 트랩 장르의 이 노래는 앨범의 물꼬를 트게 된 곡이기도 하다. 태양은 “전역 이후에 음악 작업을 하면서도 어떤 메시지를 담아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프로듀서와 장난을 치면서 노래를 만들다가 이 곡의 1절이 나왔다. ‘이렇게 즐겁게 음악을 했었는데’라는 마음을 이 곡을 통해 느꼈고, 이후의 앨범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앨범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곡은 선공개곡 ‘바이브’(VIBE)다. 방탄소년단 지민과 함께 한 이 곡은 22일 기준, 뮤직비디오 유튜브 조회수 1억뷰를 돌파했고 미국 빌보드 핫100에 오르기도 했다. 태양은 “많은 분들이 도와줘서 가능한 결과였다”면서 “활동을 오래 쉬었음에도 좋은 자리에서 지민이와 만나고, 곡이 나왔다. 나에겐 매우 고마운 곡”이라고 말했다.


선공개곡의 좋은 성적을 타이틀곡이 이어갈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앨범의 타이틀곡 ‘나의 마음에’(Seed)는 서정적 가사와 멜로디 전개로 태양의 감성을 담은 발라드곡이다. 태양은 “케이팝의 가장 아름다운 시기가 80~90년대라고 생각한다. 그 당시 한글로 채워진 곡들이 너무 좋았는데, 이걸 현대적인 스타일로 해석하면 의미가 있을 것 같아서 시작한 곡”이라며 “그간의 생각과 감정들을 자연스럽게 녹여내 가사로 녹여냈다”고 전했다.


앨범에는 앞서 소개한 ‘슝’ ‘바이브’ ‘나의 마음에’를 비롯해 ‘나는’ ‘인스피레이션’(Inspiration) ‘나이트폴’(Nightfall) 등 총 6곡이 담겼다. 발라드, 힙합, 소울 등 다양한 장르의 곡들은 모두 태양이 작사에 참여해 완성했다. 그는 “‘작사를 해야겠다’라는 마음으로 시작을 한 앨범은 아니었다. 상황과 생각이 자연스럽게 맞물린 결과”라며 “생각들 안에서 주제가 찾아지고, 가사가 나왔다. 담백하게 제 감정을 표현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새 앨범을 통한 목표도 밝혔다. 그는 “이번 앨범을 통해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으면 하는 마음이 가장 크다. 오랫동안 기다려준 팬분들에게 음악적인 위로를 주고 싶다”면서 “과거엔 높은 곳을 바라보는 꿈을 꿨다. 하지만 현재로썬 좋은 음악을 만들고 팬들을 만나고 싶은 마음이 우선이다. 처음으로 다가가 팬들과 만나고 싶다”고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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