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에픽게임즈 항소심서도 '승리'…앱스토어 수익성 방어 성공

대신 앱 안에 외부 결제용 링크 넣는 것은 허용

애플이 게임 포트나이트 제작사 에픽게임즈가 제기한 항소심에서도 승기를 거머쥐었다. 에픽게임즈가 애플의 앱스토어 운영방식을 두고 반독점법 위반이라고 소를 제기했으나 법원이 연이어 문제가 없다고 판단, 애플은 앞으로도 앱스토어의 수익을 지켜나갈 수 있게 됐다.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미 제9 순회 항소법원은 이날 애플이 아이폰에서 경쟁사의 앱 마켓플레이스를 금지한 정책이 반독점법 위반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결했다.

법원은 "시장 지배력을 가진 온라인 거래 플랫폼이 우리 경제와 민주주의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두고 적극적이고 중요한 토론이 이뤄지고 있다"며 "연방항소법원으로서 우리의 역할은 토론을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판례를 적용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애플은 아이폰에서 소비자들이 앱을 구매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으로 앱스토어를 통제하고 있다. 구글플레이 등과 같은 경쟁 앱 마켓플레이스를 허용하지 않는다. 또 애플은 유료 콘텐츠 결제 때 앱 마켓인 앱스토어 내부 시스템만 사용하도록 하고, 그 과정에서 최대 30%의 수수료를 챙겨왔다.

이에 대해 에픽게임즈는 이러한 형태의 인앱 결제가 반독점법을 위반한다고 보고 2020년 소송을 제기했다. 에픽게임즈는 애플 측의 인앱 결제 시스템을 무시하고 자체 결제 시스템을 도입하기도 했다.

CNBC방송은 이번 판결에 대해 "애플이 아이폰 앱스토어를 강력하게 통제하고 높은 수수료를 부과하는 관행이 에픽게임즈의 계속된 법적 도전에도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애플은 지난해 서비스 부문에서 781억달러의 매출을 올렸고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을 앱스토어가 기여하고 있다.

애플은 성명을 내고 "1심 이후 2년 만에 진행된 항소심에서 에픽게임즈가 제기한 10건의 주장 가운데 9건에서 애플에 유리하게 결정됐다"면서 "애플이 연방과 주의 독점금지법을 준수한다는 것을 다시 확인받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앞서 애플은 2021년 1심 재판에서도 승소했다. 당시 오클랜드 연방법원은 에픽게임즈가 애플의 앱스토어 정책에 반발해 자체 결제 시스템을 구축한 것은 계약 위반이라며 자체 결제로 벌어들인 수익의 일부인 최소 400만달러를 손해배상으로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법원은 "연방정부와 주 정부의 반독점법에 따르면 애플은 독점기업이라고 결론 내릴 수는 없다"고 밝혔다.

다만 당시 법원은 앱 개발사들이 자체 결제 시스템을 도입할 수 있도록 애플이 외부 결제용 링크를 앱 안에 넣는 것을 허용하라고 판결했다. 이번 판결에서도 외부 결제용 링크를 허용하라는 판결은 번복되지 않았다.

에픽게임즈의 팀 스위니 최고경영자(CEO)는 판결 직후 자신의 트위터에 "법원이 애플의 제한적 조치가 소비자에게 손해를 끼치는 잠정적 반독점 영향이 있다고 확인했다"며 앱 개발사들이 자체 결제 시스템을 도입할 수 있게끔 외부 결제용 링크를 앱 안에 넣는 것을 허용하라는 판단을 유지한 점에 무게를 실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