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장' 크랩 케이크, 김건희 '최애 꽃'…질 여사가 준비한 만찬

박현영 2023. 4. 25. 09:2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질 바이든, 26일 국빈 만찬 사전 설명
미국 요리에 한국 식재료 창의적 더해
"김건희 여사 최애 꽃 모란" 장식 활용
26일 국빈 만찬 마지막 코스인 디저트 '바나나 스플릿'. 레몬 아이스크림 위에 된장 캐러맬 소스를 뿌렸다. [로이터=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부부가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초대한 26일 국빈 만찬 식탁에는 미국을 상징하는 크랩 케이크와 한국 대표 메뉴인 갈비찜이 함께 오른다. 고추장과 서양식 식초·오일 드레싱을 섞은 '고추장 비네그렛'이 곁들여지고, 아이스크림 디저트 위에는 '된장 캐러멜' 소스가 뿌려진다.

만찬을 준비한 질 바이든 여사는 2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만찬 사전 설명회를 열고 윤 대통령 부부에게 대접할 음식과 테이블 세팅, 만찬장 디자인 컨셉을 언론에 소개했다.

윤석열 대통령 초대 국빈 만찬을 위해 질 바이든 미국 대통령 부인(오른쪽)이 '게스트 쉐프'로 초대한 한국계 미국인 요리사 에드워드 리(왼쪽)가 24일 언론 브리핑을 했다. [AP=연합뉴스]


바이든 여사는 한국계 미국인 유명 요리사인 에드워드 리와 크리스 코머포드 백악관 수석 쉐프, 수지 모리슨 백악관 수석 페이스트리 쉐프와 함께 국빈 만찬 메뉴를 짰다. 요리로 미국과 한국을 잇기 위해 에드워드 리를 '게스트 쉐프'로 특별 초청했다.

바이든 여사는 한미 동맹 70주년을 기념하는 국빈 만찬을 관통하는 주제는 양국 문화와 사람의 조화라고 밝혔다. 바이든 여사는 "양국을 대표하는 동물 그림부터 한국 국기의 태극 문양에서 영감을 얻은 테이블 장식, 모란·무궁화·진달래·난초 같은 상징적인 꽃 모음까지 양국 문화의 조화, 사람들 간 밀접한 관계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여사는 "우리 문화의 조화를 가장 잘 보여주는 사림이 메뉴를 설계한 에드워드 리 쉐프"라고 소개한 뒤 "리 쉐프는 서로 다른 세계를 융합해 완벽한 균형을 찾아 익숙하면서도 놀라운 음식을 만든다"고 말했다.

만찬 메뉴는 각각의 미국 요리에 한국 식재료와 영감을 더한 게 특징이다. 첫 코스는 '메릴랜드 크랩 케이크'와 차가운 호박 수프다. 게살을 발라 구운 크랩 케이크에는 '고추장 비네그렛'을 곁들인 양배추와 콜라비, 펜넬, 오이 샐러드가 함께 오른다. 호박 수프는 절인 딸기를 얹고 들깻잎 기름 몇방울을 떨어뜨렸다. 와인은 캘리포니아산 펄디낸드 알바리노(Ferdinand Albariño “Vista Luna Vineyard” 2020)를 페어링 했다.

가운데 접시가 메인 코스인 소갈비찜 요리. [AP=연합뉴스]


메인 코스인 소 갈빗살 찜에는 미국 남부식 사이드 요리인 굵게 빻은 흰 강낭콩과 한국 요리에 자주 쓰이는 잣을 같이 낸다. 와인은 워싱턴주에서 생산된 재누익 메를로(Januik Merlot “Red Mountain” 2020)가 제공된다.

디저트는 바나나를 반으로 갈라 아이스크림을 채운 '바나나 스플릿'. 아이스크림을 신선한 베리류와 민트·생강 쿠키로 장식하고 '된장 캐러멜' 소스를 뿌렸다. 마지막 와인은 캘리포니아산 '슈램스버그 블랑 드 블랑(Schramsberg Blanc de Blancs 2019). 식기는 한가운데 황금색 독수리가 그려진 '조지 W 부시 차이나'로 결정됐다.

리 쉐프는 "미국과 한국 간 오랜 협력과 우정을 기리기 위해, 약간의 한국적인 맛과 결합한 미국 요리의 최고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게스트 쉐프로 선발되고 "가장 먼저 어머니에게 전화 걸었다"면서 "우리 가족에게 많은 기회를 준 미국에 감사의 큰 빚을 졌다고 느꼈는데 이번에 갚을 수 있게 된 것은 저와 어머니에게 매우 자랑스러운 순간"이라고 말했다.

26일 국빈 만찬 첫 코스인 '메릴랜드 크랩 케이크'. 배추 등 채소에 '고추장 비네그렛'을 곁들였다. [EPA=연합뉴스]


바이든 여사는 셋 중 가장 좋아하는 코스를 묻자 "매우 미국적"이라며 크랩 케이크를 꼽았다. 이어 "조가 가장 좋아하는 코스는 아마도 마지막일 것"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의 아이스크림 사랑을 언급했다.

만찬은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다. 미국과 한국의 정치, 경제, 문화계 인사 200명이 초대받았다.

26일 국빈 만찬장 장식과 테이블 세팅 등 디자인을 총과한 한국계 미국인 정 리. [EPA=연합뉴스]


만찬장을 꾸민 디자이너도 한국계다. 한국계 미국인 정 리가 운영하는 이벤트·디자인 회사 페트가 만찬장 디자인을 맡았다. 한미 동맹 70주년을 주제로 미국과 한국이 공유하는 문화적 가치, 한국을 떠나 미국에 정착한 한인 이민 사회를 반영했다고 백악관 이스트 윙(대통령 부인 집무실)은 밝혔다.

이스트룸에 걸린 미국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 초상화와 한국의 태극 문양이 공존하고, 한국 전통 건축물 단청과 수묵화에서 영감을 얻은 디자인으로 만찬장을 꾸몄다. 의자 등받이는 한국 전통 수묵화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을 채택했다. 이스트 윙은 "모란은 번영과 기쁨을, 대나무는 장수와 힘을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또 "한국 문화에서 모란은 전통 예술 작품에서 발견된다. 그것은 또한 김건희 여사가 가장 좋아하는 꽃 중 하나"라고 전했다.

만찬 테이블 한 가운데에는 키 180cm가 넘는 벚꽃이 놓였다. [EPA=연합뉴스]


이스트룸 주변과 복도에는 미국을 상징하는 들소, 대머리독수리, 장미와 별, 그리고 한국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 까치와 한국 호랑이를 담은 풍경으로 장식했다. 테이블 가운데 놓는 센터 피스는 긴 화병에 나뭇가지에 달린 벚꽃을 꽂았다. 꽃나무 키가 180㎝를 훌쩍 넘어 멀리서는 작은 벚나무 한 그루를 심은 듯 보인다. 바이든 여사는 "손님들은 벚나무 아래서 식사를 즐기게 될 것"이라며 벚꽃은 한국과 미국이 공유하는 새봄의 상징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여사는 "마지막으로 만찬은 가장 미국적인 것, 뮤지컬로 마무리 될 것"이라며 "브로드웨이 스타들이 우리의 기예와 창의성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노래들을 공연한다"고 소개했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park.hyunyoung@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