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이후에도... 여자 아이스하키 응원해주셔 감사합니다"
[박장식 기자]
안방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에서 전승 우승을 차지하며 상위 리그로 승격한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대표팀 선수들은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에도 응원을 보내주는 시민들이 많을 줄 몰랐다며, 대회 기간 펼쳐진 열띤 응원에 감사를 표했다.
대표팀을 5전 전승으로 이끈 김도윤 감독 역시 "관중들 앞이기에 즐거운 하키를 하자고 이야기했다"고 대회 소회를 밝혔다. 특히 김 감독은 "우승을 할 것이라 생각은 했었지만, 한 경기 한 경기 쉬운 팀이 없었다"며, "1A디비전(2부)에서는 수비적인 전술로 잔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보겠다"고 내년 각오도 드러냈다.
▲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김도윤 감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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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동계올림픽 때는 코치로, 그리고 이번 세계선수권에서는 대표팀 감독으로 나선 김도윤 감독은 최종전 승리 직후 애국가가 흘러나오자 참았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그런 김도윤 감독은 "한 경기 한 경기 쉬운 경기가 없었다"며 지난 다섯 경기를 소회했다.
김 감독은 대표팀 감독 취임과 동시에 변화를 추구했다. 김 감독은 "지난 해 대표팀 때는 1승 4패, 득점도 4골에 그쳤었다"면서, "대표팀에 부임하면서 시스템 자체를 공격적으로 바꾸려 했다. 지난 대회 때 합류하지 못한 선수들도 투입했다"며, "관중들 앞에서 즐거운 하키를 하자고 했는데, 그 점이 이뤄져 기쁘다"며 소감을 밝혔다.
최종전이었던 카자흐스탄전에 대해서는 "어려우리라고 예상했다. 3피리어드 시작 전 라커룸에서 '첫 게임이라고 생각하고, 실점만 하지 말고 공격에서 찬스를 노리자'고 말했는데 적중해 다행스럽다"며, "선수들이 수비 면에서도 잘 버텨준 것이 최종전 승리 요인이자, 우승의 원동력인 것 같다"며 웃었다.
대표팀이 고무적이었던 것은 상대에 파워플레이를 내주는 아군의 2분 간 퇴장, 즉 '패널티 킬링'(PK) 상황 실점이 이전 대회에 비해 크게 줄어들었다는 데 있다. 김도윤 감독은 "전방에서 체력이 많이 소진된다. 그런 점을 감안해 PK 상황 라인을 준비했다"며, "특히 훈련에 있어서 김태경 코치가 많이 잘 도와준 덕분"이라며 공을 돌렸다.
1A디비전, 즉 2부 리그에서의 전략은 어떨까. 김도윤 감독은 "공격적인 전술로 1B디비전에서 우승했다면, 1A에서는 수비적인 전술로 버텨야 할 것 같다"면서, "수비적인 측면이나, 전술을 바꿔야 1승을 올리지 않을까. 그 점에 방점을 두겠다"고 구상을 밝혔다.
"우승도 우승이지만 경기력으로 인정받은 것 같아 기쁘다"는 김 감독은 짧은 만남 뒤 이별을 맞아야 했다. 해외파 선수들 중에서는 월요일 출국한 선수들도 적잖았기 때문. 김도윤 감독은 "8월 쯤 다시 선수들을 소집해 전지훈련을 하려고 하는데, 협회와 더 대화를 나누어야 할 것 같다"며 향후 계획을 넌지시 밝혔다.
▲ 2023 수원 여자 아이스하키 1B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선수들. 왼쪽부터 한수진·박종아·김희원 선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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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상식 직후 만난 선수들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주장' 한수진 선수는 "2017년 때 세계선수권이 강릉에서 열렸을 때는 만석이 되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아예 매진까지 되어 놀랐다. 경기 뛸 때 알지 못했다가 지금에서야 알고 깜짝 놀랐다"며 이번 대회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에 보낸 인기를 실감했다.
박종아 선수 역시 "올림픽 때 많은 분들이 응원을 해주신다고 생각했는데, 그 이후에도 응원을 계속 해주시는 분들이 많을 줄 몰랐다"면서, "이번에 팬 분들 덕분에 우승까지 했다. 정말 감사드린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김희원 선수는 이번 대회 개막전과 최종전에서 모두 결승골을 쳐냈다. 김희원 선수는 "팀 선수들이 함께 하나도 빠짐없이 노력해준 덕분"이라며, "좋은 기회를 만들어주어서 내가 살린 것 같다."며 소감을 전했다. 김희원 선수는 "이번 대회가 시작"이라며,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 주신 만큼, 이 분위기를 우리도 이어가겠다."며 웃었다.
한수진 선수는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선수들과의 조화에 어려움이 있었냐는 질문에 "예전보다 어린 친구들도 많았는데, 선수들이 잘 따라와 주어서 힘들지 않았다"면서, "MZ세대라고는 해도 같은 운동선수이고, 열심히 하는 친구들 아니겠냐"며 웃었다.
앞으로 있을 1A디비전 세계선수권 등의 준비는 어떻게 할까. 한수진 선수는 "이번이 끝이 아니다. 1년 준비 더 잘 해봐야 할 것 같다"고 답했고, 박종아 선수는 "내년에는 승격 무대를 처음 밟으니 쉽지 않을 섯 같은데, 잔류할 수 있도록 준비 잘 하겠다. 특히 프랑스는 올림픽 때 경기해 본 적이 있어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희원 선수는 "이번에 보여주신 이런 관심과 열기가 꾸준히 이어진다면, 우리도 그 열기에 부응하는 경기력을 보여줄 것 같다. 이 열기가 계속 이어져서 선수들에게 동기부여가 되렀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어 김희원 선수는 "지금처럼 한 단계 한 단계 올라간다면 앞으로 더 좋은 일이 있지 않을까. 한국 여자 대표팀이 만만히 보이지 않는 팀으로 내년에는 보이고 싶다"며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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