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트 리퍼블릭·CS서 올 1분기 220조 '뱅크런'…SVB 후폭풍(상보)

뉴욕=조슬기나 2023. 4. 25.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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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으로 위기의 중심에 선 미국 퍼스트 리퍼블릭과 유럽 크레디스위스(CS)에서 올해 1분기에만 220조 원이 넘는 예금이 빠져나갔다.

특히 3월말 미국 대형은행 11곳이 도미노 파산 위기를 막기 위해 이 은행에 예치한 300억 달러(약 40조 원)를 이날 발표한 예금 잔고에 포함시켰는데, 이를 제외하면 1분기에만 1000억 달러(약 134조 원)가 넘는 자금이 퍼스트 러퍼블릭에서 이탈하며 예금이 50% 이상 감소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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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퍼스트 리퍼블릭, 1분기 예금 40% 급감
CS는 1분기에만 뱅크런 91조원

지난달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으로 위기의 중심에 선 미국 퍼스트 리퍼블릭과 유럽 크레디스위스(CS)에서 올해 1분기에만 220조 원이 넘는 예금이 빠져나갔다.

24일(현지시간) 미국 CNBC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퍼스트 리퍼블릭은 2023년 1분기 예금이 전년 동기 대비 720억 달러(약 96조 원, 40.8%) 감소해 1045억 달러(약 140조 원)의 예금 잔고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인 1450억 달러(약 194조 원)를 하회하는 수준이다.

특히 3월말 미국 대형은행 11곳이 도미노 파산 위기를 막기 위해 이 은행에 예치한 300억 달러(약 40조 원)를 이날 발표한 예금 잔고에 포함시켰는데, 이를 제외하면 1분기에만 1000억 달러(약 134조 원)가 넘는 자금이 퍼스트 러퍼블릭에서 이탈하며 예금이 50% 이상 감소했을 전망이다. 당초 예상보다 예금 이탈 규모가 훨씬 더 컸다는 얘기다.

1분기 매출은 12억1000만 달러(1조6200억 원), 주당순이익(EPS)은 1.23 달러로 집계됐다. 매출과 EPS 모두 시장 전망치(각각 11억5000만 달러, 0.85센트)를 상회했다.

퍼스트 리퍼블릭은 2분기 임원 보수 삭감, 사무실 공간 축소, 직원수 20~25% 감축을 통한 비용절감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날 퍼스트 리퍼블릭 주가는 뉴욕 시간외거래에서 20% 하락한 뒤 소폭 올라 18% 내렸다. 이 은행의 주가는 올 들어 90% 이상 급락했다.

유동성 위기로 경쟁사 UBS에 인수된 스위스 투자은행(IB) CS에서도 올 1분기에만 90조 원 이상의 자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CS가 이날 발간한 1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 기간 고객들은 자산관리부서, 예금부서 등에 예치한 금액 중 612억 스위스프랑(약 91조8000억 원)을 인출했다. 주력인 자산관리부서에서만 고객 자산의 약 9%가 인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 인해 수수료 전망이 낮아지면서 2분기 자산관리 부문에서 상당 손실이 우려된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잇단 투자 실패 등으로 유동성 위기에 내몰린 CS는 지난달 스위스 당국의 주도로 UBS에 인수됐다. 두 은행의 합병 소식에 자산 안전성을 우려한 CS 고객들이 앞다퉈 대규모로 예금을 빼간 것으로 파악된다. 보고서는 "UBS가 CS 인수를 확정한 지난달 19일 이후 순자산 유출이 특히 많았다"며 "이달 들어 유출이 안정됐으나 (상황이) 역전되는 반전은 없었다"고 전했다.

CS는 1분기 128억 스위스프랑(약 19조2300억 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다만 이는 CS의 고위험 채권이 상각된 데 따른 명목상의 수치다. 앞서 CS는 당국의 지침에 따라 CS의 채권 가운데 160억 스위스프랑(약 24조 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AT1)을 모두 상각처리하기로 했다. AT1 채권 상각 부분을 제외하면 CS는 올해 1분기 13억 스위스프랑 규모의 세전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전례가 없을 정도의 손실과 유출이라며 향후 UBS의 경영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CS를 인수하기로 한 UBS는 화요일인 25일 실적을 공개한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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