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사원' 尹, 국빈방미 첫날 넷플릭스 3조3000억 투자 유치

권호, 황수빈 2023. 4. 25.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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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빈 방문차 24일 (이하 현지시간) 워싱턴에 도착한 윤석열 대통령이 방미 첫날, 첫 일정부터 세일즈 외교에 나서 넷플릭스로부터 25억 달러의 투자를 유치했다.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워싱턴의 영빈관 접견장에서 넷플릭스의 테드 서랜도스 CEO를 접견했다. 이 자리에서 넷플릭스는 한국에 4년 간 25억달러를 투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은 프로야구 시구 영상을 서랜도스 CEO에게 보여주고 있는 윤 대통령. 강정현 기자


이날 오후 1시 워싱턴 앤드류스 합동기지에 도착한 윤 대통령은 3시간여 뒤인 오후 4시 무렵 미 영빈관 접견장, 통칭 블레어하우스에서 넷플릭스의 테드 서랜도스 CEO를 접견했다. 접견 후 가진 공동언론발표에서 윤 대통령은 “방금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대표와 최고 경영진들과 만나 매우 의미 있는 시간을 가졌다”며 “서랜도스 대표께서 넷플릭스가 앞으로 4년간 K콘텐트에 25억 달러, 약 3조3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투자는 대한민국 콘텐트 사업과 창작자, 그리고 넷플릭스 모두에게 큰 기회가 될 것”이라며 “파격적인 투자 결정을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말했다.

뒤이어 발언한 서랜도스 CEO는 “대통령께 말씀드렸습니다만, 넷플릭스가 25억 달러를 한국에 투자하기로 했다”며 “앞으로 4년간 한국 드라마와 영화, 그리고 리얼리티쇼의 창작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금액은 넷플릭스가 한국에 진출한 2016년부터 작년까지 투자한 총금액의 2배에 달하는 액수”라며 “한국의 창작 업계에 대한 믿음이 있었고, 한국이 멋진 이야기를 계속 들려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넷플릭스가 ‘통 큰 결정’을 내린 배경에는 ‘오징어게임’, ‘더 글로리’ 같은 작품으로 K콘텐트의 실력과 매력을 확인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서랜도스 CEO는 “이런 파트너십을 지속함으로써 한국의 창작사업을 지원할 뿐 아니라 한국 문화, 한국의 이야기꾼들이 전 세계적으로 팬들을 만족시킬 수 있도록 저희가 계속 함께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께서 한국의 엔터 사업과 한류에 대한 애정을 갖고 강력한 지지를 보내주신 것도 투자 유치에 한몫했다”는 서랜도스 CEO의 발언에서 보듯, 그간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을 자임해온 윤 대통령은 국빈 방문 첫 일정부터 25억 달러 투자 유치라는 구체적인 성과를 올렸다.

윤 대통령과 서랜도스 CEO의 사전 환담과 공동 발표는 시종일관 밝은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두 사람은 15분 가량 진행된 사전 환담에서 한국 콘텐트 기업과 넷플릭스 간의 관계를 한ㆍ미 동맹이 빗대 이런 대화를 나눴다.

서랜도스 CEO=“넷플릭스와 한국 콘텐트 기업의 관계는 마치 한ㆍ미 동맹과 같다.”
윤 대통령=“100% 공감한다. 한ㆍ미 동맹은 자유를 수호하는 가치동맹인데 자유를 지키고 확장하기 위해서는 문화가 필수요건이다.”
서랜도스 CEO=“한국작품에는 엄청난 스토리가 있으며 우리는 한국의 문화를 세계에 수출하고 있다.”
윤 대통령=“한국의 콘텐트 기업이 넷플릭스라는 큰 배에 올라타서 전 세계로 항해하기를 기대한다.”
서랜도스 CEO=“파도가 칠 때도 있겠지만, 함께 잘 헤쳐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윤 대통령=“넷플릭스와 함께라면 어떤 파도도 걱정 없을 것 같다.” (참석자들 박장대소)

환담 중에 서랜도스 CEO가 “프로야구 개막전 시구를 봤는데 정말 굉장했다”고 하자 윤 대통령이 이기정 홍보기획비서관으로부터 휴대전화를 넘겨받아 시구 연습 동영상을 보여주며 “40년 만에 투구였다”고 말했다. 이에 서랜도스 CEO는 본인이 키우는 유기견 2마리 사진을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에게 보여주기도 했다.

이날 접견에는 우리 측에선 윤 대통령 부부 외에 추경호 경제부총리,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이창양산업통상자원부장관, 최상목 경제수석, 김은혜 홍보수석 등이, 넷플리스측에선서랜도스 CEO 외에 벨라 바자리아최고콘텐츠책임자, 데이비드 하이먼최고법무책임자, 김민영 아시아태평양콘텐츠 총괄 등이 참석했다.

워싱턴=권호 기자 kw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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