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폭주족 출신 긴자 클럽웨이터, 시의원 당선…"진정성 통했다"

전진영 2023. 4. 25.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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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논란으로 계정 정지만 9번. 화제의 남자. 이름도 슈퍼 크레이지 군.'

전날 통일지방선거 후반전을 치른 일본에서는 의외의 인물이 당선돼 화제를 모았다.

바로 후보 공식사이트에 본인 소개를 '9번 계정 정지 명물남'으로 칭하는 1986년생 '슈퍼 크레이지 군', 니시모토 마코토 무소속 후보다.

그는 앞으로 시 의원으로는 논란의 후보명 슈퍼 크레이지군 대신 본명으로 활동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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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생 니시모토 마코토 후보
무소속 '젊은 피' 호소로 당선
개인 이력 논란 딛고 진정성으로 승부

'SNS 논란으로 계정 정지만 9번. 화제의 남자. 이름도 슈퍼 크레이지 군.'

전날 통일지방선거 후반전을 치른 일본에서는 의외의 인물이 당선돼 화제를 모았다. 바로 후보 공식사이트에 본인 소개를 '9번 계정 정지 명물남'으로 칭하는 1986년생 '슈퍼 크레이지 군', 니시모토 마코토 무소속 후보다. 그는 '정치를 희화화한다'는 비판과 보수적인 일본 정계의 분위기를 뚫고 결국 시의원 배지를 거머쥐었다. 일본 언론들도 이 이변에 대해 주목했는데, 논란의 이력을 극복하고 꾸준하게 젊은 정치에 대한 의지를 보여줬던 것이 유권자의 마음을 움직였다고 분석했다.

2020년 특공복 차림으로 도쿄도지사 선거에 출마한 '슈퍼 크레이지 군'. (사진출처=니시모토 마코토 SNS)

24일 요미우리신문은 미야자키 시의원 선거에서 니시모토 후보가 4195표를 얻어 2위에 등극, 초선에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일본에서는 지방 의회 의원의 정수를 지방자치단체 조례에 의거해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 인구 2만 이상에서 5만 미만 도시에서 26명의 의원을 선출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인구 구분에 따라 4명씩 정수를 늘리는 방식이다. 이후 득표율 순위로 해당 지자체에 배당된 정수만큼의 의원을 선출한다.

이번 미야자키 시의회 의원 정수는 40명으로, 총 61명이 입후보해 득표율 40위까지가 의원 배지를 달았다. 니시모토 후보는 입후보한 61명 중 2위를 기록해 상당히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매우 특이한 이력을 가진 그의 당선 소식은 곧바로 여러 매체를 통해 알려졌다.

니시모토 후보는 야쿠자 아버지 밑에서 자라 불우한 어린시절을 보냈고, 10대 때는 폭주족으로 활동하는 등 일본 정치권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이력을 지닌 인물로 유명하다. 선거인 명부에 등재된 후보명 '슈퍼 크레이지군'도 자신의 폭주족 시절 별명에서 따온 것이다.

그는 성인이 된 뒤에 도쿄 긴자의 클럽 웨이터로 일하다가 정계 진출에 도전했다. 엘리트 집안을 중심으로 지역구가 세습되는 보수적인 일본 정계 분위기에서는 그야말로 정치권에 결코 들어올 수 없는 신인이 등장한 것이다.

지난 2020년 도쿄도지사 선거에서 한번 고배를 마셨던 그는 이번에 진정성으로 승부했다. 앞선 선거 당시 그는 당시 유세차로 벤츠를 끌고 나타나 금발에 하얀 특공복 차림으로 유세를 펼치면서 인터넷에서 화제는 됐지만 가볍게 소비됐을 뿐, 정치 신인으로 주목받을 수 있는 의미 있는 득표율은 기록하지 못한 바 있다.

선거 유세 중인 '슈퍼 크레이지 군'. (사진출처=니시모토 마코토 SNS)

이후 니시모토 후보는 지난해 미야자키현 지사 선거에 출마했을 때부터 신인 정치인다운 면모로 돌아섰다. 이번 선거에서는 특공복 차림이 아닌 정장 차림으로 유세에 나섰다.

특히 니시모토 후보가 낙선 이후 고등학교 검정고시를 보고, 정치학을 제대로 공부하겠다며 니혼대학 정경학과에 입학하는 등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유권자들의 마음도 돌아서기 시작했다. 그는 꾸준히 고향 미야자키의 젊은 세대를 공략하면서 아이 치료비 무료, 아이 학습 지원 보조금 지급, 무상급식을 내걸었다. 특히 학습 지원 보조금의 경우 월 1만엔(9만9000원) 상당의 바우처를 지급해 학교 외 학원 등의 수업을 받을 수 있게 해 젊은 부모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슈퍼 크레이지 군'의 선거 공약 벽보. 아이 무상 의료·학습비 지원·무상 급식을 내걸었다.(사진출처=미야지마현 공식 홈페이지)

유세 기간 동안에는 “전국에 미야자키의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는 발신력과 행동력이 있는 인간이 시의회에 한 명은 필요하다. 바보 같은 학급 반장 타입만 있어선 안 된다”고 호소했다. 결국 친근감과 정치인으로서의 무게를 확보한 것이 당선의 관건이 된 것으로 보인다.

그는 닛칸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정당 기반이 없는 완전 무소속으로, 젊은 사람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한 앞으로는 진중하게 정계에 임할 생각이다. 그는 앞으로 시 의원으로는 논란의 후보명 슈퍼 크레이지군 대신 본명으로 활동하겠다고 밝혔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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