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80억 포수가 본 '미친 습득력' 나균안의 커브, 12.7%와 퍼펙트 제로

이형석 2023. 4. 25. 0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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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나균안, 3승 ERA 1.75 호투
외인 부진, 사실상 에이스 역할
커브 구사율 4.1% →12.7% 증가
총 49개 던져 피안타 1개도 없어 
잠실=김민규 기자 

롯데 자이언츠의 시즌 초반 선전을 이끄는 마운드의 주역은 단연 나균안(25)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대대적인 투자를 한 롯데는 24일 현재 4위(10승 8패)에 올라 있다. 지난 주말 NC 다이노스와 주말 3연전을 싹쓸이, 최근 4연승의 신바람을 타고 있다. 최근 10경기에서 7승 3패를 올렸다. 

나균안이 올 시즌 등판한 4경기에서 롯데는 모두 이겼다. 나균안은 올 시즌 다승 공동 1위(3승) 평균자책점 6위(1.75) 투구 이닝 4위(25와 3분의 2이닝) 탈삼진 공동 8위(22개)에 올라있다. '원투 펀치' 댄 스트레일리와 찰리 반즈가 각각 평균자책점 6.27과 8.40으로 부진한 가운데, 나균안이 사실상 에이스 역할을 맡아서 팀을 이끈다. 

나균안은 투수 4년 차다. 2017년 2차 1라운드 전체 3순위 포수 유망주로 롯데에 입단, 2020년 투수로 전향했다. 2021년 1승 2패 1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6.41을, 지난해엔 3승 8패 2홀드 평균자책점 3.98를 기록했다. 올 시즌엔 주요 부문 10걸 안에 이름을 올려 놓을 만큼 호투 중이다. 

롯데와 4년 총 80억원의 FA(자유계약선수) 계약으로 올 시즌 새롭게 합류한 포수 유강남은 "나균안의 커맨드가 진짜 좋다"고 칭찬했다. 그러면서 호투 비결 중 하나로 '커브'를 손꼽았다. 유강남은 "나균안이 지난해 후반기(9경기 평균자책점 3.33)부터 커브를 구사하면서 전체적으로 투구 내용이 좋아졌다. 커브를 통해 직구의 효과도 훨씬 나아졌다"고 분석했다. 

나균안은 굉장한 습득력을 자랑한다. 투수 전향 1년 만에 포심 패스트볼과 포크볼, 슬라이더, 투심 패스트볼, 체인지업, 커브 등 6가지를 구사했다. 나균안은 "주변에서 손에 감각이 좋다고 하니까 그런 줄 알지, 솔직히 잘 모르겠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나균안은 지난해 자신의 구종을 대거 정리했다. 포심과 컷패스트볼, 포크볼만 주로 던졌다. 3가지 구종의 구사율이 90%였다. 나균안은 "투수를 시작하고 처음에는 많은 구종이 장점이라 여겼다. 그런데 결국 가장 좋은 공을 던져야 1군에서 자리 잡을 수 있겠더라. 위닝샷(결정구)이 적어 헤맸다"고 설명했다. 

나균안은 지난해 후반기 박세웅으로부터 커브를 다시 배워 던졌다. 한동안 봉인했던 커브를 업그레이드해 실전에서 사용한 것이다. 지난해 4.1%였던 커브 구사율이 올해 12.7%까지 올랐다. 지난해 커브 피안타율은 0.136이었는데, 올해 0.000이다. 총 49개의 커브를 던져 안타를 맞은 게 하나도 없다. 나균안을 상대하는 타자 머릿속이 더 복잡해졌다. 

늘어난 구종과 함께 위력 역시 증가했다. 유강남은 "진짜 좋은 투수는 제 컨디션이 상태에서도 긴 이닝을 끌어줄 수 있어야 한다. 나균안이 그런 역할을 하고 있다"며 "나머지 구종 3개 구종의 완성도 역시 좋다. (4월에만) 3승을 거둔 건 그의 실력"이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형석 기자 ops5@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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