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5월도 ‘셀 인 메이’?…시장마저 과열 조짐에 현금 비중 확대할 필요
실적 개선 대형주 저가 매수 노려볼 만
"5월에 팔고 떠나. 그리고 9월 경마 때 와(Sell in May and go away, and come on back on St. Leger’s Day)". 런던 금융시장에서 시작된 격언으로 한국 주식 시장에도 잘 들어맞는다. 올해도 예외는 아닐 전망이다. 증권가는 대체로 5월 투자 전략으로 '셀 인 메이'를 제시했다. 특히 현재 시장이 과열 상태이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다만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코스피 대형주는 저가 매수 기회가 있을 것이라는 조언도 많았다.
5월에 하락할 확률 코스피·코스닥 모두 61.5%
25일 한화투자증권·와이즈에프엔 등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010년 이후 코스피 월별 등락을 살펴본 결과 5월에 하락할 확률이 61.5%로 가장 높았다. 8월과 12월이 53.8%였고 다른 달은 50% 미만이었다. 평균 등락률은 5월 -0.88%로, 8월 -1.06% 다음으로 낮았다. 코스닥도 다르지 않았다. 5월이 하락 확률 61.5%로 가장 높았다. 코스닥의 1~4월 하락 확률은 30.3%로 코스피의 37.5%보다 낮았다. 1~4월 평균 등락률도 1.60%로 코스피의 0.90%보다 0.70%포인트 높았다.
계절성은 올해에도 반복되는 중이다. 4월 들어 월평균 등락률은 코스피 3.6%, 코스닥 7.6%다. 지난 12년 평균보다 훨씬 높다. 코스닥은 이례적이라는 표현이 어울린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5월에도 주식시장은 부진할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지금부터는 주식을 줄이고 위험 관리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5월 시장의 부진 전망 배경은 실적이다. 1분기 실적이 발표되면 연간 실적에 대한 감을 잡을 수 있고 보통은 당해 실적 컨센서스가 하향되기 시작한다. 코스닥이 5월에 더 하락하는 이유도 실적 때문이다. 코스닥 기업들은 성장성이 높은 대신 이익은 적은데, 실적 발표 시즌이 되면 실적이 좋은 주식으로 수급이 몰릴 수밖에 없다. 박승영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가 바닥에 근접하고 있지만 금리 인하를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면서 "변동성지수(VIX)가 17%까지 하락했고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도 15%로 2020년 초 이후 최저 수준인 만큼 주식시장의 낮아진 내재 변동성은 시장에 방향성이 없음을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과거 패턴을 보면 코스피의 주당순이익(EPS) 추정치가 바닥을 찍고 나서 약 2개월 이후 주가수익비율(PER)이 조정됐다"라며 "올해는 3~4월 중 바닥을 찍었으니 5~6월에 조정을 거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용융자잔고 급증…시장은 과열 상태
현재 시장은 과열 상태라는 게 증권가의 진단이다. 개인 투자자들이 이차전지주에 몰리면서 변동성이 커진 상태여서 5월 조정 가능성에 더욱 주의할 필요가 있다. 평소 국내 주식시장의 개인 참여 비율은 50% 안팎이다. 그러다 이차전지 등 테마주가 유행하면 개인들이 몰려 주식시장이 과열된다. 국내 주식시장의 개인 비중은 지난해 10월 45%로 저점을 기록한 후 서서히 높아져 4월 들어서는 60%를 넘어섰다. 코스피가 3000을 상회하던 2021년 9월 이후 가장 높다. 증권가는 뒤늦게 시장에 들어온 개인들이 올려놓은 이차전지 관련주들이 5월 조정의 타깃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신용융자 잔고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 역시 시장의 과열 징후로 해석된다. 코스닥의 경우 신용융자잔고가 10조원을 넘어섰다. 10조원을 돌파한 것은 지난해 6월 이후 처음이다. 집계 가능한 가장 최신일 기준인 20일 코스닥의 신용융자잔고는 10조4618억원을 기록했다. 신용융자 잔고가 늘어났다는 것은 그만큼 코스닥 시장을 긍정적으로 보는 사람이 많고, 레버리지를 일으켰다는 얘기다. 코스피도 9조8245원에 달했다.
2020년과 2021년 코스닥 시장의 개인 투자자 순매수는 각각 16조3000억원, 10조9000억이었으나 신용융자 증가액은 4조4000억원(개인 순매수 대금의 27%), 1조4000억원 정도(개인 순매수 대금의 12.8%)에 불과했다. 신용융자가 늘긴 했어도, 고객 예탁금 증가가 동반된 '순수 현금 매수'가 많았다.
그러나 올해는 다르다. 개인 투자자들의 코스닥 누적 순매수는 4조7000억원가량인데 신용융자 증가액은 2조4000억원에 이른다. 신용융자 증가액이 개인 순매수 대금의 50%를 넘은 것이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올해 코스닥 시장의 강세는 단기적 레버리지 베팅이 큰 영향을 미쳤으며, 갑작스럽게 신용융자가 청산되는 상황이 오면 후폭풍이 꽤 클 수도 있다"라며 주의를 당부했다.
5월에는 증시 조정 가능성이 커서 매수로 대응하기보다는 현금 비중을 늘리며 여유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는 조언이 잇따른다. 박승영 연구원은 "글로벌 제조업 경기가 반등하는 3분기부터 본격적인 강세를 나타낼 것으로 본다"면서 "5월 조정을 매수로 대응하는 건 빠르고 현금을 늘리는 게 가장 좋아 보인다"고 조언했다. 이어 "경기방어주는 글로벌 경기가 저점 부근이어서 대안으로 부상하기 어렵다"면서 "금융이나 자동차 같은 밸류에이션이 싼 코스피 대형주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되며, 기다릴 수 있는 투자자라면 반도체와 반도체 장비, 소재주를 조정 때마다 늘리는 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포트폴리오 변경 전략도 제시됐다. 양해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평균적으로 5월 수익률은 부진했지만 돌아설 가능성을 확인하기도 전에 매도할 필요는 없다"면서 "일부 쏠림이 시장 변동성을 키우긴 해도 주요 업종은 과도한 밸류에이션 수준도 아니기 때문에 시장을 매도하기보다는 코스피 및 대형주(IT·자동차·소재) 등으로 대응 영역을 바꾸는 것이 나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혁진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달러 인덱스 하락, 증시 예탁금 반등 구간에서 국내 증시의 급격한 조정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과열권에 진입한 중·소형주 비중을 축소하고 주가 매력도가 높은 코스피 대형주를 선별 매수할 때"라고 권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5월 조정은 또 다른 매수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며 실적 반등에 주목해 반도체 비중을 확대할 만하다고 제안했다. 삼성전자의 실적 콘퍼런스 발표 이후 반도체 업종에 대한 확신이 더욱 강해질 것으로 봤다. 그는 "턴어라운드(실적 반등)와 하이퀄리티(재무구조가 양호한 기업)가 여전히 유효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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