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노란봉투법 오늘 직회부"…'송영길 리스크' 시선 돌리기?
더불어민주당이 25일 이른바 ‘노란봉투법’을 국회 본회의에 직회부할 방침이다. 2021년 전당대회에서 발생한 돈 봉투 파문으로 당이 혼란스러운 가운데, 다시 강행 입법에 속도를 높여 국정 주도권을 가져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민주당에 따르면, 25일 열리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민주당·정의당 등 야당은 노란봉투법(노조법 개정안)을 본회의에 직회부할 예정이다. 환노위 소속인 진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24일 통화에서 “노란봉투법을 직회부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현재 환노위원장은 민주당 소속 전해철 의원으로, 환노위원 16명 중 민주당·정의당 소속 10명이 힘을 모으면 직회부 의결정족수(재적위원 5분의 3)를 채울 수 있다.
노란봉투법은 하도급 근로자에게 원청 기업을 대상으로 단체교섭권을 주고, 파업 근로자를 상대로 한 사측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내용이 골자다. 이 법안은 앞서 국민의힘 반발 속에 2월 21일 야당 주도로 환노위 전체회의를 통과해 국회 법사위로 넘어갔다. 국회법 86조 3항은 법사위가 이유 없이 회부된 법률안을 60일 이내에 심사하지 않으면 소관 상임위 위원장이 본회의 부의를 요구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노조법은 지난 22일 법사위 계류기간 60일을 넘겼다.
민주당은 다른 상임위에서도 단독 입법 속도를 높이고 있다. 17일에는 교육위 안건조정위원회에서 취업 후 연간 소득이 상환 기준소득을 넘을 때까지 학자금 대출 이자를 면제해주는 내용의 ‘취업 후 학자금 상환 특별법’을 강행처리했다. 쟁점법안을 최장 90일 동안 논의하는 기구인 안건조정위(안조위)는 단 28일만에 심사를 마쳤다. 6명으로 구성되는 안조위 비교섭단체 몫으로 민주당 출신 민형배 무소속 의원이 임명되면서, ‘6명 중 4명 찬성’이란 요건을 갖췄기 때문이다. 이날 국민의힘 의원들은 “민주당에서 ‘위장 탈당’한 민형배 의원은 위원 자격이 없다”며 회의장에서 퇴장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학자금 대출이자 면제법도 본회의 직회부 등을 통해 강행처리할 계획이다. 그는 23일 페이스북에서 “수십조원 초부자 감세는 되고, 대학생 이자감면은 안 되나. 미국은 원금까지 탕감해준다”며 “대학생 학자금 이자 감면, 일방처리해서라도 꼭 관철하겠다”고 주장했다.
이미 지난달 23일 본회의에 직회부된 간호법과 의료법은 27일 본회의에서 표결에 부쳐질 전망이다. 지난달 21일 직회부된 방송법도 이날 부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민주당은 또 이날 본회의에서 정의당 및 무소속 의원들과 함께 김건희 여사에 대한 특검법과 ‘50억 클럽’ 특검법 등 양대 특검법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지정하기로 했다. 이외에도 분쟁지역에 대한 무기 지원을 결정할 경우 국회 동의를 받도록 하는 입법도 추진할 예정이다.
민주당이 최근 입법 속도를 높이는 건 ‘돈 봉투 리스크’가 덮친 당내 상황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의혹 핵심 당사자인 송영길 전 대표가 24일 귀국했지만, 검찰 수사 과정에서 추가 의혹이 계속 흘러나올 거란 당내 우려가 많다. 이 때문에 당에서 주도할 수 있는 입법으로 초점을 옮기겠다는 전략이다. 이재명 대표는 23일 페이스북에 ‘#학자금경감법도입 #주69시간반대 #포괄임금제폐지 #천원학식보편화’ 등 정책 이슈를 올린 데 이어, 24일에는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 대통령을 향해 “안보를 팔아 위기를 사는 윤석열 정부”라고 비판했다.
다만 국민의힘이 지난 14일 헌법재판소에 방송법 직회부 요구안에 대한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면서 민주당의 직회부 시나리오에도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있다. 국민의힘은 “법사위 소위가 법안을 심사 중이었기 때문에 ‘이유 없이 심사하지 않았다’는 직회부 요건을 갖추지 못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가처분 신청이 인용될 경우에는 노란봉투법 처리에도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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