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에이닷, ‘이루다’와 손잡는다…글로벌 소셜AI 가능할까
SK텔레콤이 인공지능(AI) 챗봇 ‘이루다’를 만든 국내 스타트업 스캐터랩과 손을 잡는다. SK텔레콤의 AI 서비스 ‘에이닷(A.)’에 들어갈 감성형 비서 서비스를 공동 개발하기로 한 것이다.
SK텔레콤은 스캐터랩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상환전환우선주(RCPS) 형태로 150억원 규모 지분 투자를 했다고 24일 밝혔다. 두 회사는 전략적 제휴를 통해 감성대화형 AI 에이전트(비서)를 개발하고 지식뿐 아니라 감성 영역에 강한 초거대 언어모델(LLM)도 함께 만들기로 했다.
SK텔레콤이 지난해 5월 앱으로 출시한 에이닷은 AI 친구나 비서를 지향한다. 지식 제공 외에 이용자 친화적 답변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취지다. 스캐터랩과의 제휴는 에이닷 AI에 감성 기능을 채우려는 데서 시작됐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스캐터랩은 사람 간의 관계, 시공간 맥락 추론 등이 담긴 감성 대화 기술력을 갖고 있다”며 “이용자가 고민도 터놓을 만한, 사람 같은 서비스로 에이닷이 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3)에서 SK텔레콤은 국내 AI 기술 기업들과 K-AI 얼라이언스를 출범했다. 몰로코, 베스핀글로벌, 사피온, 코난테크놀로지 등이 이름을 올렸고, 이번에 스캐터랩도 합류한다.
오픈AI의 챗GPT 충격 이후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메타 등은 초거대 AI 사업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SK텔레콤도 에이닷이 가입자용 부가서비스에 머물지 않고 회사의 주력 서비스가 될 수 있도록 집중적으로 투자해, 장기적으로는 AI 서비스 회사로 체질을 개선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넘어야 할 과제도 있다. 감성적 접근이라는 AI 서비스 특성상, 정보 제공 AI보다 논란에 휩싸일 위험이 클 수 있다. 실제 스캐터랩이 선보인 AI 챗봇들(이루다, 강다온)은 부적절한 발언으로 논란이 된 이력이 있다. 2020년 말 공개된 이루다1.0은 특정 서비스의 남녀 대화 기록을 그대로 학습했는데, 장애인이나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 발언이 문제가 돼 서비스를 중단했었다. 이후 스캐터랩은 생성AI LLM ‘루다 젠1’을 개발했고 지난해 선보인 이루다2.0과 올해 2월 공개한 강다온에 이를 적용했다. 하지만 강다온 역시 불법 촬영을 연상시키는 발언을 하기도 해 재차 논란이 됐다.
오혜연 KAIST 전산학부 교수는 “생성AI로 인간과 같이 말하는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불확실성도 크기 때문에 (서비스 개발 기업은) 학습 데이터와 훈련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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