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병상의 코멘터리] 환갑 맞은 586 송영길
1. 송영길 전 민주당대표의 돈봉투 사건이 586 퇴진론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럴만합니다. 송영길은 586의 대표 맏형이며, 그의 정치궤적은 곧 586의 빛과 그림자입니다.
2. 송영길은 586의 최대수혜자입니다.
81학번 송영길은 연세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1999년 김대중 정부의 사면을 받고 2000년 총선에 발탁됐습니다. 이후 6번의 선거(인천시장과 국회의원 5번)에서 내리 당선되는 대기록을 세웠습니다.
3. 송영길은 586의 이미지를 해친 가해자이기도 합니다.
586의 노란 싹수가 386 출발 당시 드러났습니다. 송영길을 포함한 386들이 금뱃지를 달자마자 ‘새천년NHK 사건’을 일으켰습니다. 2000년 5ㆍ18 전야제에 참석한 뒤 광주 유흥주점에서 접대여성과 술판을 벌였습니다. ‘통일의 꽃’임수경이 우상호로부터 욕설봉변을 당하고 인터넷에 고발글을 올렸습니다. 386의 바닥이 드러났으나 시대적 흐름에 묻혔습니다.
4. 돈봉투 사건은 586에 대한 결정적 가해입니다.
녹취를 들어보면 돈봉투 살포가 당연한 관행처럼 들립니다. 송영길이 정치입문한 2000년 총선 당시 민주당 불법정치자금을 주물렀던 권노갑 고문이 ‘정치인의 주머니는 돈이 잠깐 머무는 정거장’이라 표현했던 도덕불감증과 다르지 않습니다. 586이 20년전 정치폐습을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5. 송영길은 2022년 1월 25일 ‘586 용퇴론’을 외쳤습니다.
‘다음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 586세대가 기득권이 되었다는 비판이 있다. 지역구라는 기득권을 내려놓고 젊은 청년 정치인들이 도전하고 전진할 수 있도록 양보하겠다.’
6. 당대표 송영길의 약속은 대선이 끝난 다음 휴지조각이 됐습니다.
송영길은 서울시장에 출마했습니다. ‘젊은 청년정치인’에게 양보한다던 지역구(인천 계양)는 대선후보였던 이재명이 차지했습니다. 거짓말 기자회견은 꼰데정치의 진상이었습니다.
7. 송영길은 이제 진짜 용퇴해야할 상황입니다.
모든 586을 매도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구시대 정치폐습에 젖어있는 586은 물러나야할 때가 되었습니다. 송영길은 마침 지난달 환갑을 맞았습니다. 686은 진짜 아닙니다.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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