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 비싼 이유 있었다…‘2.3兆 담합’ 한샘 등 8곳 기소 [재계 TALK TALK]

신축 아파트에 납품하는 빌트인 가구 가격을 담합해 입찰한 가구 업체 8곳과 전·현직 대표 등 임직원 12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이 중에는 유명 가구 기업인 ‘한샘’과 ‘에넥스’ 등이 포함됐는데, 검찰은 이들이 지난 9년간 담합으로 낙찰한 공사 규모가 2조3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이정섭 부장검사)는 지난 4월 20일 건설산업기본법·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한샘, 한샘넥서스, 넵스, 에넥스, 넥시스, 우아미, 선앤엘인테리어, 리버스 등 8개 가구 업체 법인과 최양하 전 한샘 회장 등 임직원 12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압수수색 과정에서 중요 증거 자료를 은닉·폐기한 리버스 영업 담당 직원 2명은 증거 인멸·은닉 교사 혐의로 약식 기소했다. 당초 수사망에 오른 가구 업체는 총 9곳이었으나 최초로 담합을 자진 신고한 현대리바트는 처벌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2014년 1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24개 건설 업체가 발주한 전국 아파트 신축 현장 783건의 주방·일반 가구 공사 입찰에 참여해 낙찰 예정자와 입찰 가격 등을 미리 합의한 혐의를 받는다. 낙찰 순번을 미리 합의하고, 입찰 가격과 견적서를 공유한 뒤 ‘들러리 입찰’을 세워 합의된 업체가 최저가로 낙찰받도록 유도하는 식이다.

검찰 관계자는 “빌트인 가구는 아파트 분양가를 구성하는 요소로서 담합으로 인한 가구 가격의 상승은 장기적으로 아파트 분양 가격을 상승시킨다”며 “내집마련의 꿈을 어렵게 하는 빌트인 가구업계의 고질적인 담합 관행에 제동을 걸었다”고 평가했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06호 (2023.04.26~2023.05.02일자)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