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 새 역사 쓴 'King'…한국 선수 '최초 기록' 썼다

김명석 2023. 4. 24.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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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타페전 라리가 한국 선수 최초 멀티골
값진 동점골에 70~80m 돌파 환상골도
"위대한 주인공" 극찬, 최고 평점 싹쓸이
연이은 EPL 구단 러브콜에 연일 맹활약
마요르카 이강인. 사진=게티이미지
마요르카 이강인이 24일 헤타페전에서 한국인 선수 최초로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멀티골을 기록한 뒤 골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EPA=연합뉴스
24일 헤타페전에서 수비수 압박을 피해 드리블하고 있는 마요르카 이강인. 사진=마요르카 SNS

이강인(22·마요르카)이 한국 선수 최초로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라리가) 한 경기 멀티골을 넣는 '새 역사'를 썼다.

이강인은 24일(한국시간) 스페인 마요르카의 비시트 마요르카 에스타디에서 열린 헤타페와의 2022~23 라리가 30라운드에 선발 풀타임 출전해 멀티골(2골)을 터뜨렸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와 더불어 유럽 최고 빅리그로 꼽히는 라리가에서 한국 선수가 한 경기에 두 골 이상을 터뜨린 건 이강인이 처음이다. 그동안 선배 공격수들도 이뤄내지 못한 대기록을 이강인이 처음 달성했다. 

위기에 몰린 팀을 구해낸 멀티골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더욱 컸다. 이강인은 팀이 0-1로 뒤지던 후반 11분 마누 모를라네스가 중거리 슈팅을 시도하자 세컨드볼에 대비해 문전으로 쇄도했다. 골키퍼가 쳐낸 공이 흐르자 이를 왼발 슈팅으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이강인의 동점골로 기세가 오른 후반 19분 안토니오 라이요의 역전골로 승부를 뒤집었다.

백미는 경기 막판 추가시간 5분이 지났을 때였다. 상대 스로인 공격이 차단돼 역습 기회가 만들어지자, 이강인이 폭발적인 스피드로 상대 진영을 파고들었다. 하프라인 아래에서 공을 잡은 그는 속도를 살려 단숨에 페널티 박스 안까지 돌파했다.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선 상황에선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멀티골을 달성했다. 팀 승리에 쐐기를 박는 골이었다.

현지에선 이강인이 단독으로 드리블 돌파한 거리를 70~80m로 분석했다. 발이 상대적으로 느리다던 그간의 평가를 비웃기라도 하듯 폭발적인 스피드를 뽐냈다. 그를 뒤쫓던 헤타페 수비는 물론 공격에 가담하던 팀 동료들조차 이강인의 스피드에 못 미칠 정도였다.

이날 이강인은 슈팅(3회)과 유효슈팅(2회) 키패스(2회) 드리블 성공(2회) 등 이날 각종 지표에서도 팀 내 1위에 올랐다.  경기 내내 팀 전술의 핵심 역할을 맡아 공격을 진두지휘하고, 나아가 멀티골까지 터뜨리는 해결사 역할을 한 것이다.

마요르카 이강인이 헤타페전에서 멀티골을 달성한 뒤 포효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스페인 마르카의 마요르카-헤타페전 평점. 이강인(빨간색)은 양 팀 통틀어 유일하게 평점 만점을 받았다. 사진=마르카 캡처

현지에서도 찬사가 쏟아졌다. 스페인 매체 마르카는 “이강인은 후반전을 장식한 위대한 주인공이었다. 마요르카의 모든 공격을 조율했다. 직접 상대 수비진을 흔들어 혼자 힘으로 경기를 뒤집을 수 있는 선수임을 스스로 증명해 보였다”고 극찬했다. 마르카를 비롯해 OK디아리오, 풋볼데스데마요르카 등 현지 매체들은 양 팀 통틀어 오직 이강인에게만 최고 평점을 매겼다.

통계업체 옵타는 “이강인이 라리가 역사상 최초로 한 경기에 두 골 이상 넣은 한국 선수가 됐다”고 조명했다. 마요르카 구단은 구단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King(왕)’이라는 한 단어로 이강인을 소개했다.

이강인은 실력뿐만 아니라 경기 후 인터뷰로도 팬심을 녹였다. 그는 “골보다 더 중요한 건 팀이 승리했다는 것이다. 팀 승리에 도움이 될 수 있어서 기쁘다. 이런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도록 더 노력할 것”이라고 말해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직전 경기 셀타 비고전에서도 공격 포인트 없이 최고 평점을 받았던 이강인은 연일 라리가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라리가 전체 선수 중에서 득점 기회 창출 공동 2위(12회) 드리블 성공 공동 3위(60회) 등 각종 기록에서도 최상위권을 유지했다. EPL 구단들의 러브콜이 이어지는 가운데 라리가 최고 재능을 향한 유럽 전역의 관심도 더욱 뜨거워지게 됐다.

마요르카 이강인. 사진=게티이미지

김명석 기자 clear@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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