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효에게 ‘덜’ 혼나는 아론, “센터백인데 공격 주문하셔서 좋다”

김희웅 2023. 4. 24.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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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센터백 아론은 지난해 K리그2에서 3골 1도움을 기록했다.(사진=프로축구연맹)
이정효 광주FC 감독은 선수들을 호되게 가르치기로 유명하다. 외국인 선수들에게도 예외는 없다. 개중 꾸지람을 덜 듣는 이가 있는데, 바로 센터백 아론(27)이다. 

광주는 23일 오후 2시 광주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강원FC와 하나원큐 k리그1 2023 8라운드 홈 경기에서 0-0으로 비겼다. 시즌 첫 무승부를 기록한 광주(승점 13)는 5위를 유지했다.

불 뿜던 광주의 공격이 이날은 무뎠다. 강원의 촘촘한 수비벽을 뚫는 데 애먹었다. 거듭 하프 스페이스를 뚫으려 애썼고, 강원 수비진의 신장이 크지 않은 것을 고려해 여느 때보다 공중전도 활발히 펼쳤다. 그러나 끝내 강원의 골문을 열지 못했다. 

그래도 광주의 전술은 돋보였다. 센터백으로 출전한 아론을 공격수로 활용했다. 광주는 아론이 공격에 가담할 시 티모와 중앙 미드필더 이강현이 후방 빌드업을 맡았다. 아론은 우측 풀백으로 출전한 김한길과 측면, 하프 스페이스를 공략했다. 아론과 김한길은 수시로 위치를 바꾸며 강원의 후방을 교란했다. 그는 후반 두 차례 날카로운 헤더로 강원의 골문을 위협했으나 끝내 결실은 보지 못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마주한 아론은 “수비수인데 (전방으로) 올라가면 상대가 혼란을 느낄 수 있다. 수비수인데 공격도 보니 편하고 오히려 좋다”며 “감독님께서 공격 성향을 좋게 느끼셔서 최대한 공격적으로 하라고 자율성을 부여해서 좋다. 그런 부분에서 발전한 것 같다”고 말했다.  
아론은 올 시즌 목표로 광주의 파이널 A 진출을 이야기했다.(사진=프로축구연맹)

“(이정효 감독의 축구가) 처음엔 어려웠는데 연습하다 보면 할 수 있다”는 아론은 외국인 선수 중 가장 덜 혼난다고 한다. 영리하게 이 감독의 요구를 수행하기 때문이다. 

강원전을 마친 이 감독은 절실함이 부족했던 선수단에 불만을 표했는데, 아론에 관해서는 “세트피스에서 확실히 득점할 수 있는 무기(아론)가 있어 상대가 내려서서 대응할 때, 스트라이커처럼 활용했다. 기회를 놓쳤지만, (역할을) 잘 수행한 것 같다”고 호평했다.

지난해 광주 유니폼을 입은 아론은 한국 생활 2년 차다. 함께 생활하는 팀 매니저에 따르면, 그는 한국어를 구사하지 못해도 어느 정도 요구를 알아듣는다고 한다. 그라운드 내 동료들과 소통은 당연히 문제가 되지 않는다. 

아론은 “(오른쪽 라인에 서는) 김한길은 체력이 좋고, 아사니는 드리블에 슈팅까지 좋다. 나는 소통이 돼서 누가 들어와도 잘 맞는다”면서 “(센터백 파트너인) 안영규는 경험이 많고 경기 조율 능력과 빌드업이 뛰어나다. 티모는 능력치가 워낙 좋아서 호흡을 맞추기 편하다. 시즌 전부터 소통해서 편하게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2부 리그에서 한국 생활을 시작한 아론은 K리그1에서도 경쟁력을 증명하고 있다. 그는 “K리그2에서는 실수해도 골이 안 들어가는 경우가 많은데, K리그1은 기술적이라 좀 더 집중력을 갖고 조심해서 플레이하고 있다”면서 “개인적으로 최대한 많이 뛰고 싶다. 팀이 최소 6위 안에 들었으면 좋겠다. 가능하다고 본다”며 목표를 말했다. 

광주=김희웅 기자 sergi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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