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이 본인 인증?… 우왕좌왕 트위터 '블루 체크'

故 브라이언트·채드윅 보스만 계정도 '인증'
트위터 인증정책 연일 바뀌어 혼란 지속

트위터의 공식 계정 인증 마크인 '블루 체크'를 둘러싼 혼란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고인이 된 유명인들의 계정에 인증 마크가 달린 것으로 확인돼 또 다른 논란이 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미국 매체 더힐과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2020년 헬기 추락 사고로 숨진 미국 NBA 농구 스타 코비 브라이언트를 비롯해 영화 '블랙 팬서'로 유명한 배우 채드윅 보스만, 래퍼 맥 밀러, 유명 셰프이자 방송인 앤서니 부르댕, 사우디아라비아의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등 세상을 떠난 유명인들의 트위터 계정에 블루 체크가 붙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각 계정 페이지에는 "'트위터 블루'에 가입하고 휴대전화 번호를 인증한 계정"이라는 설명도 함께 적혀 있다.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 계정 이름 옆에 블루 체크가 달려 있다.[이미지출처=AFP 연합뉴스]

트위터는 지난해 11월 유료 서비스 '블루 체크'를 도입했다. 이는 월 7.99달러(약 1만500원)를 내면 진짜 계정임을 인증해주는 '블루 체크'를 달아주는 서비스다. 그런데 돈만 내면 별다른 신원확인 절차 없이 '블루 체크'가 달리자, 사칭 계정으로 인한 피해가 쏟아졌다. 결국 트위터 측은 도입 엿새 만에 서비스 운영을 중단했다가 재개하기도 했다.

트위터 측은 블루 체크를 유료화하면 수익이 늘어날 것을 기대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수익 증가는 미미한 수준에 그쳤고 오히려 이에 반발한 이용자들의 탈퇴만 늘었다. 더군다나 트위터가 지난 20일부터 블루 유료 구독을 하지 않는 사람들의 계정에서 블루 체크 표시를 없애자 반발은 더 커졌다.

20일 현재 프란치스코 교황과 '해리포터'의 작가 JK 롤링, 팝스타 비욘세, 축구선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래퍼 제이지,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 등이 모두 파란색 체크 마크를 잃었다. 이와 반대로 자신이 유료 서비스에 가입하지도 않았는데 블루 체크가 달렸다는 이들도 나왔다. 트위터의 소유주인 일론 머스크는 지난 21일 미국프로농구(NBA) 스타 르브론 제임스, 배우 윌리엄 섀트너, 작가 스티븐 킹 등의 계정은 자신이 대신 돈을 지불하고 인증 서비스를 제공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 주말 트위터의 인증 정책은 또 뒤집혔다. 가디언에 따르면 이번에는 100만명이 넘는 팔로워를 보유한 거의 모든 유명인의 트위터 계정이 서비스 비용 지불 여부와 상관없이 인증 마크를 받았다.

이에 대해 가디언은 "유·무료 사용자의 구분 없이 유명인의 계정에 같은 인증 마크가 붙어 있는 데다 '블루 서비스 가입으로 인증을 받았다'는 설명까지 있어 이는 허위 광고라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