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없었던 난청… "3년 내엔 신약 나온다"
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최재영 교수는 23일 대한이비인후과학회·의사회 춘계학술대회에서 난청분야 신약 최신 현황 발표를 통해 한국에서도 임상시험이 진행된 약물 1개를 포함, 총 2개 약물이 임상 3상 시험을 마쳐 제품화 단계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또한 유전자 치료제가 난청 치료에 효과적인 형태로 확인돼 빠르게 관련 신약개발이 진행 중으로 난청 분야 치료가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전했다.
발표에 따르면, 현재 임상 3상 시험을 마치고 상용화 단계에 들어간 약물은 스위스 제약사 Xigen이 개발한 'AM-111(성분명 브리마피타이드)'과 미국 제약사 오토노미가 개발한 'OTO-104'이다. 브리마피타이드는 한국에서도 임상시험에 참여한 약물로, 급성 감각신경성 난청에 효과가 있다. 세포의 염증에 작용하는 세포 자체를 억제해 급성 감각신경성 난청 중에서도 소음에 의한 돌발성 난청에 상당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현재 상용화가 진행 중으로, 난청 분야에서 가장 이른 시일 내에 의료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될 신약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OTO-104는 스테로이드를 특수한 겔과 혼합한 것으로, 내이(inner ear)에 약물 전달 효과가 크다. 현재 난청치료는 대부분 스테로이드주사로 치료하는데, 내이 구조 특성상 내이까지 약물이 제대로 전달되기 어렵고, 약물 지속시간도 짧아 약물치료효과가 좋지 않다. OTO-104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한 약물이다. 상온에선 물 제형이다가 체온(약 37도)에서는 겔 형태로 제형이 바뀌어, 약물이 귀에 머무는 시간을 길게 해 약물전달력을 높인다.
임상 2상을 마친 약물로는 'SPI-1005(성분명 엡셀렌)'와 'SENS-401(5HT3R-길항제)'이 있다. 엡셀렌은 항염증과 신경보호제 역할을 하는 신약 물질로, 메니에르와 감각신경성 난청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성분은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청력회복 효과를 입증했다. 임상시험은 시끄러운 음악을 약 4시간 듣게 한 다음 청력이 약 5db 떨어짐을 확인하고 엡셀렌을 투약했는데, 투약 후 청력이 회복됨이 확인됐다. 임상 2상 단계 약물 중 상용화 가능성이 가장 큰 물질이다.
SENS-401은 프랑스 제약사 센소리온의 돌발성 감각신경난청 치료 후보물질이다. 임상 2상에서 통계학적으로 청력 개선 효과를 입증하지 못했으나, 돌발성 난청 개선 효과 입증을 위해 임상시험 방향을 바꿔 3상 임상을 준비 중으로 알려졌다.
최근 혈액종양분야와 희귀난치질환의 판도를 바꾼 유전자치료제로도 난청 신약이 개발 중이다. 최재영 교수는 "돌발성 난청 등 대부분의 이비인후과 질환은 원인일 알 수 없는 경우가 많은데, NGS 검사를 통해 상당수 환자에서 특정 유전자 변이가 있음이 확인돼 관련 치료제 개발이 활발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전자치료제가 청력 개선 측면에선 효과가 크다는 연구 결과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어, 신약보다 난청 유전자치료제를 먼저 접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난청 분야 치료 형태가 이른 시일 내에 바뀔 것이라 전망했다. 최재영 교수는 "지금은 귀가 좋아질 수 있는 약이 있느냔 환자의 질문에 없다고 말할 수밖에 없고, 신약이 여럿 나온 다른 분야와 달리 신약도 없지만 머지않아 난청 신약 처방이 가능해질 것이라 예상한다"고 밝혔다. 그는 "3상 임상시험이 끝난 약물 2종은 3년 내에, 유전자치료제는 5년 내에 제품으로 만날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한다"며, "10년 후엔 이비인후과 외래 풍경이 완전히 달라질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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