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씩 체중 줄이고 적응하는 패턴 반복 중요

[서울의료원과 함께 하는 건강 Talk] ⑮ <끝> 다이어터 괴롭히는 ‘웨이트 사이클링’

“선생님, 다이어트 약이란 약은 다 먹어봤어요.” 비만클리닉에서 새로운 환자를 만날 때 많이 듣는 이야기다. 환자가 시도한 방법 모두 효과가 없지 않았겠지만, 얘기를 끝까지 들어보면 어떤 방법을 썼더라도 결국 제자리로 돌아왔다는 것으로 결론 난다.

많은 다이어터들이 겪는 요요 현상은 처음에는 체중 감량에 성공하나 이후 빠르게 몸무게가 다시 느는 현상을 말한다. 최근엔 ‘웨이트 사이클링(weight cycling)’이라고 한다. 보통 1년 정도 감량된 체중을 유지하면 그것이 본인 몸무게가 된다고 설명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해외 연구를 보면 1년간 체중을 유지해도 4~5년 후 감량한 체중을 유지하는 사람은 전체의 3%에 불과했다.

웨이트 사이클링이 일어나는 근본 원인을 설명하기는 어렵다. 워낙 다양하고 복잡한 생물학적 현상과 더불어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 심지어는 미디어와 SNS까지도 원인이라 말하기도 한다.

핵심은 두 가지다. 첫째는 에너지 소비를 적게 하려고 신체가 에너지를 저장하는 쪽으로 적응한다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다이어트 전보다 뇌에서 식욕을 증가시키는 신호를 더 많이 내보낸다는 것이다. 분명한 것은 웨이트 사이클링이 반복될수록 체중 감량은 더 어렵게 된다는 점이다. 반복되는 웨이트 사이클링은 자신감을 잃게 하고 결국 다이어트를 포기하게 만든다.

그러면 웨이트 사이클링이 더 잘 발생하는 사람을 예측할 수는 없을까? 현재까지 수행된 연구를 보면 아쉽게도 유전적 요인이 많을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하지만 초기 체중 감량이 적을 때, 식사 습관이 좋지 않을 때, 우울증이 동반될 때, 잘못된 운동 습관 또는 체중 감량에 만족 못 하는 경우 더 위험하다고 한다.

강력하고 다양한 약제들로 체중을 무턱대고 빠르게 감량하는 것이 항상 옳다고 할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요요 현상에 있다. 반복되는 웨이트 사이클링은 결국 장기적으로 더 큰 비만을 불러오기 때문이다. 빠진 체중을 유지해 다이어트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긴 호흡으로 몸의 변화를 조금씩 끌어내고, 그렇게 바뀐 몸에 적응하는 패턴을 반복하는 생활을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건희(가정의학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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