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헌 감독 "아이유, 존경하지만…둘만 남게 될까 무서웠다" [인터뷰 종합]
(엑스포츠뉴스 윤현지 기자) 이병헌 감독이 특유의 대사를 만들어내는 원천에 대해 설명했다.
24일 오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드림'의 감독 이병헌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드림'은 개념 없는 전직 축구선수 홍대(박서준 분)와 열정 없는 PD 소민(아이유)이 집 없는 오합지졸 국대 선수들과 함께 불가능한 꿈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이병헌 감독은 2008년 '과속스캔들' 각색가로 정식 데뷔 후 2015년 '스물'로 첫 장편 상업 영화를 연출했다. 이후 2019년 '극한직업'으로 1600만 관객을 기록했다. 같은 해 8월에는 JTBC 드라마 '멜로가 체질' 연출을 맡아 마니아층을 모으며 활약했다.
이 감독 작품의 특징은 타고난 말맛이 드러나는 대사다. '드림'의 소민과 홍대 역시 초반에 티키타카를 나누며 서로의 관계를 형성해 간다. 이 감독은 구체적이었던 디렉션에 대해 "미안한 척하면서 말을 하긴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여기서 대사 속도 조금 높여주고 그런 호흡들에서 조심스럽게 말을 하긴 하는데 준비는 잘해서 오는데 영화 초반부의 속도감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어떻게 보면 사고치고 재능기부하듯이 어딘가로 옮겨가게 되는 과정들이 너무 전형적이라서 대사로 재미를 주고 싶었다. 아무 생각 못 하고 후다닥 지나갔으면 해서 시나리오 쓸 때부터 생각했던 느낌을 설명하고 머릿속 있는 대로 나오면 오케이를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디렉션이 많았다. 감독이 최고의 레퍼런스였다"는 아이유의 말과는 달리 이 감독은 "많은 디렉션을 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오히려 그는 "많이 맡기다시피 했는데 문제가 없었다"며 "동선 말고는 감정선 이런 건 이야기하지 않았다. 준비를 많이 하고 똑똑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이 감독은 "질투심을 느끼면서 존경할 수 있는 사람을 좋아하는데 아이유가 거기에 부합하는 것 같다. 연기, 노래에 질투를 느끼진 않지만 그 사람들이 쓰는 글, 가사를 보면서 어떤 책을 읽고 어떤 영화를 보고 어떤 생각을 할까 존경하게 되면서 질투하게 되더라"고 극찬했다.
그는 "다들 내가 말 많고 재밌을 줄 알지만 반대다. 쓰는 것으로 푸는 것 같기도 하다"라며 "사실 말이 없는 게 아니라 낯을 가린다. 친하지 않은 사람과 친해지는 건 최소 20년 걸린다"고 자신의 성격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면서 "낯을 가려서 친하지 않은 사람과 단둘이 있는 것을 무서워하고 아이유와 둘만 남게 될까 봐 무서웠다. PD라도 꼭 곁에 있도록 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편한 사람들이랑 많이 말하고 혼자 있을 땐 명상 공상을 많이 하면서 그런 대사가 나온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라며 말맛 넘치는 대사의 비밀에 대해 설명했다.
'드림'은 스포츠 영화를 표방했지만 홈리스의 이야기를 다루는 휴머니즘 드라마에 가깝다. 영화 속에는 골 한번 제대로 들어가는 장면이 나오지 않는다.
이 감독은 "아쉽긴 하지만 이 영화를 스포츠 영화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포스터를 그렇게 뽑고 스포츠 영화가 아니라고 말하면 죄송하지만…. 죄송하다"라며 뜻밖의 사과를 전했다. 그러면서 "그래도 맛보기 정도는 박서준이 초반에 소화한다"고 덧붙였다.
작품에 등장한 홈리스 축구단은 대체로 축구를 처음 접하는 인물이지만 "트레이닝을 두 달 전부터 했다"고. 이 감독은 "박서준 외에는 그렇게 열심히 하지 않아도 되는데 다들 나중에 너무 잘해서 공을 발에 잘 맞추더라. 현민 씨는 공을 막으면 안 되는 장면인데 막아버리고 훈련은 많이 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작품 초반 특별출연한 강하늘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첫 촬영 날 조금 늦게 갔는데 하늘씨가 나를 보고 '축구 안 한다며!' 하더라. 그냥 조금 뛴다고 설명하고 캐스팅했다. 그래서 '감독 말을 믿으면 어떻게 하냐'고 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극 중 유일한 로맨스 라인을 구축한 배우 정승길과 이지현에 대한 캐스팅 비하인드도 공개했다. 이 감독은 캐스팅에 대해 "사실 실례였다"며 "부부가 같은 극에서 연인 비슷한 관계로 나온다는 게 얼마나 부담스럽겠나. 거절하기도 뭐하고 어려운 고민을 하게끔 만들었다. 사과도 드렸다"며 설명했다.
그럼에도 캐스팅을 한 이유에 대해 "대학로에서 같이 공연을 보고 헤어지는데 두 분이 손을 잡고 걸어가더라. 저렇게 오래 산 부부가 손을 잡을 수 있구나, 그 모습이 너무 예뻐 보였다. 그 그림을 담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나중에 두분에게 선물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있고 그래서 제의를 드렸다. 두 분은 약간 고민의 시간을 가졌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멀티캐스팅의 밸런스에 대해 "홈리스 캐릭터가 메인이야기인데 만들어지기 봤을 때 재미없다고 느껴질 수 있다. 재미없고 관심이 없으니까 소외된 것이다"라며 "소민과 홍대 같은 재밌는 캐릭터를 배치해야 했지만 이들의 비중이 키워지면 하고 싶은 이야기가 묻히니 어느 정도 조율하고 맞춰서 페이지수 하나하나 따져가면서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극한직업'에 이어 '드림'으로 휴머니즘까지 도전한 그는 "영화를 늦게 시작했기 때문에 처음에는 그나마 잘하는 걸로 해야 그게 맞는것 같아서 코미디 영화로 시작한 건데 하다 보니 계속하게 됐다. 그래서 유니버스라는 말도 듣게되고 대단한 평가를 받았지만 전혀 아니다. 다른 장르에 대한 욕심이 있지만 공부 중이라 갖춰진 다음에 하고 싶다. 아직은 잘하는 것 하자 하고 있다"고 다른 장르 도전에 대해 생각을 밝혔다.
사진=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윤현지 기자 yhj@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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