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결혼 어떡하죠" 전세금 날린 20대, 중개사 없이 직거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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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사회초년생 울린 전세 사기
“제 인생 첫 전세계약이었는데…결혼할 여자친구 부모님께도 말씀 못 드리고 너무 막막합니다.”
경남 창원에 사는 전세 사기 피해자 김모(20대)씨가 24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한 말이다. 김씨는 사회초년생이다. 대전에 살다가 창원에 IT계열 직장에 취업하면서 창원 마산합포구 한 빌라형 원룸(다가구주택·11가구)에 입주했다. 2021년 2월 일이었다.
당시 그는 42㎡(약 13평) 크기 원룸을 계약 기간은 2년, 전세보증금 8000만원에 계약했다. 이 중 7000만원(90%)은 중소기업청년전월세보증금 대출로 마련했고, 나머지 1000만원은 부모 손을 빌렸다. 전세보증금은 향후 결혼할 때 목돈으로 쓰려 했다. 김씨는 수년간 교제한 연인이 있는 수도권 지역으로 이직할 계획이었다.
공인중개사 없이 직거래 '화근'
계약 당시 공인중개사 중개 없이 건물주 남편 A씨와 직거래한 김씨는 이런 사정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한다. “우리 건물은 전세금 떼일 염려가 전혀 없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A씨 말만 믿었다. 이 빌라형 원룸 건물은 지난 3월 최저가 11억9000여만원으로 1회 경매에서가 진행됐지만 유찰됐다. 다음달부터 최저가액이 8억8000여만원(2회), 7억1000여만원(3회), 5억6000여만원(4회) 순으로 경매가 진행될 예정이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로 경매 낙찰률은 계속 떨어지는 상황이다.
김씨는 “4억원이 넘는 금융권 근저당에 먼저 배당되고 이후 선순위 채권자들에게 돈이 갈텐데, 저는 가장 뒷순위여서 사실상 돈을 못 돌려받을 것 같다”며 “신용불량자가 될까 겁나고 미래 계획이 모두 틀어졌다”고 울상을 지었다.
선순위 채권자 전세보증금 지급했다더니…
서씨는 “(A씨가) 전세권 설정한 사람들은 이미 보증금을 지급했고, 등기 신고만 안 된 것이라고 말했다”며 “옆에 있던 공인중개사도 A씨 말에 보조를 맞춰서 걱정하지 말라고 저를 안심시켰는데, 현실은 그게 아니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그때 당시 계약을 중개한 공인중개사 사무실을 찾았지만, 이미 문을 닫았다”며 “대학생 자녀가 있는데 등록금도 못 줘서 아이가 아르바이트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전세 사기 피해자 6명 고소
경남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진행된 특별단속에서 전세사기 37건이 적발돼 49명이 검거됐다. 전세사기 범죄유형은 허위 보증·보험, 깡통전세 등 보증금 미반환 사례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같은 기간 전국에선 2188명을 검거하고 209명을 구속했다. 확인된 피해자는 1705명, 피해 금액은 3099억원에 달한다.
창원=안대훈 기자 an.dae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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