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예림 학폭’ 가해자 1인 “노는 무리 맞지만 억울해”

김성훈 2023. 4. 24.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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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자 지목 군무원 A씨 반박 입장
“‘변기물’ ‘표혜교’ 등 제기된 의혹들 사실 아냐”
“표씨가 오히려 협박…일상생활 불가능”
학교폭력 피해사실을 고백한 표예림(28)씨. 유튜브 ‘카라큘라 탐정사무소’ 영상 캡처


12년간 학교폭력에 시달렸다고 폭로해 ‘현실판 더 글로리’로 불리는 표예림씨(28) 사건과 관련해 가해자로 지목당한 A씨가 억울함을 호소하고 나섰다. 그는 폭행 일부를 인정하면서도 표씨가 자신을 협박해왔다고 주장했다.

지난 2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안녕하세요 더글로리 사건 OOO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작성자 A씨는 자신이 표씨의 학교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인물 중 한 명으로, 현재 육군 군무원으로 일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A씨는 “우선 저는 학창시절 (소위) 말하는 ‘노는 무리’가 맞았다”면서 “또래 사이에서 험하거나 세보이는 것이 당시엔 스스로를 남들보다 우월한 것이라고 착각했다. 누군가에게 마음의 상처를 주고 쉽게 남에게 피해를 끼쳐왔을 수 있다고 스스로 인정한다”고 밝혔다.

다만 A씨는 “하지만 학창 시절 단순히 재미 삼아, 이유 없이 누군가를 해하거나 짓밟은 적이 없다”며 “변기통에 머리를 넣었다’, ‘다이어리로 어깨를 내리쳤다’, ‘표혜교냐며 피해자를 조롱했다’, ‘사과 한번 한 적 없다’ 등의 내용은 단 하나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표씨 측 주장을 반박했다.

유튜브 계정 ‘표예림동창생’ 채널은 지난 13일 게시한 ‘학교폭력 가해자들의 신상을 공개합니다’ 영상에서 가해자 4명을 지목했다. 유튜브 ‘’표예림동창생’ 채널 영상 캡처
보배드림 캡처


A씨는 표씨의 사건이 공론화되기 전 사과한 적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고등학교 3학년 때 무리 내에서 왕따를 당한 적이 있다”면서 “성인이 된 후 학창시절 소외된 채 지내며 크고 작은 상처를 받았을 표씨가 생각났다. 표씨에게 연락해 진심으로 사과했고 ‘네 사과로 내가 정말 괜찮아질지는 모르겠지만 연락해 줘서 정말 고맙다’는 답장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다만 2015년의 일이라 당시 메시지는 없다고 했다.

최근 공개된 표씨와의 통화 녹취록과 관련해서는 “이상하게 편집돼 내향적인 동급생을 모두 때리고 다녔다고 와전돼 억울하다”며 “통화 내용 전체를 공개할 마음도 있다”고 말했다. 또 “(표씨가) 분명한 악의로 저를 공격하려던 사실을 알고 있어, 그 의도가 느껴져 저 또한 공격적으로 나간 게 맞다”며 “관련 카톡 전문도 공개할 수 있다”고 했다.

A씨는 표씨에게 협박을 당했다는 주장도 폈다. 그는 “제 주변 지인들과 가족에게까지 협박성 연락을 하며 집주소를 캐냈다”면서 “동창들에게 연락해 ‘너는 나를 놀린 사실조차 없지만 진술서를 써주지 않으면 너도 가해자로 고소하겠다’, ‘A씨에게 연락해서 내 욕을 하도록 만들고 그걸 (캡처해) 내게 보내달라’, ‘증거는 얼마든지 만들면 된다’ (고 말하는) 등 도를 넘는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A씨는 중학생 시절 표씨를 다리로 걷어찬 사실은 있다고 인정했다. 그는 교실 휴대전화 수거 당번으로서 표씨의 휴대전화를 수거하던 중 문자 메시지를 큰소리로 읽은 적이 있고, 화가 난 표씨가 자신의 휴대전화를 낚아채자 발로 찬 사실이 있다고 실토했다. A씨는 “저 또한 그날을 명확히 기억하기에 부정하지 않겠다”면서 “저의 바보같은 자존심과 위화감을 조성하고픈 마음에 표씨를 발로 찬 게 맞다”고 설명했다.

A씨는 학폭 가해자로 지목된 후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는 “욕설 및 살해 협박이 담긴 문자 메시지, 사안과 무관한 지인의 신상공개, 본인 및 지인의 SNS 테러 등 피해를 입고 있다”며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라고 호소했다.

보배드림 캡처


A씨는 지난 1월 특수상해죄로 고소당했으나 혐의가 없다는 처분을 받은 바 있다고도 밝혔다. 2013년 11월 다이어리 모서리로 표씨의 어깨를 내리쳤다는 게 고소장의 주요 혐의였다. A씨는 해당 건에 대해 “너무 억울했다”면서 “무고함을 입증하기 위해 표씨가 거짓 진술을 모아왔다는 정황증거 등 자료들을 모아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불송치’ 처분 결정이 담긴 관할 경찰서의 수사결과 통지서 사진도 첨부했다.

A씨는 “표예림은 도를 지나친 행동, 사실무근의 내용을 고소한 데 이어 법적 판결이 난 이후에도 신상을 공개했다”면서 “하루아침에 악마가 된 저는 억울해 미칠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큰 거짓에 약간의 진실을 섞으면 그 거짓이 진실이 된다고 한다. 없던 일을 있던 사실처럼 주장하는 것은 쉽지만, 그것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기는 너무나도 어렵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A씨는 “지금의 모든 일에 불씨가 된 것은 저의 잘못된 학창 시절이 맞다. 표씨뿐 아니라 모든 동창생에게 미안한 마음으로 앞으로 반성하며 살겠다”면서 “저로 인해 모든 군무원들과 응급구조사가 손가락질받는 상황이 생긴 것 같아 너무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A씨의 이 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비난 여론은 거세다. 네티즌들은 “아직도 반성을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술은 마셨는데 음주운전은 아니라는 거냐”며 A씨 태도를 지적하고 있다.

표예림씨가 지난 22일 2차 가해에 대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다 극단적 선택을 시도해 병원에 이송된 모습. ‘카라큘라 탐정사무소’ 유튜브 영상 캡처


한편 표씨는 학교 폭력 피해자임을 고백한 뒤 2차 가해에 시달리다가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표씨는 24일 자신의 유튜브 계정을 통해 “부모님을 공개적으로 모욕하는 영상의 조회 수가 올라가는 것을 멈추기 위해 충동적으로 자해했다”며 “많은 분께 걱정을 드려 너무 죄송하다”고 밝혔다. 병원 응급실로 이송돼 치료를 받던 표씨는 현재 퇴원한 상태다.

향후 유튜브 활동도 중단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표씨는 “병원에서 검사를 추가적으로 받아야 하는 상황이고 해서 기존 인터뷰 방송 스케줄과 예약 고객님을 제외한 모든 유튜브 활동을 쉬겠다”며 “유튜브는 쉬는 것이 제게도 이롭다고 판단해 앞으로는 청원과 법적대응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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