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봉투 의혹’ 송영길 귀국 “송구스럽다…모르는 상황 많아 파악할 것”

이동환,신용일 2023. 4. 24.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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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의 핵심 인물인 송영길 전 대표가 24일 귀국해 "국민 여러분과 당원 동지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에 연루된 윤관석·이성만 의원 관련 질문에는 "전혀 통화한 적이 없다"고 말했고, 이재명 대표와 만날 가능성에 대해선 "제가 탈당을 하지 않았느냐"며 즉답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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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2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의 핵심 인물인 송영길 전 대표가 24일 귀국해 “국민 여러분과 당원 동지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송 전 대표는 이날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서민 경제가 어렵고 국가가 어려운 상황에 민주당이 해야 할 일이 많은데 이런 일이 발생했다”며 이같이 사과했다.

지난해 12월부터 프랑스 파리에 체류해온 송 전 대표는 22일(현지시간) 파리 기자회견에서 자진 탈당과 즉시 귀국을 선언했다. 자신이 당대표로 당선된 전당대회에서 나온 의혹인 만큼 정치적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탈당하고 검찰 조사에 임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귀국길에 오른 것이다.

그러나 송 전 대표는 파리 기자회견 때와 마찬가지로 돈봉투 의혹에 대해서는 모르쇠로 일관했다. 그는 ‘의혹에 대해 모르겠다는 입장은 변함없느냐’는 질문에 “이제 도착했으니 상황을 좀 파악하겠다”며 “제가 모르는 상황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다만 송 전 대표는 “저로 인해 발생한 일이기 때문에 책임 있게 문제 해결에 앞장서겠다”며 “검찰이 주위 사람들을 불러서 주변을 돌기보다는 오늘이라도 저를 소환하면 적극 응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또 “저 송영길은 어떤 일을 당하더라도 절대 회피하지 않고 도망가지 않는다”면서 “제가 귀국한 이유도 마치 제가 도피해 파리에 있는 것처럼 오해하는 분들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검찰 수사를 야당 탄압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에 연루된 윤관석·이성만 의원 관련 질문에는 “전혀 통화한 적이 없다”고 말했고, 이재명 대표와 만날 가능성에 대해선 “제가 탈당을 하지 않았느냐”며 즉답을 피했다.

송 전 대표의 귀국으로 돈봉투 의혹 규명의 분기점을 맞았지만, 민주당은 의혹 연루 의원들에 대한 처리를 놓고 우왕좌왕하고 있다. 당 지지율이 급격히 떨어지는 등 성난 민심을 확인한 의원들이 자체 조사를 통한 단호한 대처를 요구하고 있지만, 지도부는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입장이다.

차기 원내대표 주자인 박범계 의원은 KBS라디오에서 “자성으로 끝날 문제가 아니라 실체에 접근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특별조사기구가 필요하다. 검찰에만 맡겨놓으면 수사가 늘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비명(비이재명)계 이상민 의원도 “당이 강제수사권이 없다고 자체 조사를 미리 포기하는 건 지도부의 리더십을 포기하는 것”이라며 “이 대표 사법 리스크와 결부해 생각하는 견해들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지도부는 ‘셀프 면죄부’ 역공이 들어올 수 있다며 자체 조사에 부정적이다.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검찰 수사 결과를 지켜보면서 대응하는 것이 현재로선 최상”이라고 말했다.

지도부 내에선 대의원에게 할당된 전당대회 표 비중(30%)을 대폭 줄이자는 주장이 나온다. 현역 의원이 대의원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들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전달하려는 유인 자체를 제거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벌써부터 비판이 제기된다. 한 비명계 중진 의원은 “돈 문제에 연루된 개인들에게는 온정주의를 펴면서 제도만 손본다는 건 황당한 진단”이라며 “재발방지의 핵심은 제도가 아닌 사람을 바꾸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동환 기자, 인천=신용일 기자 hu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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