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대통령, WP인터뷰서 한일관계 '코페르니쿠스적 발상의 전환'

정도원 2023. 4. 24. 17:5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서유럽 자유세계가 1차·2차 세계대전에도 불구하고 구원(舊怨)을 뒤로 한 채 안보·경제협력의 길을 걷는 것을 가리켜, 우리나라와 일본 사이의 안보·경제협력 또한 절대 불가능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이 이같은 서유럽 자유세계의 상호 협력을 예로 들어 우리와 일본 또한 자유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라는 공통의 가치를 공유하는 이웃국가로, 구원을 털고 협력 관계로 나아가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尹 "유럽, 전쟁 딛고 협력…일본과
협력도 불가능하지 않다" 강조
독일 침략 당했던 서유럽 국가들,
나토·EU 통한 안보·경제협력 관계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달 16일 친교 만찬을 마치고 도쿄 한 식당으로 자리를 옮겨 맥주로 건배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서유럽 자유세계가 1차·2차 세계대전에도 불구하고 구원(舊怨)을 뒤로 한 채 안보·경제협력의 길을 걷는 것을 가리켜, 우리나라와 일본 사이의 안보·경제협력 또한 절대 불가능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한일관계와 관련한 코페르니쿠스적 '발상의 전환'으로 주목된다.


윤 대통령은 24일 WP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유럽은 지난 100년 동안 여러 차례 전쟁을 겪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래를 위해 협력할 방법을 찾았다"며 "100년 전에 일어난 일 때문에 (일본과의 협력이) 절대적으로 불가능하다거나, 일본이 무릎을 꿇고 용서를 구해야 한다는 생각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서유럽 국가들은 1차·2차 세계대전 때 독일의 침략전쟁으로 엄청난 인적·물적 피해를 냈다. 경술국치와 연도 차이가 얼마 나지 않는 1차대전 때 독일의 침략으로 프랑스와 벨기에는 국토의 일부 또는 대부분을 점령당했다. 독가스를 살포하며 참호전을 치르느라 수백만 명의 사상자를 내기도 했다. 벨기에는 루뱅 대학과 도서관이 파괴당하고 학살 범죄를 당하는 등 특히 참혹한 피해를 겪었다.


한창 일제강점기였던 2차대전 때에는 독일에 의해 프랑스·벨기에·네덜란드·덴마크·노르웨이 전국토가 점령당하고, 인력의 강제동원과 자원수탈, 학살 등 전쟁범죄가 기승을 부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나라들은 침략전쟁으로부터 불과 한 세기가 지나지 않은 지금, 안보면에서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를 통해, 경제면에서는 유럽연합(EU)을 통해 상호 협력의 길을 걷고 있다.


윤 대통령이 이같은 서유럽 자유세계의 상호 협력을 예로 들어 우리와 일본 또한 자유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라는 공통의 가치를 공유하는 이웃국가로, 구원을 털고 협력 관계로 나아가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 또한 과거 군국주의 시절을 경험해보지도 못한 '전후세대'가 이미 사회의 주류를 형성하고 있으며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 또한 1957년생으로 식민지배 책임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이들이 자신들의 조상 책임에 연좌하듯 무릎을 꿇고 용서를 구하기를 바라는 기대는 비현실적으로, 미래지향적 한일 협력 관계 조성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도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 대전에서의 행동에 대한 통절한 반성과 진심 어린 사죄의 마음은 전후 역대 내각이 일관되게 유지해왔다. 역대 내각이 표명한 반성과 사죄의 마음은 흔들림 없이 계승해나갈 것"이라면서도 "전쟁과는 아무런 상관없는 미래 세대가 계속해서 사죄를 해야만 하는 상황을 만들어서는 안된다"는 일본 내각의 공식 입장과도 부합한다는 점에서, 그간 과거사 문제에 있어 평행선을 긋던 한일 관계에 있어 코페르니쿠스적 '발상의 전환'이라는 관측이다.


아울러 이날 인터뷰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일본과의 협력을 미루기에는 한국의 안보 상황이 굉장히 시급하다"며 "결단이 필요한 문제로, 설득에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인 것으로 전해졌다.

Copyright ©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