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100년 전 일로 일본 무릎 꿇어라? 못 받아들여"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나는 100년 전에 일어난 일 때문에 (일본과의 협력 중) 절대 할 수 없는 일이 있다거나, 일본이 100년 전 역사 때문에 (용서를 위해) 무릎을 꿇어야 한다는 생각을 받아들일 수 없다"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24일 공개된 미국 <워싱턴포스트(wp)> 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유럽은 지난 100년간 수차례 전쟁을 경험하고도 전쟁 당사국끼리 미래를 위해 협력할 방법을 찾았다"라면서 일본과의 관계 개선에 대한 입장을 재차 밝혔다. 워싱턴포스트(wp)>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유창재 기자]
▲ 미국 국빈 방문 출국하는 윤석열 대통령 내외 미국을 국빈 방문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4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공군 1호기에 탑승, 환송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초청으로 이날부터 5박 7일 일정으로 미국을 국빈 방문한다. 국빈 방미는 2011년 이명박 당시 대통령 이후 12년 만이다. |
ⓒ 연합뉴스 |
윤석열 대통령은 "나는 100년 전의 일(역사)을 가지고 (일본과의 협력을) '무조건 안 된다', (용서를 위해) '무조건 무릎 꿇어라'고 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라며 "이는 결단이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24일 공개된 미국 <워싱턴포스트(WP)>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지금 유럽에서는 참혹한 전쟁을 겪고도 미래를 위해 전쟁 당사국들이 협력하고 있다"면서 일본과의 관계 개선에 대한 입장을 재차 밝혔다. 이어 "설득에 있어서는 저는 충분히 (최선을 다)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대통령실은 이날 오후 언론 공지를 통해 윤 대통령의 일본 관련 발언 배경에 대해 "이런 식의 접근이 미래 한일관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취지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한일관계 정상화는 꼭 해야 하며, 늦출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서 "유럽에서 참혹한 전쟁을 겪고도 미래를 위해 전쟁 당사국들이 협력하듯이, 한일관계 개선은 미래를 향해서 가야 할 길"이라며 "이는 김대중-오부치 선언이 나온 1998년, 김 대통령이 일본 의회 연설에서 '50년도 안 되는 불행한 역사 때문에 1500년에 걸친 교류와 협력의 역사 전체를 무의미하게 만든다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강조한 것과 동일한 맥락"이라고 부연했다.
또 WP는 "일본과의 협력을 미루기에는 한국의 안보 상황이 굉장히 시급하다"는 윤 대통령의 말을 전하면서, 그가 일부 비판적인 사람들은 자신의 결정을 결코 납득하지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보도했다.
WP는 20세기 초 한국에 대한 일본의 식민 지배와 관련한 역사 분쟁이 해결되지 않은 채 80년 가까이 한일 양국이 경색된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WP는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윤석열 정부의 '제3자 변제' 해법에 대해 "그(윤 대통령은)는 한국 국민의 60%가 그의 제안에 반대했음에도 불구하고, 강제징용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정치적 자본을 쏟아부었다"고 했으며, 한일정상회담에 대해 "한국 지도자로서는 12년 만에 처음으로 일본을 방문해 이를 과시했다. 그는 (일본과의) 관계를 회복하고 싶어 한다"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이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불법 침략을 받았기 때문에 다양한 지원을 해주는 것이 맞는데 무엇을 어떻게 지원할 것이냐는 우리나라와 교전국 간의 직·간접적인 여러 관계들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발언을 두곤 지난 19일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 가능성을 열어둔 데 비해 다소 신중한 입장 표명으로 선회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윤 대통령은 앞서 <로이터> 인터뷰에서 "민간인에 대한 대규모 공격이나 국제사회에서 묵과할 수 없는 대량 학살, 전쟁법을 중대하게 위반하는 사안이 발생할 때는 인도 지원이나 재정 지원에 머물러 이것만을 고집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관련 기사 : 입장 변화 윤 대통령 "우크라에 민간인 대규모 공격 발생시 군사지원 고려" https://omn.kr/23l9b).
12년 만의 국빈 방미의 의미에 대해서는 "저는 이번 방미가 한미동맹 70주년의 역사적 의미, 성과 등을 양국 국민이 제대로 인식할 수 있는 기회가 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했으며, 양국의 관계에 대해 "한미동맹은 역사적으로 모든 동맹 중 가장 성공한 동맹이고 무엇보다 가치 동맹"이라고 강조했다.
또 윤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한미 양 동맹이 직면한 다양한 현안에 대해 논의하길 기대한다고도 했다. 이에 WP는 한미 관계에 대해, 미국의 안보 보장에도 한국 내 커지는 핵 보유 요구에 더해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한국 제조업체 관련 반도체 법의 파장과 같은 다른 마찰 요인들이 남아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WP는 윤 대통령의 과거를 조명하며 그가 과거 검사 시절 국정원 선거 개입 수사를 하면서 외압에 맞서다 좌천되는 등 강골 검사의 모습으로 주목받아 대권까지 올랐다고 소개했다.
관련 질문에 윤 대통령은 "정당 간의 경쟁인 선거에 이런 (정부) 기관이 조금이라도 (선거에) 개입을 하고 (그로 인해) 국민의 신뢰를 손상시킨다면 바로잡아야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이런 생각 때문에 수사를 계속했던 것이다. 다시 그때로 돌아가 또 그 입장에 처하게 돼도 역시 동일한 생각으로 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부인 김건희 여사에 대해선 "나이 들어서 늦게, 50이 다 돼서 제 아내를 만나 결혼하게 된 것이 가장 기쁜 일이 아니었나 생각한다"고 소개했다.
한편, 이번 윤 대통령의 WP 단독 인터뷰는 미국 국빈 방문을 앞두고 이뤄졌으며, 약 90분가량 진행됐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나라 망할지도 모른다"... 성대 교수·연구자 248명 시국선언
- 집값 100% 전세보증이 낳은 비극... 이걸 알아야 한다
- "윤 대통령은 '순방 효과' 없었다" 보도 '대체로 사실'
- 무고한 시민을 반국가사범으로 몬 진실화해위원장
- 53살에 생애 최초로 노동조합에 가입했습니다
- "임대인 도망가도 지원 못 받아" 전세사기 대책에도 피해자들 '울분'
- 체면 차리고 싶지 않은 맛, 만 원이면 충분합니다
- 미 도착 전 또 터진 '대통령의 입', 야권의 성토 "망언 사과하라"
- "'작가 정규직' 아닌 '방송지원직' 만들어 그림자 취급"
- [단독] "살려주세요" "야 비켜, 탕탕"... 특전사 K가 꺼낸 광주의 기억